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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서 에보시가 무작정 미워보이지가 않는 이유는, 마을을 일으킨 지도자이면서 약자들에게 관대함과 자비를 베푸는 선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에보시는 바로 현대의 인간과 같다. 우리들도 우리 인간들의 이익을 위해 숲을 파괴하고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는가? 그녀를 악당으로 모는 것은 현대의 우리들에게는 자아부정과도 같은 일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에보시라는 캐릭터를 선인이나 악인, 어느 한쪽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은 꽤 재미있는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원령공주 산과 동물들의 행동들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와도 같다. 그리고 아시타카는 자연의 오염에 대한 인간 스스로의 죄책감을 깨우쳐 준다. 마지막 부분에서 시시신의 머리를 들고 도망가다가 상자를 던지고 도망갔어도 시신은 머리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산과 아시타카는 인간의 손으로 돌려주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산과 아시타카가 함께 머리를 들어올려 자연에게 돌려주는 장면은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다. 그 장면은 인간이 자연에게 비는 용서이자 화합을 말해주는 것과도 같다. 미야자키는 그렇게 작품으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난 ‘원령공주‘를 보고나서 일본의 애니메이션산업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는 왜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가 없는 것인지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하다. 한편으로는 일본인들의 거침없는 상상력이 부럽다. 물론 역사적인 원한관계가 있는 나라지만 애니메이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모노노케 히메 , 원령공주는 그만큼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솔직히 경외심이 들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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