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사회륜리의 기초

목차

Ⅰ. 개인윤리와 사회윤리
Ⅱ. 사회윤리의 기본과제인 `자유와 평등`의 실현
Ⅲ. 죤 롤즈(John Rawls)의 사회윤리적 입론
Ⅳ. 원불교 사회윤리의 기본정신
Ⅴ. 원불교 사회윤리의 기본원리

본문내용

. 공도자를 대할 때 진정으로 부모와 같이 섬길 수 있는
마음 자세를 확립한다.
3. 공도자를 널리 숭배하는 제도를 확립하여 공도자를
표창, 예우, 기념, 생활보장을 한다.
) 신도형, 위의 책, 170쪽 참조.
원불교에 있어서 개인윤리의 기본원리가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의 삼학(三學)에 바탕하는 '무시선 무처선'과 천지은,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의 사은(四恩)에 바탕한 '처처불상 사사불공'이라 한다면 사회윤리의 기본원리는 자력양성, 지자본위, 태자녀교육, 공도자숭배의 사요(四要)에 바탕한 사회개혁의 원리이다. 기술한 바와 같이 사회윤리에 있어서 사회적 제약성이나 구속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불공정한 제약성이나 구속성을 바루는 원리가 일차적으로 요청되거니와 그 원리를 사회현실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집단에 추진력이 확보되어야한다. 사회집단의 추진력이란 구성원간에 형성된 유기적 협력관계에서 발현된다. 이 추진력이 구성원 각자가 지닌 개인윤리적 도덕성과 무관한 것은 아니라할지라도 개인윤리적 도덕성의 총합이 아니며 그 이상의 것이다. 따라서 구성원간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도덕적으로 형성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유기적 협력관계가 도덕적으로 형성되느냐 아니면 비도덕적으로 형성되는냐에 따라 그 집단의 사회윤리적 역할이 죄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기적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서 개인윤리적 도덕성을 지닌 인격이 창조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윤리면에서 도덕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인격인데도 때로는 큰 몫을 담당할 수 있는 반면 도덕적으로 성숙한 인격일지라도 때로는 반사회적 집단행위에 가담할 수 있다는 것이 유기적 협력관계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 특성을 고려할 때 원불교의 입장에서도 사회윤리적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불교내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튼튼하게 정립하고 그 바탕 위에 밖으로 더욱 큰 협력관계를 형성해가야할 것이다. 이 경우 크게 유념해야할 것이 집단적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흔히 사회집단에서 형성되는 유기적 협력관계라 하는 것이 자기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 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불교가 새 시대의 새 종교로 자임하기 위해서는 신앙의 대상이요 수행의 표본인 일원상 진리의 본의에 돌아가 지공무사하고 원만구족한 사회윤리의 기반을 확립하고 그 기반 위에 유기적 협력관계를 다져나가야한다. 그러나 유기적 협력관계란 일조일석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요, 다양한 모색과정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동안 원불교 교단에서도 현실적인 여건을 따라 여러가지 모색과정이 있었으며 몇가지 사례를 든다면 교단초기의 법인성사를 나툰 혈인기도, 방언공사, 저축조합운동, 해방직후의 해외귀환동포 구제운동, 근래의 종교연합운동, 은혜심기운동, 개벽단의 사회정의 실천운동, 청운회의 도덕발양운동 및 보은동산운동, 청년회의 남북한삶운동 및 환경운동 등이다.
사회윤리를 실현함에 있어서 흔히 사회참여의 문제가 제기된다. 사회참여를 함에 있어서 크게 문제된 것이 참여의 방법문제이다. 요컨데 우리가 제시하는 사회윤리의 원리에 비추어 부당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회의 불공정한 정책이나 제도를 바루어감에 있어서 어떠한 방법으로 이를 추진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맑스와 롤즈 양자에 있어서 그 궁극적 이념에 유사점이 없지 아니하나 그 실현 방법에 있어서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전자는 사회 체제를 전복하는 혁명적 방법을 주장하고 후자는 그 체제의 점진적 개선의 방법을 제시한다. 원불교 사회참여의 방법은 무엇일까?
원불교 사회참여의 방법은 '강자약자의 진화상 요법'에 이미 예시되어 있다. 강자와 약자가 상부 상조하는 입장에서 강자는 영원한 강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약자는 기어이 강자의 위치에 오르도록까지 노력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강자가 강자 노릇을 아니하고 강자의 횡포를 부릴 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있다.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은 도덕과 법률을 동남풍과 서북풍에 각각 비유하여 각자의 역할에 대하여 교시하고 있거니와 도덕은 훈훈한 기운을 지닌 동남풍이요, 법률은 매서운 기운을 지닌 서북풍이다. 자고로 종교가에서는 훈훈한 도덕의 동남풍을 주재하여 왔거니와 원불교에 있어서도 천지의 상생상화하는 도를 널리 실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소태산의 교시를 직접 들어본다.
엄동 설한에 모든 생령이 음울한 공기 속에서 갖은 고통을 받다가 동남풍의 훈훈한 기운을 만나서 일제히 소생함과 같이 공포에 싸인 생령이 감사를 얻고, 상극에 싸인 생령이 상생을 얻고, 죄고에 얽힌 생령이 해탈을 얻고, 타락에 처한 생령이 갱생을 얻어서 가정·사회·국가·세계 어느 곳에 든지 당하는 곳마다 화하게 된다면 그 얼마나 거룩하고 장한 일이겠는가. 이것이 곧 나의 가르치는 본의요, 그대들이 행할 바 길이니라.
) 원불교 정화사, 위의 책, 137쪽.
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소태산은 철저하게 상생상화의 기운으로 상극상쟁의 기운을 해소하도록 교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정의이어든 죽기로써 취하고 불의이어든 죽기로써 버리라
) 위의 책, 83쪽 참조.
하였으니 강자들이 강자의 도를 행하지 못하고 불의를 자행할 때 그 불의를 막을 수 있는 상생상화의 길이 무엇인가? 소태산은 개교의 동기에서 물질의 세력을 항복받을 수 있도록까지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라
) 위의 책, 21쪽 참조.
고 교시하였다. 강자들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강자들을 일깨울 수 있는 정신세력을 형성하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훈훈한 동남풍의 바람으로 정의를 실현하고자하는 시민단체들이 연대세력을 형성하여야 한다. 이러한 연대운동을 위해서 형성된 대표적인 협력체가 한국의 6대 종단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종교인 평화회의 항국위원회(KCRP)이며, 이 협력체는 북한수재민 구호운동, 환경보호운동, 공명선거운동 등 종교간의 이해와 협력을 통해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협력체는 앞으로도 사회정의 실현운동에 더욱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하며 이러한 운동에 있어서 원불교는 끊임없이 주체적인 선도자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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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사회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