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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작품 내에서 하이쿠를 세련된 방식으로 사용했던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미국의 점령을 받고 있던 패전 상황에서 요코미조 세이시가 일본 전통 미학 장르인 하이쿠를 활용하여 다시금 화혼양재의 불을 지핀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소설의 전체적인 틀은 고전 추리소설의 프레임을 따랐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일본의 전통 예술인 하이쿠를 활용했다는 것은 요코미조 세이시가 서구의 문화를 아무 생각 없이 수용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이다. 이는 일본 전후문학의 대표 소설가 중 하나인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통해서도 잘 드러나는 예술적 경향이다. 그는 종종 작품의 장면설정과 분위의 환기를 위해 절제되고 미학적으로 세련된 시적 언어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하이쿠를 산문의 형식으로 전개해 나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요코미조 세이시도 가와바타 야스나리처럼 고대 궁정에서 활약한 대가들의 시가 형식을 사용해 자신의 작품에서 일본인의 기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옥문도의 주인공인 코스케는 고전적 추리소설의 틀 안에서 활동하는 자연 그대로의 일본인인 것이고, 이는 전후의 암울한 상황에서 일본적인 것을 잃지 않으려는 일본의 필사적인 시대상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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