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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없다고 하시니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어요. 하지만 졸업 후 시간을 합리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자 내가 쓴 것은 그저 남의 의견을 베끼는 것이라는 교수님의 지적은 맞다고 생각했다. 사회가 제시하는 큰 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해서 사람들에게 주목받거나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집단생활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남의 눈을 피해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내 삶을 천천히 살아가기 위해서, 나아가 이 사회의 주체로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공감하기보다는 제멋대로 보려고 한다. 세상 한복판에 물음표가 던져져 마음껏 굴러다닐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 소심한 물음표는 나의 날카롭고 그어진 눈으로 다른 많은 물음표들과 연대하여 충돌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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