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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아들이었다.
사슴 사냥 신은 더 먼 대륙 반대편에서 찍었다. 치미노는 뉴저지 사슴 두마리를 워싱턴주 케스케이드 산중까지 공수해갔다. 사냥은 고향, 자연, 친구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의식이었다. “내 생명이 산속에서 다한다 해도 원샷, 사슴은 한방에 죽여야 해.” 마이클은 우아한 사냥꾼이었다. 베트남전서 돌아와 다시 나선 사냥에서 그러나 그는 코앞 사슴을 차마 쏘지못한 채 허공으로 총탄을 날렸다. 그가 사슴에게 “OK?”하고 소리쳐 물었고, 폭포와 강을 타고 “OK”가 메아리쳐 갔다. 맑고 힘차게 흐르던 강은, 더럽고 죽음에 절은 메콩강의 안티테제였다.
‘디어 헌터’는 음과 억양을 조절해가며 굴곡진 변주를 이어갔다. 어떤 것은 사랑스럽게, 어떤 것은 감상적으로, 또 어떤 것은 참혹하게. 차마 견디기 힘든 감정의 격랑을 타고 가다 관객도 함께 탈진했다.
폐허가 돼버린 영스타운에서 마이클과 린다를 떠올렸다. 스탠리 마이어스의 기타 선율 ‘카바티나’가 흐르는 가운데 린다가 물었다. “인생이 이처럼 변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본 적 있어요?” 모든 게 옛날과 다르다는 걸 부지불식 수시로 실감하는 것, 그게 늙어가는 과정일 테다. 하지만 마이클과 친구들은 짧은 전란의 순간에 늙어버려야 했다.
닉의 장례식을 치른 뒤 선술집에 다시 모인 그들은 어색해 하고 허둥대면서도 가라앉아 있었다. 존이 허밍으로 시작한 ‘God Bless America’가 모두의 합창으로 번졌다. 불완전한 공동체 미국, 불완전한 정의를 그들은 그렇게 원망했다. ‘디어 헌터’는 죽음과 혼돈에 허둥대다 떠나 보낸 젊음들을 뜨겁게 포옹했다.
사슴 사냥 신은 더 먼 대륙 반대편에서 찍었다. 치미노는 뉴저지 사슴 두마리를 워싱턴주 케스케이드 산중까지 공수해갔다. 사냥은 고향, 자연, 친구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의식이었다. “내 생명이 산속에서 다한다 해도 원샷, 사슴은 한방에 죽여야 해.” 마이클은 우아한 사냥꾼이었다. 베트남전서 돌아와 다시 나선 사냥에서 그러나 그는 코앞 사슴을 차마 쏘지못한 채 허공으로 총탄을 날렸다. 그가 사슴에게 “OK?”하고 소리쳐 물었고, 폭포와 강을 타고 “OK”가 메아리쳐 갔다. 맑고 힘차게 흐르던 강은, 더럽고 죽음에 절은 메콩강의 안티테제였다.
‘디어 헌터’는 음과 억양을 조절해가며 굴곡진 변주를 이어갔다. 어떤 것은 사랑스럽게, 어떤 것은 감상적으로, 또 어떤 것은 참혹하게. 차마 견디기 힘든 감정의 격랑을 타고 가다 관객도 함께 탈진했다.
폐허가 돼버린 영스타운에서 마이클과 린다를 떠올렸다. 스탠리 마이어스의 기타 선율 ‘카바티나’가 흐르는 가운데 린다가 물었다. “인생이 이처럼 변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본 적 있어요?” 모든 게 옛날과 다르다는 걸 부지불식 수시로 실감하는 것, 그게 늙어가는 과정일 테다. 하지만 마이클과 친구들은 짧은 전란의 순간에 늙어버려야 했다.
닉의 장례식을 치른 뒤 선술집에 다시 모인 그들은 어색해 하고 허둥대면서도 가라앉아 있었다. 존이 허밍으로 시작한 ‘God Bless America’가 모두의 합창으로 번졌다. 불완전한 공동체 미국, 불완전한 정의를 그들은 그렇게 원망했다. ‘디어 헌터’는 죽음과 혼돈에 허둥대다 떠나 보낸 젊음들을 뜨겁게 포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