[호모 쿵푸스]고미숙의 호모 쿵푸스 서평

소개글

[호모 쿵푸스]고미숙의 호모 쿵푸스 서평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서론
2. 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가?
3. 처방
4. 전망
5. 결론

본문내용

거기서 경험하고 배운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매일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학교를 바꾸지도 않은 채 ‘앎의 코뮌’을 조직할 것을 강요한다면, 어느 학생이 이 의견에 찬동할 수 있을까? 그들은 이미 낡아빠진 학교 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는데 말이다. ‘앎의 코뮌’을 위해서라도, 그 전제조건으로서 학교부터 변화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말하는 방법론에 대해 물어보자. 정말 소리 내어 암송하면 타인들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가? 구술을 하면 사물에 대한 장악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가? 누구나 초등학교를 다닐 때 암송을 자주 겪어봤을 것이다. 교사가 선창하면 학생들은 따라서 암송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친구들과 지식의 공유를 체험했던가? 단지 입만 뻥긋해하며, 암송하지 못하는 아이를 무시하곤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구술을 하면 사물에 대한 장악력이 높아진다는 주장 역시 현실성이 부족해 보인다. 저자는 학생의 창의력과 독서의욕 고취를 위해 도입된 논술시험이 도리어 독서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구술 역시 논술과 더불어 ‘입시’의 하나가 아닌가? 논술이 역설적이게도 참된 독서를 방해하듯이, 구술 역시 사물에 대한 장악력은커녕 암기 훈련만 시키는 데서 그칠 것은 아닌가? 물론 저자는 이 두 가지 방법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 기대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암송과 구술을 어떤 식으로 해야 현실적인 효과를 거둬들일 수 있는가?
5. 결론
공자는 『論語』에서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해야 할 것이며,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論語』: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옛날에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하여 공부하였으나 오늘날 배우는 사람들을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하여 공부한다.)
여기서 위기지학이란 자신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자기의 출세, 영달 등이 목표가 되는 게 아니라, 오직 자신의 참된 인생을 위해 하는 진정한 공부를 의미한다. 이에 반해 위인지학은, 남을 이기기 위해, 남보다 출세하기 위해, 남보다 부유해지기 위해 하는 공부이다. 여기서의 공부는 수단으로서의 공부이며, 가짜 공부인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위기지학을 하고 있는가? 위인지학을 하고 있는가? 아마 후자쪽에 가까운 듯하다. 그것은 프로이드의 분석처럼, 우리는 위대해지고자 하는 욕구보다 성욕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고금을 통틀어 유사한 꼴을 보여준다. 저자 고미숙은 옛적에서 참된 교육의 향수를 느끼는 듯하나, 수 백 수 천 년 전에도 인간은 출세를 위해 과거시험을 준비하지 않았던가?
인간의 본성상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의 여건을 마련코자 하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 그리고 교육이 그 수단이 될 수 있는 한, 왜곡된 교육도 멈추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 이렇다고 해서 ‘당위’마저 이 사실을 좇아야 할 것은 아니다. 이런 소극성으로는 그 어떤 긍정적 변화도 불가능하기에 그렇다.
저자는 어느 교실에 걸려있는 희한한 급훈처럼 천박하기 그지없는 이 땅의 교육에 변화를 몰고 오고자 한다. ‘이드’에 머물러 있는 데서 편안함을 느끼는 인간들에게 다시금 ‘슈퍼에고’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이 사람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교육의 부재에 대해 함께 공부하기도 하고, 한탄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저자가 주는 희망에 또 다시 경도된다. 비록 몇 가지 사항에 있어서 비판 받을 점은 있었으나, 저자는 죽은 교육에 희망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위기지학’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앎의 코뮌’이 이 땅에 확산되어, 교육의 염증을 스스로 도려낼 자생력을 갖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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