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한국영화의 추락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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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구체제의 몰락과 신질서의 도래
2. 장르적 정체성의 애매모호한 이중성
3. 계급갈등 풍자하는 희극의 공감대
4. 거품을 빼고 현실을 좇아라

본문내용

났을 때 지훈이 수완에게 막말을 해대자 수완은 지훈에게 그 자리에서 바로 충고를 하면서 선생과 제자의 관계를 되새긴다. 그러자 지훈은 꼬리를 내리고 수그러든다. 하지만 그 다음 장면에서 수완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독백함으로써 그 모든 장면이 그녀의 머리 속에서 구성된 그림이었음을 관객에게 알린다.
이러한 방식의 또다른 변형은 사자성어를 물어볼 때 문자가 지훈의 머리위로 현시되는 장면이 그렇다.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엉뚱함을 묘사한 장면도 있다. 이러한 감각적 영상처리는 2003년을 따라가려는 감독의 배려차원에서 읽어 줄만한 대목이다. 희극이야말로 이러한 천방지축天方地軸의 상상력을 정석적으로 허용하는 유일한 장르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이 사용할수록 그 용도가 값나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그렇게 유행하는 감각만을 따라가다 보니까 판에 박힌 폭력장면의 묘사가 서너 군데 튀어나온다. 학교, 당구장의 격전장면과 종반부 고수부지 혈전장면 등 과도하다시피 등장하는 혈투장면들은 상투적이며 식상한다. 폭력코드는 한국현실에서 일탈을 의미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지만 그것이 상투화되다보면 거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 일반이다. 이 영화에서도 볼거리spectacle로서의 폭력장면의 묘사가 상시화常時化되는 것은 이제 폭력의 의미를 상실한 채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차용하는 차원의 것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나타내준다.
상대방의 얼굴에 음식물을 뱉어내는 더러운 장면의 차용도 의미의 차원에서 하락하여 습관화되어 가는 것을 이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수완은 자신만이 모르던 음식을 지훈의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그의 안면에 뱉어버린다. 여기까지 관객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컷트의 구성은 끝난 셈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로서의 장면구성도 충분한 몫을 한 셈이다. 그 장면의 마지막 컷트는 지훈아버지의 얼굴에 묻은 음식물의 클로즈업이다. 이 마지막 컷트는 사실 여분의 컷트로서 아무런 의미를 산출하지 않는 장식적인 컷트로 기능 한다.
4. 거품을 빼고 현실을 좇아라
〈이중 간첩〉이 실패한 주요인 가운데 가장 큰 것은 현실감각을 무시한 채 영화를 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각본의 부실함과 연출의 현실성 결여로 나타난다. 무턱대고 스타를 기용하고 홍보비를 투자하면 영화가 기본은 간다라는 상식도 뒤집어진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실의 감각, 대중성, 관객의 공감대를 좇아서 영화가 제작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희극, 조폭이면 다 된다라는 상식도 차제에 없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솔직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럴듯함으로 포장되는 것은 관객을 기만하는 행위밖에 안 된다. 〈이중 간첩〉은 관객의 절실함을 외면하여 진지한 척하는 것을 선택하여 실패했고,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소박하고 진솔한 가운데 관객의 아픈 곳을 찔러대는 묘법을 구사함으로써 성공했다. 이 두 영화의 차이를 비교하고 그 교훈을 이어가는 것이 올 한해 한국영화의 큰 살림차리가 될 것이다.
정재형 /영화평론가.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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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3.03.16
  • 저작시기2003.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2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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