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에게 보낸편지-어느 사랑의 역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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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D에게 보낸편지-어느 사랑의 역사를 읽고!!!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2007년 9월 24일 전 세계 언론은 한 철학자와 그 아내의 죽음을 긴급히 타전했다.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 앙드레 고르(84세)가 불치병으로 고통 받아온 아내 도린(83세)과 함께 파리 교외의 자택에서 나란히 누운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동반자살이었다. 폭발적인 추모 열기의 한가운데, 그가 자살하기 1년 전에 아내를 위해 쓴 한 권의 책에 세계 출판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우리가 함께한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나는 많이 울었습니다. 나는 죽기 전에 이 일을 해야만 했어요. 우리 두 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우리의 관계였기 때문입니다.

(…) 나는 책과 자료집을 내려놓았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해온 것들이 말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죽는다면, 사람들이 도린에 대해 무엇을 알겠습니까? 나는 『배반자』를 제외하고는 아내에 대해 쓴 적이 없습니다. 그 책에서 아내는 잘못 그려졌어요. 나는 존재했던 이에 대해 무엇인가 바로잡을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러려면 아내에게 말을 거는 형식으로밖에 쓸 수 없었어요. 나는 이 책을 상상 속의 대중을 위해 쓴 것이 아닙니다. 나는 아내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사르트르가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성'이라 평가한 정치철학자 앙드레 고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를 공동 창간한 언론인이기도 하다. 전후 유럽 지성계의 한복판을 통과해온 그는 아내가 척추수술 후유증으로 불치병에 걸리자 1983년 이래 모든 지적 활동을 접고 아내를 간병해왔다.

'땡전 한 푼 없는'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고르와 극단 배우였던 미모의 영국 처녀 도린과의 인연의 바탕에는 두 사람 모두 고달팠던 어린 시절을 보냈고 고국을 떠난 이방인이라는 점이 공통분모로 작용하고 있었다.

<D에게 보낸 편지-어느 사랑의 역사>는 앙드레 고르가 죽음을 기다리는 아내에게 바친 아름다운 연서(戀書)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 1년 전, 고르는 아내와의 첫 만남부터 최근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한 통의 긴 편지를 썼고 이를 본 지인들의 권유로 그 글을 출판하게 된다.

여든세 살의 철학자가 여든두 살의 아내에게 바친 편지에는, 늘 자신의 존재를 거부하며 '인생을 직접 산 게 아니라, 멀리서 관찰만 해온' 고르 자신을 자기 긍정의 세계로 이끌어준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 1954년 <배반자>를 펴내며 프랑스 지성계에 데뷔한 이래 아내와 나눈 지적 협력의 이야기가, 사르트르, 망데스 프랑스 등 도린을 아낀 유명인사들과의 추억이 담겨 있다.


당신은 곧 여든두 살이 됩니다.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내 몸을 꼭 안아줄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 p.6

"당신 역시 부모가 헤어졌고, 어린 나이에 부모 곁은 차례로 떠났으며 전쟁이 끝나기 전 몇 년간은 태비라는 고양이를 데리고 배급받은 식량을 나눠 먹으며 혼자 산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다른 세상을 탐험하려고 조국을 탈출했지요. 무일푼의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인 나의 어떤 구석이 당신의 관심을 끌 수 있었을까요?" --- p.11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나는 '다른 곳에', 내게 낯선 곳에 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내 부족함을 메워주는 타자성(他者性)의 차원으로 나를 이끌어주었습니다. 정체성이라는 것을 늘 거부하면서도 결국 내 것이 아닌 정체성들만 하나하나 덧붙이며 살아온 나를 말입니다." --- p.14

"당신은 내게 삶의 풍부함을 알게 해주었고, 나는 당신을 통해 삶을 사랑했습니다."
--- p.72

"의학적 기술과학이 당신의 몸과 당신 사이의 관계를 마음대로 휘두르게 하는 대신, 자기 생명에 대해 스스로 권한을 갖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병 때문에 우리는 생태주의와 기술비판이라는 영역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 p.81

"당신은 나의 진정한 첫사랑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내가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할 수 없다면, 나는 결코 세상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을 겁니다." --- p.30

"우리는(...)라 졸라에 있는 마르쿠제의 집에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당신 몰래 등 뒤에서 당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신은 라 졸라의 드넓은 해변에서 바닷물에 두 발을 담근 채 걷고 있습니다. 당신은 쉰두 살입니다. 당신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 사진은 내가 참 좋아하는 당신 사진 중 하나예요." --- p.82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나는 내 앞에 있는 당신에게 온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그걸 당신이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내게 당신의 삶 전부와 당신의 전부를 주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 동안 나도 당신에게 내 전부를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p.89

본문내용

나는 언제 이런 사랑 한번 해보나."
예순의 김훈 선생에게 이런 탄식(?)을 하게 만들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사랑이려나. 하지만 내가 읽은 이 책은, 앙드레 고르의 뒤늦은 (여자인) 아내에 대한 고백이기 이전에,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고뇌, 글쓰기 작업 그 자체(혹은 그 고충)에 대한 것이 먼저였다.
그 다음이, (한 여자로서의 아내가 아니라) '글쓰는 사람의 동반자'인 아내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
난 그때 존재론적 위계질서에 따라 타인과의 개인적 관계를 구분하는 논문의 제2권을 쓰고 있었습니다. 내게는 사랑의 문제가 특히 어려웠습니다. 우리는 왜 사랑을 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의 사랑을 받거 싶어하는지, 왜 다른 사람은 안 되는지 그것을 철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저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가 하고 있던 사랑의 체험 속에서 찾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랑의 기반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당신은 말하곤 했지요.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람과 살고 있다고. 또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홀로 되어 밤이고 낮이고 어느 때건 메모를 해야 한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다. 비록 펜을 내려놓은 다음에라도 글쓰는 작업은 계속되며 밥 먹다가도 이야기하다가도 생각이 떠오르면 갑작스레 그 작업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도 말입니다. (......) 홍수같이 넘쳐흐르다 단단한 결정結晶이 되어 제자리를 찾아가는 단어들, 끊임없이 단련되는 문장의 조각들, 암호나 상징으로 기억 속에 고정시키지 못하면 언제 사라질지 모를 어렴풋한 생각들. 작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가 글 쓴다는 사실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당신은 말했지요. "그러니 어서 써요!"
글 쓰는 사람의 첫째 목적은 그가 쓰는 글의 내용이 아닙니다. 그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쓴다는 행위입니다. 쓴다는 것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자기 자신에게서 사라져서 결국은 세상과 자기 자신을 문학적 구상의 소재로 만드는 것입니다. 다루는 '주제'는 그 다음에야 제기되는 것입니다. (.....)
실존을 거부하면서 실존에 대해 쓰다보니, 문학은 나를 실존에 이르게 해주었습니다. (......) 책은 처음에는 예견치 못한 여러 가능성과, 타인들과의 관계에 나를 대면케 하면서 점점 효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 글쓰는 활동은 물질적 현실의 무게와 타인 앞에 나서는 일을 감당할 수 있게 해줍니다.
깊은 울림을 주는 책
책읽는 사람 | 2007-12-12
젊어서는 노동운동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으며 나이가 들어서는 생태주의자의 일원이었던 이 철학자, 앙드레 고르도 젊은 시절에는 방황하는 우리네 젊은이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던 것 같다. 자신의 정체성 문제만으로도 버거워 하는 젊은이들이었으니. 아름다운 두 젊은이가 만나 결혼에 이르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원동력으로 삼아 사회 운동을 하여,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이를 발전시켜 타인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철학자의 인생 성장기라고도 하겠다.
이들은 긴 투병과 간호 생활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
자살이나 안락사에 대해 아직은 공개적인 의견 개진을 꺼려하거나 종교적으로 단죄하는 우리 나라의 분위기에 비추어, 출판사의 마케팅인 것일까, 오히려 유럽의 분위기는 이 철학자 부부의 죽음에 아름답다고 찬사를 바친달까..그런 분위기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분위기가 약간은 의아했으나. 책을 읽고 나니 자살에 대한 나의 의견은 차치하고, 평생을 진실하게 살려고 노력한 이 부부가 죽음마저도 스스로 당당하게 선택했다는 점에서…그 점에 대해서만은 경의를 표한다. 행복한 생을 살았고 지금도 어디에선가 행복하리라 믿어지는 이들 부부에게.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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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8페이지
  • 등록일2012.03.13
  • 저작시기2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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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79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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