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정세와 2차 정상회담

목차

1. 통일정세의 특징

2. 김정일위원장 답방과 2차 정상회담

3. 통일정세와 미국

4. 통일논의 재검토

본문내용

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여론 주도층의 시각에서 볼 때는 북한은 남한에 비해서 현저히 열등한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열등감을 극복해서 남한 체제를 자신들이 마음껏 주무를 수 있는 상당히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 되어버린다. 이는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경우, 현실가능한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통일논의가 불온한 것이 아니라 여론주도층의 마음이 불안한 것이다.
2) 평화운동의 관점에서 통일운동 바라보기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에서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은 긴밀한 관계에 있지만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의 범주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화와 통일의 관계에 대해서 북한은 1988년 11월 7일 중앙인민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정무원 연합회의에서 '평화통일 4원칙'을 발표하여 평화와 통일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있다. 그 내용은 첫째, 조선반도의 평화는 나라의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둘째, 조선반도의 평화는 외국무력의 철수에 의하여 담보되어야 한다. 셋째, 조선반도의 평화는 북과 남의 군축에 의하여 보장되어야 한다. 넷째, 조선반도의 평화는 긴장격화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의 대화를 통하여 실현되어야 한다.
이에 앞서 한국의 재야단체들도 1988년 8월 28일 '한반도 평화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선언의 내용은 첫째, 휴전협정은 남북 상호불가침 선언에 기초하여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여야 한다. 둘째, 주한미군은 단계적으로 철수하여 한다. 셋째, 한반도의 핵무기는 즉각 폐기되어야 하고 한반도는 비핵지대로 되어야 한다. 넷째, 남부한 상호간의 감군과 군축을 위한 협상이 즉각 시작되어야 한다. 다섯째, 남북 민중간의 자주적 교류와 평화통일 의지의 확인과정은 다원화 되어야 한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남북의 이와같은 인식은 통일문제를 중심으로해서 통일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물론 평화운동은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에서 통일운동과 공동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통일문제를 중심을 해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이해함으로써 그동안 한국에서 평화운동은 독자적인 영역을 가지고 발전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통일운동은 이념적인 논쟁속에서 위축되고, 북한 변수에 의해서 통일운동이 큰 영향을 받아서 한국 사회에서 통일운동의 뿌리를 굳건히 내리지 못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평화운동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평화운동의 시각에서 통일운동을 전개하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통일운동이 평화운동의 시각에서 통일운동을 전개하는 입장을 수용할 때 통일운동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평화운동의 입장에서 통일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평화운동은 한반도 통일의 객관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한반도 통일의 객관적인 환경이란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분단이 지속된 밑바탕에는 남북한의 군사적 대결이 자리잡고 있다. 남북한의 군사적 대결은 남북분단에 의해서 파생된 것이기도 하지만,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군사화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경제의 군사화는 독점자본이 높은 이윤을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의 군사화는 필연적으로 국가의 상부구조의 특징으로 군사주의의 기초를 만들게 된다.
평화운동은 이와같은 군사주의를 완화시켜서 통일의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그동안 통일을 위한 접근법으로 북한은 정치군사문제 해결 우선을 주장했고, 남한은 교류협력 우선을 주장했는데, 1990년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는 정치군사문제와 교류협력문제를 병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평화운동은 통일에 대한 접근법 가운데 정치군사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인 것이다.
둘째, 평화운동은 통일운동에 세계적인 보편성을 부여하고 국제적인 환경을 마련하는 운동이다. 그동안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통일운동은 민족주의적인 경향을 보여서 이것이 세계평화를 위한 보편성과 거리감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세계평화단체들이 바라보는 보편적인 평화의 문제로 접근함으로서 한반도 통일이 아시아 평화와 직결되어 있다는 시각을 가지는 것은 통일을 위한 국제적인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의 평화나 통일문제는 동시에 동북아 평화문제에 직결되는 점을 부각시키고 이를 통하여 통일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나 안보위기의식을 극복시키는 적극적인 역할이 남북에게 동시에 요구된다"는 것은 통일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환경이 절실하다는 강조하는 지적이다.
셋째, 평화운동은 통일과정을 준비하는 운동이다.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한국 사회 내부의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남북이 공존해서 살 수 있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통일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통일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음을 인정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준비가 없이 맞이하는 통일은 큰 혼란을 야기시킬 것이다. 평화운동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의 덕목을 키우고, 갈등을 평화롭게 해소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남북의 사람 사이에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이 오랫동안 각각의 체제에 익숙해져 있는 것들을 서로 용납하고 관용하는 일이다. 평화교육은 통일과정을 준비하기 위한 기초교육이다.
넷째, 평화운동은 통일과정을 평화적으로 이끄는 운동이다. 1990년에 합의에 의해서 통일을 이룬 남북예멘이 1994년에 다시 내전상태로 돌입한 것은 통일과정을 평화적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1990년 남북 예멘 수뇌의 서명 날인으로 성립된 예멘통일이 정치적 통합과정의 시작일 뿐, 그것이 곧 정치적 통합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남북예멘은 일단 합쳐지기는 하였지만 완전히 통합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두 정치체제가 이면에서 제각기 권력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책동하였던 것이다. 양측은 말로만 군통합을 역설하면서 내정적으로는 각기 독자적인 군사능력의 비축과 외국의지지 세력 확보를 꾀하였다는 사실에서 통일과정을 평화적으로 이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끝-

키워드

통일정세,   2차,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