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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대하는 김첨지의 태도도 매우 투박하고 거칠다. 하지만 그런 투박한 말투 속에서도 아내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드러나니 이 또한 상당히 반어법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여성에 대한 태도는 그의 또 다른 단편 소설 ‘빈처’와는 차이를 느껴졌다. ‘빈처’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고 어려움을 감내하는 아내에 대해 고맙고 찬양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두 작품 모두 동시대를 배경으로 쓴 소설인데도 이렇게 여성의 위상이 차이가 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어쨋건간에 두 경우 모두 표현방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아내를 위하는 진심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때문에 김첨지는 요즘의 젊은 사람들에게 속된말로 ‘츤데레의 원조’라는 불리는 것이다. 이런 그의 아이러니한 태도 또한 아내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요즘 현진건의 작품들을 읽으며 그가 얼마나 대단한 작가였는지를 느끼고 있다. 특히 ‘운수 좋은 날’은 그의 대표작인 만큼이나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다. ‘짧고 굵다’라는 표현이 딱 걸맞은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도 외국문학가들과 견줄만한 뛰어난 작가가 한국에도 있었구나하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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