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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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중 초반에 언급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반면에 문화의 변화는 매우 느리게 이루어진다는 말이 눈에 띄었다. 나는 이 대목을 읽자마자 이 책이 출판된 연도를 확인했다. 왠지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지금의 사회에서는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지구화를 거쳐 이미 세계가 하나의 지역이 되고 있는 지금 문화의 변화 속도를 2000년대 초반과 견주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우리나라부터도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예전의 단일화된 문화에서 탈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유입은 점점 많아지고 있고 그럴수록 새로운 문화 또한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는 점점 그 선명함을 잃고 있다. 나는 사실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생각대로 부정적으로 바라봐도 괜찮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 역시 ‘세계화’현상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각 나라가 구축해온 문화가 한데 뒤엉켜 혼잡해지고 오염되는 것에 대해서는 왠지 모를 반감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거듭될수록 문화의 변화 또한 기술의 변화만큼 빨라지고 있다. 더 이상 하나의 문화가 그 고유성을 보존하는 일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반면으로는, 이처럼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각 국의 ‘아비투스’가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개의 국가가 지닌 성격을 파악하고자 그 역사를 살피고, 많은 이론을 내세우며 분투했던 학자들의 노고가 시대가 지날수록 더욱 큰 가치를 지니고, 이문화의 무분별한 유입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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