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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두하면 머릿속에 다른 일들은 다 잊을 겁니다.”김이 말했다.
“그러시지요?” 내가 아저씨를 위한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는 김의 제안을 따라 건너편 당구장으로 갔다. 삐걱거리는 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당구장 안은 담배연기로 자욱했다. 실의에 빠진, 맥이 풀려 보이는, 기운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아무 의식도 없이 당구만 치고 있는 게 보였다 . 당구장 안은 마치 돌림병 환자촌의 모습처럼 다가왔다. 나는 몹시 혐오감을 느껴 헛구역질이 나왔다. 나는 이곳에 잠시나마 서있기 조차 견디기가 힘들었다. 역겨움을 참지 못한 나는 당구를 치려고 당구큐를 쥐러 가는 아저씨와 김을 끌어당기며 당구장 밖으로 나왔다.
“당구장에 담배연기가 너무 역해서......”라고 내가 얼버무리며 당구장을 서둘러 나온 이유를 말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라고 김이 말했다.
“나는 아주 피곤합니다. 추운데 어서 여관에 가서 자고 싶군요.”라고 내가 말했다.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문을 연 곳이라고는 여관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어둡고 침침한 좁은 골목길을 따라 여관으로 들어갔다.
“각각 방을 하나씩 잡아서 자기로 하지요.”내가 말했다.
“아저씨는 어떠세요?”라고 김이 물었다.
“저는......” 아저씨는 어물어물 중얼거렸다.
우리는 각각 방 세 개를 잡아서 한 사람씩 들어갔다. 나는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서 숙박계엔 인적사항을 대충 휘갈겨 쓰고 물 한 컵을 마신 뒤 이불을 뒤집어썼다.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있었지만 잠은 쉽게 들지 않았다. 늦게까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 새벽이 돼서야 선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나와 김은 일찍 일어났다. 옷을 주워 입고 여관을 나가려고 아저씨가 묵었던 방으로 가보니 방 안은 아무 흔적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그 아저씨, 새벽녘에 일찍 여관을 나간 것 같군요.” 내가 김에게 말했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도 빨리 여관을 나갑시다.”내가 김을 재촉하듯 말했다.
여관 밖을 나오니 이른 아침에 해가 저 멀리서 뜨고 있었다. 아침 해를 피하는 듯이 빠른 걸음으로 우리는 도로가로 나왔다.
“김형, 어제 술집에서 우린 정말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던 하고 싶은 얘기를 서로에게 한 건 가요?” 내가 물었다.
“네?” 의아한 듯 그가 나에게 되물었다.
“난 이른 아침에 멀리서 뜨는 해를 바라보니 가슴 속이 답답하고 해가 미워집니다.”
“조형, 사실 나는 두렵습니다. 오늘은 또 어떻게 살아갈지......”
“김형, 우리는 분명히 이십대에 젊은이들이지요?”
“사실입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대답했다. “앞으로 김형과 내가 겪는 삶도 저 멀리 해처럼 환하게 밝을까요? 아직 우리에겐 많은 시간들이 있습니다.”라고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위로하듯 내 물음에 대답했다.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었다.
“그럼, 여기서 헤어집시다.”라고 그는 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는 각자 다른 방향의 길로 가며 헤어졌다. 나는 가로수를 따라 길을 걸어가며 저 멀리 비추고 있는 아침 해를 바라보았다.
“그러시지요?” 내가 아저씨를 위한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는 김의 제안을 따라 건너편 당구장으로 갔다. 삐걱거리는 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당구장 안은 담배연기로 자욱했다. 실의에 빠진, 맥이 풀려 보이는, 기운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아무 의식도 없이 당구만 치고 있는 게 보였다 . 당구장 안은 마치 돌림병 환자촌의 모습처럼 다가왔다. 나는 몹시 혐오감을 느껴 헛구역질이 나왔다. 나는 이곳에 잠시나마 서있기 조차 견디기가 힘들었다. 역겨움을 참지 못한 나는 당구를 치려고 당구큐를 쥐러 가는 아저씨와 김을 끌어당기며 당구장 밖으로 나왔다.
“당구장에 담배연기가 너무 역해서......”라고 내가 얼버무리며 당구장을 서둘러 나온 이유를 말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라고 김이 말했다.
“나는 아주 피곤합니다. 추운데 어서 여관에 가서 자고 싶군요.”라고 내가 말했다.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문을 연 곳이라고는 여관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어둡고 침침한 좁은 골목길을 따라 여관으로 들어갔다.
“각각 방을 하나씩 잡아서 자기로 하지요.”내가 말했다.
“아저씨는 어떠세요?”라고 김이 물었다.
“저는......” 아저씨는 어물어물 중얼거렸다.
우리는 각각 방 세 개를 잡아서 한 사람씩 들어갔다. 나는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서 숙박계엔 인적사항을 대충 휘갈겨 쓰고 물 한 컵을 마신 뒤 이불을 뒤집어썼다.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있었지만 잠은 쉽게 들지 않았다. 늦게까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 새벽이 돼서야 선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나와 김은 일찍 일어났다. 옷을 주워 입고 여관을 나가려고 아저씨가 묵었던 방으로 가보니 방 안은 아무 흔적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그 아저씨, 새벽녘에 일찍 여관을 나간 것 같군요.” 내가 김에게 말했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도 빨리 여관을 나갑시다.”내가 김을 재촉하듯 말했다.
여관 밖을 나오니 이른 아침에 해가 저 멀리서 뜨고 있었다. 아침 해를 피하는 듯이 빠른 걸음으로 우리는 도로가로 나왔다.
“김형, 어제 술집에서 우린 정말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던 하고 싶은 얘기를 서로에게 한 건 가요?” 내가 물었다.
“네?” 의아한 듯 그가 나에게 되물었다.
“난 이른 아침에 멀리서 뜨는 해를 바라보니 가슴 속이 답답하고 해가 미워집니다.”
“조형, 사실 나는 두렵습니다. 오늘은 또 어떻게 살아갈지......”
“김형, 우리는 분명히 이십대에 젊은이들이지요?”
“사실입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대답했다. “앞으로 김형과 내가 겪는 삶도 저 멀리 해처럼 환하게 밝을까요? 아직 우리에겐 많은 시간들이 있습니다.”라고 나는 나 자신에게 묻고 위로하듯 내 물음에 대답했다.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었다.
“그럼, 여기서 헤어집시다.”라고 그는 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는 각자 다른 방향의 길로 가며 헤어졌다. 나는 가로수를 따라 길을 걸어가며 저 멀리 비추고 있는 아침 해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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