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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진술하지만, 진술 사이의 의사소통은 존재하지 않는다. 파스빈더는 내러티브와 등장인물을 서로 격리시키고, 그래서 그 둘 사이의 거리 사이에 비판적 공간의 결여를 남겨 놓는다. 이것은 영화 형식으로서의 낯설게 하기를 시도한 자의식적 카메라의 모더니즘에 종지부를 찍고, 내러티브 내부에 낯선 공간을 확보해 낸 파스빈더의 놀랄 만한 모더니즘 이후 영화의 프로젝트이다. 파스빈더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영화에서 이제까지 행해졌던 방식으로 리얼리즘을 창조하고 싶지는 않다. 내 영화들이 옳다면, 새로운 리얼리즘은 관객들의 머리 속에서 완성될 것이다. 그것이 현실을 변화시킬 것이다.”
카메라, 편집, 조명 등에서 충실히 헐리우드 멜로드라마를 모방한 파스빈더의 이 영화는, 그러나 헐리우드 영화처럼 안전한 오락으로서 관객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진부하리만큼 단순한 줄거리에 약간의 변용을 꾀함으로써 파스빈더는 피상적인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반헐리우드 적인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관객이 정서적으로 주인공들과 공감하는 동시에 분석적인 거리를 두고 영화를 볼 수 있는(생각 하면서 동시에 느낄 수 있는)영화에 가깝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도로 꼽힌다.
카메라, 편집, 조명 등에서 충실히 헐리우드 멜로드라마를 모방한 파스빈더의 이 영화는, 그러나 헐리우드 영화처럼 안전한 오락으로서 관객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진부하리만큼 단순한 줄거리에 약간의 변용을 꾀함으로써 파스빈더는 피상적인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반헐리우드 적인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관객이 정서적으로 주인공들과 공감하는 동시에 분석적인 거리를 두고 영화를 볼 수 있는(생각 하면서 동시에 느낄 수 있는)영화에 가깝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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