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은 우리의 자화상 - 디스트릭 9 (District 9)에 대해서

목차

Ⅰ. 서론
　- 새로운 SF장르영화의 탄생

Ⅱ. 영화의 분석
　1. 그 배경의 중심, ‘남아프리카 공화국’
　2. 참신한 방식과 원동력
　3. 그러나, 역시 익숙한 장르영화

Ⅲ. 결론
　- SF장르영화의 선입견을 깨준 첫 작품

본문내용

살의 역사였고, <디스트릭트9>의 참신함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괴물성을 인간이 아닌 존재를 통해 발현시킨다는 점에 있다.
3. 그러나, 역시 익숙한 장르영화
<디스트릭트9>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에도 그 구성 요소는 지극히 관습적이고 익숙한 것을 차용했다. 외계인의 외형은 익숙한 벌레모티브에서 가져왔고 주인공 비커스의 신체변형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플라이>를 연상시키며 절정의 액션 시퀀스에서 보여주는 로봇은 <트랜스포머>를 닮았다. 그중에서 가장 익숙하고 전형적인 것은 바로 영화의 갈등해결 방식이다. 절정의 액션 시퀀스에서 로봇을 입고 도망가던 비커스가 다시 돌아와 외계인 크리스토퍼를 구해주는 전형적 해결, 그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 행동을 통해 우리는 이 영화의 목적지가 어딘지 어렴풋이 감지한다. 그리고 다시 인간이 되어 사랑하는 아내의 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비커스의 사랑과 아들을 생각하는 외계인 크리스토퍼의 행동은 어딘가 모르게 겹치고 비커스의 몸이 점점 외계인이 될수록 반대로 그는 점점 인간성을 회복해 나간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열쇠는 결국 할리우드영화의 공식이 되어버린 가족코드, 그리고 결국 ‘인간다움’이다. 송경원, 기고문, 씨네21
<디스트릭트9>은 이렇게 새로움 속에 기존의 익숙함을 넣음으로써 우리에게 ‘낯섦’이 아니라 ‘참신함’으로 다가오게끔 한 장르영화라고 할 수 있다.
Ⅲ. 결론
사실 대개가 그렇듯 SF영화류를 즐겨보는 여자는 그리 흔치 않다. 나조차도 친구의 성화가 없었다면 이 영화를 선택범주에 넣지도 않았겠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SF영화하면 으레 할리우드식 이분법적 구조로 정의를 구현하는, 특히 미국을 대표하는 슈퍼히어로와 징그러운 형상을 한 적이 난잡하게 싸움을 하다가 결국 슈퍼영웅이 이겨서 세계평화를 지켜내는 뻔한 스토리구조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SF 영화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총소리와 자동차 추격신에서 나는 타이어 과열음 소리, 쇳소리, 욕, 피 튀기는 모습과 화려한 CG효과 등이 난잡하게 어우러져서 정신만 혼미하게 만드는 것 역시, SF가 알맹이는 없고 겉모습만 화려하게 치장하여 과도한 제작비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장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해주었다. 하지만 <디스트릭트9>은 이러한 낡은 고정관념의 틀을 깨게 해주었다. 3천억이라는 SF영화치고는 꽤 적은 제작비용으로 효과적인 영상을 만들어낸 것과 그 스토리가 단순히 허구가 아닌 ‘남아공’의 현실과 전 세계에 만연한 신자유주의의 허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내러티브구조와 리얼리즘에 기반 했다는 것이 영화 곳곳에 깊게 묻어나 있었으며, 하지만 SF장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그 성격에 맞는 기존 할리우드 방식들을 차용함으로써 장르관객들에게 낯섦이 아닌 신선함으로 다가오게끔 했다는 것은 ‘SF영화가 거기서 거기다’ 라는 선입견을 깬 새로운 변화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어떠한 장르의 변화를 선도하면서 사회적으로 심오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선구자적인 감독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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