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체의 이해] 영화 <영웅(英雄)> 속 색 분석

소개글

[색체의 이해] 영화 <영웅(英雄)> 속 색 분석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서론…………………………………1

Ⅱ. 본론…………………………………1
　A. 큰 액자……………………………2
　B. 작은 액자…………………………6

Ⅲ. 결론………………………………16

본문내용

있다. 또한 흰 색으로 표현되는 이들의 죽음은 초연해 보이기까지 하다. 죽은 파검과 비설의 백의 위에 저물어 가는 노란 석양빛이 점점 물들여져 간다. 노란 석양빛은 이들의 마지막 즉, 저물어 가는 인생을 나타냄과 동시에 보는 관객에게 씁쓸하고 잔잔한 여운을 안겨준다.
초록은 과거의 추억, 회상을 나타낸다. 영화는 파검과 비설이 처음 만났을 때 장면의 바탕색을 초록으로 설정했다. 초록은 일반적으로 휴식, 위안을 주고 안정감과 차분함을 느끼게 하는 색이다. 이 장면에서의 초록색은 서로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함으로써 과거의 평화롭고 안정된 삶, 행복한 기억을 나타낸다.
여기서도 파검과 비설은 서예를 하는데 앞서 본 붉은 배경의 붉은 모래판과는 다르게 모래판이 초록색이다. 이렇듯 온통 초록색인 이 배경은 파검과 비설이 서로 서예를 통해 검을 연마하고 서로 도와주며 성장하던 모습을 평화롭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초록색은 이상, 희망을 나타내기도 한다. 파검과 비설은 함께 지내면서 애정을 키우고 실력을 갈고 닦음 으로써 서로의 이상을 높이고 희망을 키워간다. 따라서 이 이야기 속의 초록색은 파검과 비설의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 추억을 나타내고 한편으로는 이 둘이 함께 키워나가던 이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무술을 갈고 닦아 연마한 이들은 진왕 영정을 죽이기 위해 궁에 들어갔다. 비설이 밖에서 병사들과 싸우는 동안 파검은 안에서 진왕 영정과 대치한다. 궁 안은 온통 초록색 천이 쳐저 있고 그 거대한 천들은 둘이 결투하는 바람에 따라 펄럭이고 있다. 결국 파검이 자신의 손으로 천을 하나하나 다 잘라내고 진왕을 죽일 수도 있지만 죽이지 않고 돌아온다. 여기서 초록색은 순전히 이상, 희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앞서 봤던 과거에 대한 회상, 추억 등의 의미는 담고 있지 않다. 파검이 자신의 직접 자신의 손으로 잘라낸 초록색 천들은 이루어 지지 못한 이상과 꺾여져 버린 희망을 뜻한다. 파검은 여기서 새로운 이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이 ‘천하’이다. 그래서 진왕을 죽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천을 자른 것-이상을 자른 것-은 비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희망이 꺾인 것이다. 하지만 파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상을 잘라버림과 동시에 새로운 이상으로 향한 시작이다. 즉, 초록색은 비설에게는 여태껏 가져왔던 이상을 파검에게는 새로운 이상으로의 시작을 나타낸다. 여기서 서로의 이상이 다른 길로 향하게 되면서 파검과 비설은 3년 동안 말도 안하는 관계가 된 것이다.
결론
이 영화는 ‘진정한 영웅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져줬다. 파검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비설이 옳은 것일까.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은 격렬한 질투와 애증의 감정에 휩싸인 연인이 되었다가, 푸른색으로 칭칭 동여매고 하나의 희생으로 가슴 아픈 이별을 하는 연인이 되었다가, 초록색으로 둘러싸여 서로 행복해 마지않았던 연인이 되었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순백의 옷을 입고 죽음으로써 서로의 갈등의 골을 없애고 진실을 아는 연인이 되는 파검과 비설은 영화 속에서 어쩌면 무명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영화는 빨강, 파랑, 초록, 흰색의 4가지 색의 변주로 이루어진다. 각 각의 색 마다 이야기는 현실과 이상을 넘나들고 등장인물의 성격이 확확 바뀐다. 오히려 너무 뚜렷하기 때문에 마치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소설을 읽는 듯 한 기분이 든다. 시처럼 숨겨진 것을 찾아보는 것이 아닌. 그래서 영화를 이해하기는 쉬웠으나 재미는 반감 했던 것 같다.
나는 이 영화를 오로지 색으로만 이해했다. 그래서 색과 주인공과 이야기의 흐름을 제외한 다른 것은 다 배재하고 영화를 봤다. 영화의 색으로써 주인공의 심리를 더 잘 알고자 했고 이야기의 흐름을 좀 더 유연하게 이해하고자 했다.
붉은색, 파란색, 초록색은 보통 대부분 잘 아는 의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했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조금 쉬웠으나 검은색과 흰색은 조금 어려웠다. 검은색은 정해진 이야기가 없이 현재를 나타내는 색이고 흰 색은 어떠한 색도 갖지 않은 가장 깨끗하고 기본적인 색이라 내가 스스로 의미를 찾아내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다 보고나서 검은색에 대해 한 가지 더 알아차린 것이 있다. 처음에 무명은 진왕에게 얘기 할 때 장천과 결투를 할 때 ‘음악과 검술을 같은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음악과 검술의 관계는 동등한 것이며 표현하는 방식만 다를 뿐 각자 최고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로 파검에게 글자를 청하러 갈 때 서예와 검술을 또 같은 것으로 여긴다. 무명은 서예와 검술의 관계를 상호 보완하는 관계로 본다. 둘 다 손목의 힘을 쓰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종국에는 진왕 영정 앞에서 얘기할 때 파검에게 받아온 ‘검’이 써진 천과 함께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음악과 서예와 검술이 무명의 의미 안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검은 색은 단순히 진나라를 상징하는 국가색인 것뿐만 아니라 안의 작은 이야기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색인 동시에 음악과 서예와 검술을 같은 범주에서 하나로 보고 이해하는 색이 되는 것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도 알쏭달쏭 했던 것들이 글로 풀어쓰면 쓸수록 발견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이번 레포트는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썼던 것 같다. 색체의 이해 첫 번째 레포트는 주위에 있는 사물의 색을 분석해보고 자기 나름대로 파헤쳐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하는 두 번째 레포트는 조금 더 나아가 사물보다 복잡한 영화의 색을 분석해 보는 것이었다. 아마도 첫 번째 레포트는 두 번째 레포트를 위한 준비과정이 아니었을까. 첫 번째 레포트를 통해 색의 조화와 배색을 알았다면 두 번째 레포트는 색을 통해 의미를 알고 흐름을 읽는 것이었다. 나는 이번 레포트를 통해 한 영화를 처음으로 이렇게 상세하게 분석해 봤고 색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즐겁고 좋은 경험이자 공부도 되었고 앞으로는 조금이나마 영화 속에서 연출자가 의도하고자 하는 것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볼 때 좀 더 정확히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보는 눈이 조금은 떠 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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