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거청산

소개글

한국의 과거청산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머리말
2. 과거청산의 의미
3. 일제 식민유산의 청산
4.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5. 반독재운동과 민주화
6. 맺음말

본문내용

문에 그 바탕 위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파동과 굴곡이 적은 사회를 이끌어 올 수 있었다.
안으로 밀도 높은 공동체적인 질서를 확립해 왔으며 수준 높은 문화를 가꾸어 왔다. 이런 요인들로 우리는 근세 이전의 사회에서 학살이나 살육과 같은 무자비한 역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암살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명분 없는 살상은 물론 무고한 인명을 대량 학살하거나 무차별적인 보복을 자행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이런 전통은 근세에 들어 크게 변하였다. 외세의 간섭과 침략이 자행되고 또 이념적인 갈등이 야기되면서 이제 생판 이질적인 사회풍토가 형성되었다. 그래서 정적을 암살하는 일을 예사롭게 생각하였으며 정치 테러가 빈번해졌다. 타협이나 양보의 문화는 사라지고 무자비한 폭력을 이용한 해결이 손쉬운 일이고, 우선 선택되는 방법이 되어왔다.
이에 따라 무고한 양민을 대량으로 학살하고 급기야는 전쟁을 초래하여 민족을 말살시키려는 상태에까지 도달하였다. 민중의 정당한 요구를 거역하고 역사의 순리를 왜곡하기 위해 무자비한 음모와 공작이 행해졌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대사는 그러한 희생에 값하는 소기의 역사적 성과를 아직까지는 충실히 구현해오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사회에서 과거청산운동이 오랜 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전개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몇 가지 사항을 생각할 수 있다.
1. 한국은 20세기에 매우 이질적인 서양문명의 수용을 강요받았다. 강요된 서양문명은 한국적인 전통과 자연스럽게 접목되지 못하고 갈등과 대립을 야기했다. 이로부터 한국사회는 매우 역동적인 상태가 되었다. 그와 더불어 한국은 20세기 내내 파괴적인 사회파동을 연이어 겪었다. 그만큼 제기된 과제 또한 복잡하고 많았다.
2. 한국은 역사전통과 사회적 경험이 동질적이고, 사회구성이 혈통적 종교적 계급적인 면에서 대립적이지 않은 공동체적 환경을 지속해왔다. 그에 따라 사회정의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비교적 쉽고 폭넓게 확보할 수 있었다.
3. 한국인들의 민주화운동을 억누르는 외적 조건으로 냉전상태와 미국의 간섭이 작용하고 있었다. 이 조건은 국내의 민주화운동 역량만으로는 쉽게 극복하기 힘들었다. 그에 따라 운동이 장기화되었고 그만큼 수많은 희생을 계속해서 초래하게 되었다.
4. 과거의 잘못이나 불명예는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고 한국사회의 공동체적 전통 속에서 사회적 혈연적 유대에 의해 계속해서 영향을 끼쳐왔다. 그로 인해 사회적 불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단절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타협과 화해를 위한 별도의 조치가 필요했다.
과거청산운동은 전환기의 사회정의에 대한 문제이다. 기득권에 집착하거나 낡은 체제를 고집하다가는 뒤쳐진 사회발전으로 세계사회에서 낙오될 수 있다. 민주화 이행기의 사회가 겪게 되는 역사적 도전을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는가에 미래를 향한 화해의 수준이 좌우될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청산이라는 수단은 한 사회의 공동체적 기반을 파괴하지 않는 가운데 사회전환을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건설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진실과 화해만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순리적으로 이어주는 대안이 될 것이다.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적 평가와 그에 따른 책임문제는 앞으로 한반도 통일의 과정에서 또다시 제기될 수 있다. 통일의 과정에서는 분단시기 역사에 대한 청산과 계승 작업이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그동안의 과거청산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성과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들은 통일과정의 사회전환을 효과적이고 평화적으로 성취해 낼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