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켰다. 이처럼 감춰진 현대사의 아픈 상처와 역사 속에 감춰진 진실이 이 소설을 통해 추악한 실체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한국인이 꼭 읽어야 한다. 잘못된 역사의 주도권을 잡은 일부 통치자들의 권력욕에 의해 우리의 과거사가 어떻게 잘못된 길로 들어섰는지 말이다. 이 작품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처럼 누적된 오류로 인해 온갖 억울함과 담합, 무질서와 눈물, 한탄의 원인이 된 것이 아닌지 보여준다. 근현대사의 숨은 길에 이름 없이 쓰러진 모든 생명의 명복을 빌며, 그들의 거룩하고 부질없는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 총알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조국의 이름으로, 산에서 유격대에 맞서 싸운 군인과 경찰의 삶, 낮에 유격대에 의해 살해된 무고한 백성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자 형제이자 우리 민족이었다. 무엇이 이념이고 무엇이 혁명인가. 그것이 인간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가? 이데올로기와 혁명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잘못된 시대를 만난 이들에게 혁명, 전쟁, 사상은 동료를 식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었다. 건강을 지키며 주어진 삶을 계속 살아간다면 인생은 그저 삶일 뿐이지만, 이름 없는 산에서 작은 소망 하나 이루지 못한 채 추락한 생명이 많다. 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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