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시인론
본 자료는 3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해당 자료는 3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3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개글

김기택 시인론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저울과 몸과 소리와 詩

1. 시인 김기택은 누구인가? :: 내 속의 누군가가 무슨 시를 써줄는지는 나도 모른다
2. 태아의 잠 :: 모순 된 욕망들의 위태로운 균형과 동물적 인간
3. 바늘구멍 속의 폭풍 :: 섬세한 묘사를 통한 생명의 본질에 대한 사실 탐구
4. 소 :: 도시적 삶에 대한 은유적 반성
5. 다시 시인 김기택
6. 내가 보는 김기택 :: 묘사와 모순 사이

본문내용


이미 붉은 녹이 되어 있다.
쓰레기와 뒤섞여
담을 오를 듯 홍게들처럼 우글거린다.
산성비 때문에 썩지 않는다고 한다.
-「양철 낙엽」전문
도시 속에 놓여진 자연의 형상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었다. 도시의 전봇대와 담벼락에 몰려있던 낙엽이 아스팔트(도시)로 쏟아진다. 도시로 몰린 낙엽은 구두에 밟히고, 타이어들이 밀어낸 바람에 날리기도 한다. 도시에 밟히고 도시가 밀어낸 낙엽에서는 마찰할 때마다 텅 빈 금속성의 소리가 새어나온다. 오프너로 딴 날카로운 잎새의 가장자리가 본래의 색이 아닌 붉은 녹의 색이 되어있다. 도시에 치인 낙엽은 산성비 때문에 썩지 않게 되면서 이제 자연의 섭리마저 잃어버렸다. 도시에 치인 것은 비단 낙엽만이 아니다. 또한 상처받았다고 해서 다 치인 것은 아니다. 그 안에 융화되어버린 것도 치인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내가 입고 있는 멋진 옷에 놀랐다. 마디마디와 무릎과 엉덩이에 구김이 없다는 것은 그가 평소에 얼마나 점잖고 품위 있게 행동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머리는 세련되게 빗겨져 있었으며 얼굴은 맑고 깨끗했으며 표정엔 여유가 있었다. 부드럽고 조용한 목소리에는 누구라도 호감이 갈 만한 친밀성이 배어 있었다. 그런 신사가 미친 사람이었다니! (……) 그 사내도 나를 보고 미친 사람이 너무 멀쩡해 보이는구나 생각하며 방금 지하철에서 내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 「멋진 옷을 보고 놀라다」중에서
화자는 처음에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말을 붙여준 중년의 사내를 보며, 멋진 차림새와 외모에 놀랐다. 그러나 그 사람은 미친 사람이었고, 그걸 믿기가 힘들었다. 결국에는 그 사내도 나를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외양이 상당히 중시된다. 속은 모른다. 우선은 염두에 두지 않으며, 일단은 알 바 없다. 보여 지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화자는 말쑥한 사내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러나 사실 미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는데, 사내가 미친 사람인지 아닌지는 정확하지 않다. 아주 당연한 것도 때로는 당연하지 않을 때가 있는 법이듯이.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모습이 도시 속에서 황폐해진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우리의 삶은 자연 속으로 돌아가기에는 지나치게 변화되었다. 우리의 삶은 도시가 자연을 왜곡시키며 공존하게 된 위태위태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연약하고 무력한 자연임에도 불구하고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김기택에게 놀라움과 감탄의 대상이 되게 하였다.
여리고 연하지만 불길처럼 이글이글 휘어지는 초록
땅에 박힌 심지에서 끝없이 솟구치는 초록
나무들이 온몸의 진액을 다 쏟아내는 초록
지금 저 초록 아래에서는
얼마나 많은 잔뿌리들이 발끝에 힘주고 있을까
(……)
흙이란 흙은 도로와 건물로 모조리 딱딱하게 덮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초록이 갑자기 일어날 줄은 몰랐다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잘리고 갇힌 것들이
자투리땅에서 이렇게 크게 세상을 덮을 줄은 몰랐다
-「초록이 세상을 덮는다」중에서
흙이 도로와 건물로 모조리 딱딱하게 덮인 줄 알았다. 도시는 많은 초록을 아무렇게나 버리고 자르고 갇히게 만들었다. 그래서 땅은 자투리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랬는데 이렇게 많은 초록이 갑자기 일어난 것이다. 화자는 여리고 연한 초록의 불길처럼 이글거리며 휘어지고, 끝없이 솟구치며 진액을 다 쏟아내는 초록 앞에서 놀라워하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도시의 갈라진 콘크리트와 단단하고 건조한 것들 틈에서도 초록은 저돌적이고 조용하게 촉촉한 불길을 일으키며 옮겨 붙는다. 그리고 마침내는 세상을 덮으면서 자연은 도시를 연하면서도 힘차게 끌어안는 것이다. 우리는 초록에서 한 줄기 희망을 볼 수 있다.
5. 다시 시인 김기택
김기택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은 바로 김기택 자신의 글이다. 다음의「소」 표지에 실린 글은 그의 몸시학과 더불어 시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척도이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늘 하던 대로 씻고 먹고 잠시 쉬는데, 내 몸이 가늘게 떨고 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내 몸은 나 몰래 떨고 있다. 늦도록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눈치 채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내 몸은 오랫동안 이 짓을 해왔던 것 같다.
삶을 견뎌내기 위해 몸은 병과 상처가 필요하다. 몸은 그 자체로 또는 심리적으로 일상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어떤 폭력은 자신의 내부에서 자가 생산되기도 한다. 이 폭력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몸은 뜨거워지고 떨린다. 먹이를 소화시키는 오래된 본능 때문에 몸은 제 안에 들어온 것은 무엇이든 제 몸으로 바꾸려 한다. 폭력이 몸이 되려고 뜨거워지고 떨리는 과정이 병이다. 몸 안에서 폭력과 병은 하나가 된다. 폭력과 병은, 폭력도 아니고 병도 아닌, 그냥 몸이 된다.
병은 없어지면서 몸에 자국을 남긴다. 상처는 폭력이 몸에 들어와 그 몸과 하나가 된 자국이다. 상처는 보이는 것이건 보이지 않는 것이건, 폭력의 기억을 남긴다. 몸에 새겨진 기억은 너무 깊어서 몸과 분리되지 않는다. 몸은 누대로 전해오는 무수한 병과 상처의 산물이다.
내 몸은 매일, 매 순간, 앓는다. 병과 상처는 내 눈이고 코고 입이고 손발이다.
6. 내가 보는 김기택 :: 묘사와 모순 사이
처음 도서관에서 시집을 고를 때에 「태아의 잠」이라는 제목에 눈에 띄었다. 김기택이라는 시인을 선정한 것은 제목이 눈에 띄어서였다. 작년에 시론 레포트를 준비할 때에도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이라는 제목 때문에 골랐는데, 후회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에도 후회하지 않았다. 다른 시집들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시집인 「태아의 잠」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상반된 개념끼리 모여서 절묘한 균형을 이룰 때에 나타나는 감화! 빛을 알려면 어둠을 알아야 한다는 진리. 그 뒤의 시집에서도 이와 같은 관념은 여기저기 드러나 있지만 ‘처음’이라는 신선함과 관념이 드러나는 글들이 좋았다. 특히 묘사가 정말 탁월하다.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한 장면같이, 시 속의 글들이 스크린 위에 번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왜인지 「소」에서는 「태아의 잠」에서 느꼈던 감화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수업시간에 배운 이승하 시인 이후로 참 괜찮은 시인을 알게 되어 기쁠 뿐이다.
  • 가격2,500
  • 페이지수11페이지
  • 등록일2010.11.27
  • 저작시기2006.4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640835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