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기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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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기 직전에 그는 쓰러졌다. 정체모를 노인은 그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세상을 떠돌려 피리를 불었다.
수업 중에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었다. 본래 문학 도서를 많이 읽는 분은 아니셨는데, 이 책은 굉장히 맘에 드셨나보다. 개인적으로 단편은 좋아하지 않았는데, 우리 학교에 계신 교수님의 책이기에 호기심이 가서 읽기 시작했다.
조용히, 멀리 가슴이 조금씩 먹먹해지는 느낌이다. 드러냄과 감춤의 중간에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내가 읽은 데로 써본다면, 뭔가가 절제된 느낌이지만 그것이 너무 좋다.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일기장을 훔쳐본 느낌, 하지만 그들이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을 일기장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당장에 눈물이 흐르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긴 슬픔을 가진 소설인 것 같다.
벽과 벽, 담장과 담장은 다른 사람들과 나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가둔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주위를 돌아볼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 없다. 물리적 공간의 벽과 담장이 이제는 우리의 마음속에 벽으로 옮겨지는 것 같다. 조금의 관심과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어쩌면 등장인물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와 관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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