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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가 사라져 가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인간이 꿈꾸던 하나의 체제가 붕괴되었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저려 온다. 이 영화에서 통일에 대해 보편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것을 중심으로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통일’이라는 거대하고 추상적인 주제가 아니라, 달라진 세상에 충격 받을 어머니를 위해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 아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이 영화에는 통일 직후 독일인이 공유했던 고민이 가족의 모습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그들이 느꼈던 충격과, 동ㆍ서독이 서로 융화되지 못하는 답답함은 영화 속에서 어머니를 위해 거짓말하는 아들과 오랜만의 만남을 어색해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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