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 작품 읽기.. <환상수첩>,<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역사>,<무진기행>,<서울 1964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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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김승옥의 생애
2. 김승옥의 작품세계
3. 작품 읽기.
(1) <환상수첩>
(2)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3) <역사>
(4) <무진기행>
(5) <서울 1964년 겨울>

본문내용

음을 알게 된 두 젊은이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난 그 사람이 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안이 말했다.
"난 짐작도 못했습니다."라고 나는 사실대로 얘기했다.
"난 짐작하고 있었습니다."그는 코트의 깃을 세우며 말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렇지요. 할 수 없지요. 난 짐작도 못했는데 ……."내가 말했다.
"짐작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가 내게 물었다.
"시팔 것, 어떻게 합니까 ? 그 양반 우리더러 어떡하라는 건지 ……."
"그러게 말입니다. 혼자 놓아두면 죽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게 내가 생각해 본 최선의,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나'는 사내의 죽음을 짐작치 못했는데, 안은 사내의 죽음을 예상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사내를 혼자 있도록 방치했다. "혼자 놓아두면 죽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는 그의 말은 변명으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그는 아저씨의 자살을 방조한 것이 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어떻게 합니까?"하는 그의 반문은 매우 무책임하게 들린다.
비록 사내의 죽음을 짐작치 못했다 하더라도 '나'의 경우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따로 자자는 안의 의견에 쉽게 동조해 버릴 것이 아니라 좀더 강력히 자기주장을 내세웠어야 한다. 결국 사내가 죽도록 내버려 둔 점에서 두 사람의 책임은 오십 보 백 보이다. 두 사람은 모두 아저씨에게 관심을 쏟았더라면 그를 죽음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을 텐데,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를 죽게 만들고 만 것이다. 남이야 슬프건 말건 내가 알 바 아니라는 극도의 무관심이 사내의 죽음을 부채질한 셈이다. 결국 이러한 냉담함은 이들 사이에 인간적 유대감이 결여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냉담한 태도는 사내의 죽음에 대한 반응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은 아저씨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거나 동정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다. 게다가 시신(屍身)을 수습하기는커녕 경찰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연락하는 일마저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그들은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린 빨리 도망해 버리는게 시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면서 여관을 빠져 나와 버린다. 그들이 오로지 염려하는 것이 있다면, 사내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 공연히 자기들이 귀찮은 일을 당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뿐이다. 극도의 이기주의가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삶에 대해 아무런 의미 있는 지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공허한 자아의 울타리를 넘는 인간적 연대에 관해서도 오로지 귀찮아할 뿐인 회색빛 존재들이라 할 수 있다. 여관에서 도망쳐 나온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에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김형, 우리는 분명히 스물다섯 살짜리죠?"
"난 분명히 그렇습니다."
"나도 그건 분명합니다."그는 고개를 한 번 기웃했다.
"두려워집니다."
"뭐가요?"내가 물었다.
"그 뭔가가, 그러니까 ……."그가 한숨 같은 음성으로 말했다. "우리가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 ?"
그들이 나눈 이 마지막 대화에서는 한 가닥의 자기 성찰이 엿보인다. 사내의 죽음을 버려 둔 채, 나 몰라라 하고 도망치는 행동이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떳떳할 수가 없었는지 모른다. 아무래도 어딘가 좀 걸리는 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들은 잠시 머뭇거리면서, 자신의 나이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이때 그들이 나이를 확인하는 것은 잃어버린 자기 동일성을 확인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신오현에 따르면, 동일성(identity)이란 어떤 존재가 지니고 있는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고유의 지속적인 성격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 동일성이 이화되는 과정이나 현상, 또는 자기의 존재와 자기 인식의 괴리가 장기화 상습화되어 통합이 불가능하게 되는 현상을 바로 소외라고 한다. <서울, 1964년 겨울>의 두 인물이 헤어지기에 앞서 자신의 나이를 확인하는 것은 바로 그 만큼 그들이 자기동일성이 상실되어 있는 상태, 즉 자신들이 소외된 인간임을 반증해 주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안이 자기의 나이를 확인하면서, "우리가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하고 묻는 것은 스물다섯 살 젊은 나이에 자신이 너무 세속화되어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의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안은 자기 존재와 자기 인식이 괴리되어 있는, 자기 동일성을 상실한 인물인 것이다. 메마른 도시의 공기 속에서 인간다움과 순수함을 잃어버린 그는 젊은 나이에 너무 일찍 이기주의적 삶의 방식에 물들어 버린 자신의 현재 상태를 불현 듯 깨닫고, 그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아를 잃어버리고 속물화되어 가는 60년대 도시인의 불안한 내면 심리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병호, 앞의 논문, pp.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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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울 1964년 겨울>의 가치와 한계는 무엇인가.
<서울, 1964년 겨울>은 경제 개발 계획으로 우리나라 산업화가 시작되던 1960 년대 중반의 서울을 배경으로 도시인의 소외 상황을 예리하게 부각시킨 작품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세 인물은 모두 고독한 사람들이며, 제각기 소외 질환을 앓고 있다. 그리고 그 소외의 밑바닥에는 도시인의 이기주의와 그로 인한 유대감의 상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소설에 나타난 소외의 유형을 정리해 보면, 이 등장인물들의 소외는 자아와 세계와의 대립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며, 인간 대 인간의 긴밀한 연관성이 결여된 가운데 빚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인물들은 어딘가 마음을 붙일 데가 없어 공허감을 달래 볼 요량으로 막연히 밤거리를 헤매고 다니고 있으며, 이러한 밤거리 배회야말로 소외 시대의 정신적인 방황을 극명하게 상징하는 것이다.
지은이 김승옥은 이 소설에서 밤거리를 방황하는 도시인의 모습을 통해 1960년대에 이미 보편화되어 버린 현대인의 비극적 소외 상황을 선구적으로 잘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소설에 나타나는 소외 양상은 비단 당대로서만 그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여기에 등장하는 세 인물이야말로 바 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우울한 초상(肖像)이라고 할 만하다 장병호, 앞의 논문, pp.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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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27페이지
  • 등록일2012.06.20
  • 저작시기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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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75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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