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이전 시대의 문화콘텐츠에 대해 논하시오

본문내용

버리고 있는 실정
이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조선시대 민화와 같은 전통적인 우리의 문화를
캐릭터화하는 작업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캐릭터를 그려 내는
전문가들이 이미 서양 혹은 일본식 그림에 너무나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서양적 혹은 일본적 심미관에 길들여진 그들이 만들어 내는 한국적 이미지는
어느새 서양의 혹은 일본의 이미지가 되어 버리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콘텐
츠 없이 전국에 즐비한 아파트와 화려한 공연장이 결코 문화콘텐츠를 풍성하
게 하지는 못한다.
외부 문화에 배타적이어서는 안 되겠지만 익숙한 전통문화마저 지키지 못
하면서 외부의 것을 수입한다고 제대로 소화나 해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세계 유일의 문자를 기념하던 날인 한글날조차도 경제논리에 밀려 휴일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화나 여가생활은 산업생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의 결과물이다. 오히려 이렇게 자랑스러
운 문화적 내용을 자랑하고 발전시켜야만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석굴암, 불국사, 해인사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역사유적
지구, 고인돌유적과 같은 유물도,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
정원일기와 같은 기록유산도, 종묘제례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와
같은 무형유산도 우리의 생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네스코는 세종대왕상을 받아들였지만 우리는 영어를 섞어 쓰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외국의 기념일을 기념하기 바쁘다.
일제강점기가 전통과의 단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우리 스스로의 무관심이다.
우리의 어설픈 선진화와 세계화 속에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군사적 종속은 기회만 생기면 쉽게 벗어나 독립할 수 있지만 문화적 종속은 홀로 선다는 정신 자체를 앗아가기에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존재이다.
해방 이후 우리는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부쩍 성장했지만 문화는 오히려 더욱 종속화되고 있다. 독립 국가는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을 잃어버린 독립 국가는 없다.
일그러진 우리 근대 역사 앞에서 우리는 수많은 왜곡을 우리의 것이라고
이해한다. 조선시대 여성에 대하여 우리는 출가외인, 수절과부 등이 조선시대
의 당연한 현상이라고 가르쳤고 믿어 됐다. 이처럼 굳어진 선입관으로 과거를
재단했다. 하지만 최근 정지영의 논문에 의하면 실질적으로 수절과부는 20%
를 넘지 않았고, 과부가 되면 친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보편적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전통문화에
관심이 없다. 과연 우리는 홀로 우뚝 선 독립 국가일까?
단순히 유물을 잘 보존하고 전례행사를 유지하는 것이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이라는 사고 또한 없어져야 한다. 생활 속에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각과 반성 없이 문화콘텐츠가 번성하기를 바라
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파트를 헐어버릴 수 없다면 새로운 환경에 맞는
다양한 문화 양태를 계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려고 전 사회가 같이 노력해 나가
야 한다. 또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생활을 만들려고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이기상, ‘콘텐츠와 문화철학: 문화의 발전단계와 콘텐츠’. 북코리아. 2009
- 김평수 외. ‘문화콘텐츠 산업론’. 커뮤니케이션북스. 2007
- 김창남, ‘대중문화의 이해’. 한울아카데미. 2003
- 신지은 외. ‘미래혁명’. 일송북. 2007
- 존 스토리 지음, 박만준 옮김. ‘대중문화와 문화연구’. 경문사. 2006
- 마테이 칼리니스쿠 지음, 이영욱 옮김. ‘모더니티의 다섯 얼굴’

키워드

영향,   요인,   정의,   개념,   문제점,   배경,   방안,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