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표본실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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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염상섭 -표본실청개구리-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꺾어진 길에서 H의숙(義塾) 제모를 쓴 어떤 청년과 만나게 되었다. 만나기 시작한 지 닷새에 좀 정답게 생각되고, 열흘에 그를 만나지 못하면 섭섭하게 생각되고, 이십 일에 연애라 하는 것을 자각하고, 일 삭 만에 그 청년의 이름을 탐지하였다. \'그도 나를 생각하겠지\' 하는 생각과 \'웬걸, 내게는 주의도 안 하더라\' 하는 생각이 그 후부터는 항상 그의 마음속에서 쟁투하고 있었다. 연애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그렇거니와 엘리자베트도 연애―--- 짝사랑〔片戀〕이던-―--를 안 후부터는 벗들과 함께 있을 때는 아뭏지도 않지만, 혼자 있을 때는 염세의 생각과 희열의 생각이 함께 마음속에서 발하여 공연히 심장을 뛰놀리며 일어섰다, 앉았다, 밖에 나갔다, 들어왔다, 일도 없는데 이환이와 만나게 되는 길에 가보았다, 이와 같이 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무게도 통사정할 사람이 없는 엘리자베트는 혜숙에게 이 말을 다 고백하였다.
이와 같은, 사람의 비밀을 혜숙이는 S에게 알게 하였다 할 때는 그는 성이 났다.
처녀가 학생에게 사랑을 한다 하는 것이 그에게는 부끄러웠다.
둘―---혜숙과 S―---이서 내 숭을 실컷 보았겠거니 할 때에 그는 모욕을 당했다 생각하였다. 혜숙과 S가 서로 낯을 보고 웃을 때에 이 생각이 더 심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은 비밀을 혜숙에게 고백하였다 할 때에, 엘리자베트는 자기에게 대하여서도 성을 안 낼 수가 없었다.
\'이껀 자기를 믿고 통사정을 하였더니 이런 말을 광고같이 떠들춘단 말인가. 이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고? 아, 부모가 살아 계시면…….\'
살아 있을 때는, 자기를 압박하는 것으로 유일의 오락을 삼던 부모를 빨리 죽기를 기다리던 그도, 부모에게 대하여, 지금은 유일의 믿을 만한 사람이고 유일의 의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났다. 그리고 혜숙에게 대하여서는 무한한 증오의 염이 난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 바람을 품고 있었다. 이것―---이환과 자기의 새-―--이것이 이제 화제가 되는 것을 그는 무서워하고 피하려 하면서도 그것이 화제가 되기를 열심으로 바라고 있다. 좀더 상세히 알고 싶었다.
자기 말을 듣고 엘리자베트가 성을 낸 것을 빨리 알아챈 혜숙이는, 화제를 바꾸려고 학과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너 기하 숙제 해보았니? 난 암만해두 모르겠두나.\"
\'아차!\'
엘리자베트는 속으로 고함을 쳤다. 그의 희망은 끊어졌다.
\'내가 성을 낸 것을 알고 혜숙이는 이렇게 돌려다 대누나.\'
하면서도 성을 억지로 감추고 낯에 화기를 나타내고 대답하였다.
\"기하? 해보지는 않았어도 해보면 되겠지.\"
\"그럼 좀 가르쳐 주렴.\"
기하책을 갖다 놓고 셋은 둘러앉아서 기하를 토론하기 시작하였다. 한 이십 분 동안 기하를 푸는 새에 엘리자베트의 머리에는 혜숙과 S의 우교(友交)에 대한 시기도 없어지고, 혜숙에게 대한 증오도 없어지고, 동창생에 대한 애정과 동성에 대한 친밀한 생각만 나게 되었다.
복습을 필한 후에 셋은 잠깐 무언으로 있었다. 그 동안 혜숙은 무슨 말을 할 듯 할 듯하면서도 다만 빙긋 웃기만 하고 말은 못 발하고 있었다.
\'무슨 말이든 빨리 하렴.\'
엘리자베트는 또 갑자기 희망을 품고 심장을 뛰놀리면서 속으로 명령하였다.
엘리자베트가 듣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혜숙이는 안심한 듯이 말을 시작한다.
\"얘― 얘―\"
이 말만 하고 좀 말하기가 별(別)한 듯이 잠깐 말을 멈추었다가 또 시작한다.
\"이환 씨느으으은 S의 외사촌 오빠란다.\"
이 말을 들은 엘리자베트는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깨달았다. 그 가운데는 부끄러움도 섞여 있었다. 갑자기 이환이와 직접 대면한 것같이 형용할 수 없는 별한 부끄러움이 엘리자베트의 마음을 지나갔다. 그러면서도 그는 좀더 똑똑히 알려고,
\"거짓말!\"
하고 혜숙이를 쳐다보았다.
\"거짓말은 왜 거짓말이야. S한테 물어 보렴. 이 애 S야, 그렇지?\"
엘리자베트는 머리를 S 편으로 돌려서 S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환이가 S의 외사촌이라는 것은 팔구분은 믿으면서도…….
S는 다만 웃고 있었다.
\'모욕당했다. 집으로 가고 말아야지.\'
엘리자베트는 이렇게 속으로 고함을 치고도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는 S에게서 이환의 소식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오빠도 너를 사랑한다더라\'란 말까지 듣고 싶었다.
\"응, 그렇지 얘?\"
하는 혜숙의 소리에 S는 그렇단 대답만 하였다. 그리고 의미 있는 듯한 웃음을 머금고 엘리자베트를 들여다보았다.
\'S의 웃음. 의미 있는 듯한 웃음. 무슨 웃음일꼬? 거짓말? 이환 씨가 S의 오빠라는 것이 거짓말이 아닐까? 아니! 그것은 참말이다. 그러면 무슨 웃음일꼬? 이환 씨는 나 같은 것은 알아도 안 보나? 아! 무엇? 아니다. 그도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S에게 고백하였다. 아, 이환 씨는 날 사랑한다. 결혼! 행복!\'
그는 자기게 이익한 데로만 생각을 끌어가다가 대담하게 되어서 머리를 들면서, 결심한 구조(口調)로 말을 걸었다.
\"얘, S야.\"
\"엉?\"
경멸하는 듯이 S는 대답하였다. 이 소리에, 엘리자베트의 용기가 대부분은 꺾어졌다.
\"너…….\"
그는 차마 그 뒤는 말을 발하지 못하여 우물우물하다가 예상도 안한 딴말을 묻고 말았다.
\"기하 다 했니?\"
\"기하라니? 무슨?\"
S는 대답 겸 물어 보았다.
\"내일 숙제.\"
\"이 애 미쳤나 부다.\"
엘리자베트는 왜인지 가슴에서 똑 하는 소리를 들었다. S는 말을 연속하여 한다.
\"이제 우리 하지 않았니?\"
\"응?…… 참…… 다 했지…….\"
S는 \'다 알았소이다\' 하는 듯이 교활한 웃음을 머금고 엘리자베트의 그리스 조각을 연상시키는 뺨과 목의 윤곽을 들여다보았다.
\'모욕을 당했다.\'
엘리자베트는 또 이렇게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집으로 가고 말아야지.\'
이 생각을 할 때에 그는 아까 집에서 혜숙의 집에 가야겠다 생각할 때에, 참지 못하게 가고 싶던 그와 동 정도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가고 싶은 고로,
\"난 간다.\"
소리만 지르고, 동무들이 \'왜 가니?\' \'더 놀다 가렴\' 등 소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팔과 궁둥이를 저으면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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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3.10.22
  • 저작시기2013.4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88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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