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헨델을 통해 보는 18세기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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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ology)과 성서의 비(非)시간성(timelessness)은 성서적 알레고리를 더욱 그럴싸한 것으로 만들었다(9장). 예를 들어 영국은 신성한 계약에 의해 신에게 복속되어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이스라엘과 동일시되었고, 솔로몬은 비(非)절대주의적 군주로, 그리고 여호수아(Joshua)는 애국적 지도자로 표현되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대본 속에는 이러한 알레고리적 인물들과 종교, 자유, 헌정, 전쟁 등의 관념들이 여기저기 등장한다(10장).
스미스의 분석은 오라토리오 대본의 인물들과 관념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라토리오의 텍스트는 특별한 언어적 기교를 통해 큰 호소력을 줄 수 있었다. 고대가 텍스트 속에서 현재형 시제로 설정되면, 텍스트 속의 미래완료형 시제는 청중에게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로 감지된다. 그리고 텍스트는 동시대인들의 행위가 미래에 가서 역사적 과거로 남을 것임을 경고하는 효과를 갖게 되며, 이에 청중들은 두려움과 함께 일종의 의무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대본의 내용은 비관적 미래를 예시하지 않는다. 부패와 실정(失政)에는 신의 징벌이 따르지만, 개과천선에 따른 신의 보상은 즉각적이며 파멸적 종말은 없다. 텍스트의 알레고리는 청중의 입장에 따라 이중적 해석이 가능할 수 있었다(12장). 스미스는 그 예로서 이집트에 속박된 이스라엘인들을 제시한다. 이스라엘인들은 외국의 위협을 받던 1730년대 영국의 무역상일 수도 있고, 휘그에 의해 축출된 자코바이트들일 수도 있었다. 제 13장 '정부와 국왕의 이미지' 편은 스미스의 상상력이 더욱 발휘되는 부분이다. 그 중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은 오라토리오 <솔로몬>의 주인공이 장자(長子)가 아니면서 신의 의지에 따라 왕으로 등극한 것이 조지 1세의 왕위계승을 합리화한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스미스는 창작 당시의 알레고리와 그에 따른 당대인들의 반응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많은 비평가나 음악사가들이 초연 당시의 반응과 18세기말의 반응, 그리고 나아가 오늘날 청중들의 의견을 혼동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여전히 남아있는 헨델에 대한 시대착오적 평가들의 문제점을 잘 지적한 것이다. 초연 당시의 반응이란 1730-50년대의 현실이 가져온 인기를 말한 것이며, 18세기말의 반응이란 헨델의 오라토리오가 국민적 유산으로 추앙된 1780년대의 여론을 뜻한다. 많은 역사 서술이 그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양자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창작과 초연 당시의 정황을 근거로 헨델의 오라토리오에 얽힌 의문들을 풀어나가는 스미스의 시각은 철두철미하다. 그는 헨델이 이스라엘 오라토리오를 중단했던 것조차 그 텍스트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는다. 그는 헨델이 성서적 오라토리오 작곡을 중단한 것은 헨델의 노쇠와 실명(失明) 때문이 아니라 1753년의 유태인법안(Jew Bill) 파동 이후 유태인에 대한 여론의 악화를 의식했기 때문이었다고 해석한다(15장). 헨델이 1753년 이후 구약 텍스트와 관련 없는 다른 작품만 몇 곡 작곡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갑작스런 '변화'의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명확한 해석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구약 텍스트가 공중의 교감을 잃어버린 시점에서 이스라엘 오라토리오가 효력을 다했다는 스미스의 설명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역시 텍스트 분석가다운 탁월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스미스의 알레고리 해석들은 엄밀히 말해서 음악이 아닌 음악의 언어 텍스트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본서에서 오라토리오의 음악 요소는 저자의 주 분석 대상이 아니라 텍스트를 청중에게 전달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저자는 오라토리오가 갖는 메시지가 헨델의 것이었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대본을 둘러싼 대본작가들과 헨델 사이의 이념적 교감이 사전에 있었던 증거는 없으며, 헨델의 내면은 작품의 언어텍스트를 통해 유추될 수 없다.
스미스의 책은 음악은 물론, 정치사, 사회사, 문학, 신학 등을 포함하여 다방면의 자료에 의한 다각도의 분석을 통하여 집필된 것이다. 여러 이설(異說)들까지 꼼꼼히 짚어 나가는 저자의 집념과 분석의 집요함은 경탄할 만한 것이다. 스미스의 책을 읽는 독자는 이것이 과연 저자 혼자만의 작업이었을까 하는 의심까지 품게 될 것이다. 그 자신도 지적하고 있듯이 문학작품을 통한 역사적 연구들에 비해 음악작품을 사료로 한 것들은 매우 적기 때문에 스미스의 책은 주제 자체만으로도 이채로운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료의 제시와 정교한 분석은 여타의 헨델 오라토리오 연구들을 무색하게 할 만 하다. 그러나 그의 분석들 중에는 확증에 의한 것 외에도 개연성(蓋然性)의 제시라 할 만한 것들이 뒤섞여 있다. 그렇게 보면 분석된 알레고리들은 가설(假說)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스미스의 해석은 역사가의 상상력이 동원된 논리적 추리라고 인정받을 만하며, 헨델의 오라토리오에 얽힌 감추어진 사실들과 역사적 의미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업적이다. 스미스가 풀어낸 알레고리들은 당대인들이 헨델의 오라토리오에 열광했던 이유에 대한 최상의 해답이 될 것이다.
다만 책의 제목이 내용에 적합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18세기의 사상이라면 영국의 경험론이나 프랑스의 계몽사상 등이 우선 떠오른다. 이 책의 내용은 영국의 국내 문제들에 국한된 것이므로, '헨델의 오라토리오와 18세기 사상'보다 '헨델의 오라토리오와 영국'이라는 제목이 더 알맞을 것이다.
버로즈와 스미스의 책은 역사가들에게 헨델이 18세기 영국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문화사 연구가들은 음악을 사회적 제도로 보고 헨델이 차지하는 위상을 재조명하거나, 헨델의 삶을 통해서 18세기의 상업화된 문화 공간을 해부한 바 있다. 근래 영국 예술가에 대한 역사가들의 관심은 주로 영국인의 정체성과 감수성의 연구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예술가와 예술 작품들이 한 시대의 산물이며 동시에 그 시대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예술은 역사 연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사료로 한 연구가 기존의 전기문학이나 예술사의 수준을 넘어 역사학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키워드

서평,   헨델,   영국
  • 가격3,300
  • 페이지수204페이지
  • 등록일2002.07.05
  • 저작시기2002.07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7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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