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_변신_프란츠 카프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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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볼품없이 구겨졌다. 얄밉게 돌아다니던 벌레가 내려앉은 틈을 타서 그레테는 작고 반질거리는 몸을 사정없이 짓이겼다. 죽어, 죽어버려. 배를 까뒤집은 벌레는 형체가 다 뭉개진 채 창밖으로 버려졌다.
벌레가 떨어진 창에 비친 달을 망연히 바라보다가, 그레테는 구석에 처박힌 먼지 쌓인 바이올린을 집어 들었다. 익숙하게 악기를 조율하고 활을 긋자 현이 떨리며 높고 가느다란 소리가 그레테의 방을 가득 채웠다. 그레테는 웃지 않았고 사근사근하게 말하지 않았다. 고요한 얼굴로 바이올린을 연주할 뿐이었다.
“그레테! 밤중에 뭘 하는 거냐. 어서 자!”
“네, 아버지.”
아버지의 못마땅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그레테는 바이올린을 도로 케이스에 집어넣고 구석으로 밀었다. 드디어 바깥의 불이 꺼졌다. 다시 침대에 똑바로 눕자 꼭 거대한 관에 들어있는 것 같았다. 그날 밤 그레테는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하늘을 향해 배를 까뒤집고 끝없이 추락하는 그레테를 둥근 달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묘하게도, 자유로웠다.
좁은 방의 구석마다 아침의 햇살이 물결쳤다. 그레테는 눈을 떴다. 두 손을 얼굴 앞에 대고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보았다. 불그스름하게 혈색이 도는 사람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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