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서평]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

소개글

[독후감, 서평]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서론

Ⅱ본론
　ⅰ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ⅱ 정치외교적 시각에 서서
　ⅲ 작품의 관전 포인트에 서서
　ⅳ 작가 셰익스피어 관점에 서서

Ⅲ결론 - 『베니스의 상인』이 주는 의의


<참고문헌>

본문내용

인들과 똑같이 눈이 있으며, 감정이 있고, 피도 흘린다고 그는 말한다. 여기서 샤일록이 단순히 악당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샤일록의 대사는 억압받는 계층의 분출구로서 어떤 휴머니즘적 연설이 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우리는 그가 단순히 악인의 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고, 소외 받는 계층의 대변인으로써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신들과 자신이 동등함을 주장하는 대사는 샤일록에게 다양한 성격을 부여하고 있음에, 셰익스피어가 가진 작가로서의 위대성을 새삼 엿볼 수 있다. 앞서 시대의 모순성에서도 언급했듯이, 셰익스피어는 단순히 비판받는 인물로써의 샤일록만이 아니라, 비난할 수 있는 위치의 샤일록까지도 교묘하게 설정하고 있다.
분명 샤일록에게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면이 있다. 살 ‘1파운드’ 가 죽음을 분명 가리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것을 주장하는 그의 모습만 봐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러한 샤일록의 입장은 종반에 가면 순식간에 뒤바뀌게 된다. 승리에 도취되어 있던 샤일록은 비극적이고 비참한 모습을 띄게 된다. 샤일록이 왜 비극적이고 비참하게 되는가? 우선은 살1파운드를 끝까지 주장한 그의 잘못이지만 역으로 보면 샤일록 자신에게 가혹한 기독교인들의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모습 때문이다.
이처럼 셰익스피어는 샤일록에게 복수의 동기를 제공함으로써 유태인의 악행을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만일 그의 시대의 고정관념에 얽매여 있었더라면 그는 안토니오와 바사니오 그 밖의 여러 친구들을 결함 없는 인물로 만들고, 샤일록은 다만 악마로서 인간적인 동정조차 받을 수 없는 인물로 묘사했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유태인에 대한 당대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샤일록을 일방적으로 변호하고자 했더라면 그를 시종일관 종교적, 인종적 편견의 희생자로서 동정적인 인물로 그렸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 그는 엘리자베스인들이 유태인에 대하여 가졌던 고정관념을 샤일록을 통하여 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는 그의 시대의 편견을 초월하여 샤일록에 대한 인간적인 동정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Ⅲ결론
『베니스의 상인』과 같은 복잡한 작품은 그 읽는 방법도 다양하다. 만에 하나 유태인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생각을 담고 있는 정확한 자료가 있다면 본 작품을 이해하는 크나큰 지침서로 이용할 수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문헌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그 나름대로의 논리로 이 작품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만의 이론으로 작품을 바라보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시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견지해야 할 자세는 거리를 두어 관조하는 자세라 할 것이다. 침착하게 거리를 두고 작품 속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았을 경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만일 우리가 지난날의 역사주의처럼 작품이 생산된 당시의 지배적 이념과 믿음체계로 돌아가서 단순하게 작품을 해석한다면 우리는 엘리자베스인처럼 『베니스의 상인』을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분명 엘리자베스인이 아닌 현대인이다. 현대의 주류적 비평은 탈구조주의의 영향 아래 그동안 소외되었던 것들에 대해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관심사 중에는 사회적 약자의 눈에서 바라본 역사도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꼭 비평의 흐름을 논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역사를 새롭게 파악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기록이고 인간들 중에는 강한 자도 있고 약한 자도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지금껏 배워 온 것이 강한 인간들만의 역사라면 그것은 인류 역사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하게 인식되어졌던 것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적 수용하에 역사를 재구성하여 진실을 추적해 볼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은 당대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분위기와 작가 개인이 그 당시에 어떻게 살았는지를 철저히 연구하는데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이러한 기초 작업을 토대로 『베니스의 상인』에서 오늘날의 유효함을 뽑아낼 수 있는 것이다.
샤일록을 통해 본 당시 베니스 사회는 유태인과 기독교인들이 서로 적대감을 가지면서 공존하고 있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서 샤일록은 악한으로 그려진다. 이렇게 그려지는 그는 그가 속한 사회에 적응하지 않고 그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스스로 고립시킴으로써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웃음을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단순히 그에게서 악행만을 정죄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의 극적 행위를 통해 샤일록이 돈과 편견이 지배하는 사회를 역설적으로 비판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기독교인들의 대표자 격으로 등장하는 안토니오와 샤일록의 관계에서도 살펴보았듯이 그는 기독교인들로부터 무시당하고 경멸 당해왔다. 샤일록에게 악행을 저지르게 하는 궁극적인 동인은, 바로 자비롭고 정의로운 척하는 기독교인들의 위선과 모순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찬양하는 자비를 결코 평등하게 샤일록에게 베풀지 않는다. 이렇듯 샤일록은 그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그 악행을 통해 그가 거부하는 기독교 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기능을 한다.
결국 셰익스피어는 샤일록을 통해 그가 속한 시대상황이 요구하는 희극적인 인물을 창조하면서도, 더불어 유태인에 대한 기독교들의 태도를 통해 기독교들의 사랑과 용서와 자비가 집단 이기주의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지녔음을 치밀하게 계산된 논조로 꼬집고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작가로써 여전히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유이다. 평면적 인물이 아닌 해석의 가능성이 방대하게 열려있는 입체적인 인물로 샤일록을 설정해 놓은 셰익스피어의 철저한 극작을 통해 우리는 그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고, 그런 연유로 베니스의 상인은 과거로와 현재의 대화 속에, 현재로, 다시 미래로 영원한 생명력의 횃불을 넘겨받는다.
<참고문헌>
『셰익스피어 비극』, 4. 신역사주의, John Drakakis 저, 최영 역, 동인, 2009.12.26
『셰익스피어와 타자』, 2장 6. 잔인한 자비와 종교적 타자: 『베니스의 상인』, 김종환 저, 동인, 200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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