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이화여대 정시논술문제와 해설>!!!

소개글

<2007 이화여대 정시논술문제와 해설>!!!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아래 제시문들은 보편문명에 대한 여러 입장을 담고 있다. 제시문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편문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오늘날 우리의 상황에 비추어 논술하시오.
(가) 보편문명(universal civilization)은 18세기 이후 전개되고 있는 광범위한 근대화 과정의 결과이다. 근대화는 곧 산업화이며 도시화이다. 나아가 이것은 문자 해독률, 교육, 부, 사회적 유동성의 수준이 높아지고 직업 구조 또한 복잡 다양해지는 사회 변화를 말한다. 근대화는 18세기에 들어와 과학 기술 지식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시작되었다. 덕분에 인간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로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고 창조할 수 있게 되었다.… 근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태도, 가치관, 지식, 문화는 전통 사회의 그것과는 현저하게 다르다. 가장 먼저 근대화에 도달한 문명으로서 서구는 근대화의 문화를 남보다 한 발 앞서 터득하였다. 다른 사회도 이와 유사한 교육, 노동, 부, 계급 구조의 패턴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면 근대 서구 문화는 보편문명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나) 와이오밍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계곡은 앵글로색슨족이 차지하고 보유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다. 아득한 세월부터 눈 덮인 산봉우리 밑에 숨어 있는 부(富)는 문명의 전위(前衛)가 될 운명을 타고난 용감한 정신을 지닌 사람들에게 내린 신의 선물인 것이다. 쉼 없이 전진하는 앵글로색슨족의 거대한 이주의 물결 앞에서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보호구역으로 물러서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짓밟히게 될 것이다. 원주민의 운명은 명확한 글자로 씌어져 있다. 로마의 멸망을 명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아메리카 인디언에게 멸족의 선고를 내리셨다.

(다) 일단 영국이 우리 땅을 탐내지 않는다고 인정합시다. 하지만 영국인들이 그다지 원하지도 않았던 수단의 땅을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면 좋겠소? 영국인들은 아무리 헐벗은 땅이라도 사나운 기세로 달려들어서 식민지를 세우고 있소. 그리고 언젠가는 아라비아도 무척 탐나는 땅으로 여길지도 모르오. 당신들의 선(善)과 우리 아라비아 사람들의 선은 다르다오. 억지로 강요된 것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백성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주는 법이오. 강철이 자신을 담금질하는 불길에 대해 고맙게 생각할 것 같소? (라) 한 국가는 설사 그들이 내전 상태에 있고 자유로운 제도들을 수립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본질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 만약 이웃나라의 어떤 강제적인 힘에 의해 그런 제도들이 수립된다면 그 나라는 자기 결정권을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이 자신의 덕성을 계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공동체의 구성원들도 자신의 자유를 추구한다. 개인이 외부의 힘에 의해 스스로의 덕성을 기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공동체의 구성원들도 외부의 힘에 의해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 예를 들어 스웨덴인들이 보기에 알제리인들이 인권을 침해하는 정부 아래서 살고 있으며 알제리인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전통과 종교적·정치적·문화적 배경으로 인해서 이런 정부를 인정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나아가 스웨덴인들이 특수한 약물을 알제리인들에게 마시게 하면 모든 알제리인들의 사고구조는 자신들의 역사를 모두 망각하게 되고 기본적인 생명권과 시민적 자유권 등이 보장되며 여성들도 평등하게 존중되는 민주적인 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알제리인들의 동의가 없다면 스웨덴인들은 그런 약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알제리 정부를 구성할 권리는 알제리인들에게 주어져 있는 인권으로서, 외부 사회의 간섭은 사회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능력을 부인하는 인권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1. 출제 배경 및 출제 의도 
2007학년도 본 정시 논술고사에 사용된 제시문은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 D. 브라운의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Bury My Heart at Wounded Knee)”, T. E. 로렌스의 “지혜의 일곱 기둥(Seven Pillars of Wisdom)”, 마이클 왈쩌의 “정의로운 전쟁 정의롭지 못한 전쟁(Just and Unjust Wars)” 및 “국가들의 도덕적 입장(The Moral Standing of States)”에서 발췌하였다. (왈쩌의 지문은 두 책에서 발췌하여 한 문맥으로 통합하였다.) ‘보편문명’이란 말은 19세기 독일 역사학(랑케)의 ‘보편사(普遍史)’ 개념에서 시작되어 최근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론’,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보편문명은 모든 인간이 생득적으로 소유한 윤리감각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며 문명사회를 원시사회와 구별해주는 도시나 문자해독 같은 요소를 가리키는 말도 아니다. 지문 (가)를 잘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보편문명이라는 용어는 현대 서구 문명이 지지하고 있는 문화, 가치관, 원칙을 가리키는 것이다

보편문명론에 따르면 근대 사회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생산양식의 변화와 더불어 시대의식으로서의 계몽주의 정신에 의해 형성되어 개인주의, 시장 경제, 자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문화를 갖는다. 서구 국가들에 의해 구현된 이러한 근대 사회는 지역과 문화, 인종을 초월하여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문명의 보편적인 모델이다. 비서구 사회에서의 발전이란 이러한 문명의 보편적 모델에 빨리 동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편문명론은 서구 문명의 특징적인 산물이다. 보편문명론은 19세기부터 아직 근대화되지 못한 비서구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면서 서구의 정치적, 경제적 구조의 확산을 정당화하였다. 20세기 말 냉전이 종식되고 21세기에 들어 세계화가 확대됨에 따라 보편문명론은 더욱 큰 힘을 얻게 되면서 비서구사회로 하여금 서구의 경제적 문화적 구조를 수용토록 설득하고 있다. 더불어 그에 대한 민족주의적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본 논술문제는 첫째 학생들이 지문에서 피력된 보편문명 찬반론에 대해 비판적 이해를 할 수 있는지, 둘째 이를 바탕으로 보편문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할 수 있는지, 셋째 보편문명에 대한 견해를 오늘날 우리의 상황과 연관시켜 주체적이고 논증적으로 논술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한다. 21세기 사회는 확산된 인터넷과 저렴해진 국제항공요금이라는 통신 및 수송기술의 발전으로 전 지구적인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교류의 증가와 함께 보편문명론이 설득력을 강화해가는 측면이 있는 한편으로, 이는 서구문명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려는 선진강대국의 의도로 이해되어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면도 있다. 보편문명론의 이런 양 측면은 한국의 경제적 발전이나 자유주의, 세계화, 그리고 이라크 전쟁과 남북 분단 상황의 지속을 경험하는 현대 한국인들이 숙고해야 할 주제가 된다.

본문내용

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이것은 백인우월주의가 보편문명이라는 관념을 악용하여 자신의 폭력적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한 사례이다. (다)의 지문은 ‘아라비아의 로렌스’라는 영화로 널리 알려진 T.E.로렌스가 아랍혁명전쟁의 동반자인 파이살 왕자를 만났을 때 파이살 왕자가 로렌스에게 하는 말이다. 파이살 왕자는 직관적인 언어로 공평무사의 보편문명을 가장하는 영국의 논리 뒤에 숨어 있는 제국주의적 야욕을 지적하면서 제국주의가 주장하는 문명의 선(善)이 지역적 특수성을 넘어설 수 없다고 말한다. 근대적 보편성과 민족적 주체성의 대립이라는 시대적 테제가 불길과 강철이라는 파이살의 비유 속에 담겨져 있다. (라)의 지문은 보편문명의 논리가 더 이상 관철될 수 없는 한계선을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마이클 왈쩌는 보편문명을 빙자하여 다른 국가를 침략적으로 간섭하는 행위는 정치공동체의 자기결정권의 원칙에 입각하여 금지된다고 말한다. 인권의 원칙에 입각한 명확한 도덕적 책임 판단은 모든 사람들이 지구촌 사회의 정의의 원칙을 준수하는 정의감을 계발하도록 돕는다. 이로 인한 상호신뢰의 구축은 지구촌 사회에 정의가 안정되게 확보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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