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머리말
2. 연구사 검토
3. 초기 단편소설 시대 - 1950년대
4. 장편소설시대 - 1960년대
5.《토지》집필 시대 - 1969∼1994.
참고문헌
2. 연구사 검토
3. 초기 단편소설 시대 - 1950년대
4. 장편소설시대 - 1960년대
5.《토지》집필 시대 - 1969∼1994.
참고문헌
본문내용
으로 평가하고 섬세한 묘사와 환상적인 필치로 미화시킴으로써 작가는 무엇보다 애정이 있는 간통인가, 아니면 다른 목적이있는 간통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작가는 간통의 행위 자체보다는 간통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그것의 수용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튿날 져녁때 환이는 제가 입은 저고리를 벗어 시체를 싸고 이름조차 기억하기 싫은 북쪽 끄트머리 어느 깊은 골짜기에 여자를 묻었다. 얼음조각같이 싸늘한 달이 능선 위에 댕그마니 걸려 있었다. 꺼무꺼 무한 능선과 맞붙은 하늘을, 환이는 그 푸른 은빛 나는 하늘을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서 있었다. 환(幻)이 다. 바람개비같이 돌고 있는 지나간 지상의 세월은 지금 없는 것이다. 진실로 없는 것이다. 자취없는 허 무의 아가리였던 것이다. 여자와 더불어 영원히 사라져버린 바람이었던 것이다. 능선을 감싸듯 푸른 은 빛의 밤하늘, 영겁의 세월이 흐르고 있는 저 머나먼 곳에서 다시 여자를 만날 수 있는가고 환이는 자기 자신에게 물어본다.
'여보?'
'……'
'나 명년 봄까지 살 수 있을런지 ……'
'……'
'산에 진달래가 필 텐데 말예요.'
'그 꽃을 따서 화전을 만들어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당신께, 싶어요, 싶어요 싶어요 싶어요……'
여자의 목소리는 진달래 꽃이파리가 되고 꽃송이가 되고 계속하여 울리면서 진달래의 구름이 되고 진 달래의 안개가 되고 숲이 되고 무덤이 되고, 붉은 빗줄기, 붉은 눈송이, 붉은 구름바다, 그 속을 자신이 걷고 있다는 환각 속에 환이는 쓰러졌다. 꿈속에서 가슴을 쳤다. 여자를 부르고 달려가고 울부짖고, 여 자가 죽어 이별한 뒤 환이는 줄곧 꿈속에서만 울었다.
- 《토지》1부 3권, 316 - 317족.
간통의 역겨운 죄책감이 아닌 낭만주의의 지순지고의 사랑이 사랑에 눈 뜬 구천의 절대여성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시동생과 형수의 패륜적인 운리성은 이미 모든 것으로 부터의 단절을 뜻하는 지리산 속의 외로운 그들의 삶에서는 무의미한 것이다.
《토지》는 어떤 사건, 장면묘사에 있어 구체적인 정황이 제시되기보다 당사자의 회상이나 소문, 여론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장면이나 사건을 직접묘사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 한 후 마을의 소문과 사람들의 전언으로 작가의 설명이 대신되고 있다.《토지》의 집필동기도 작가 자신이 외할머니에게 들은 외할머니의 친정 거제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1902년 호열자가 창궐할 당시 말을 타고 전답을 둘러보던 지주와 가족들이 모두 호열자로 죽고 여식하나가 생존하였지만,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었지만 벼를 베고 추수할 사람이 없었다는 죽음과 삶의 선명한 빛깔이 작가 자신의 기억 속에 충격적으로 자리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테마로 하였을 뿐만 아니라, 《김약국의 딸들》도 소문에 그 소재를 구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소문과 전해 내려오는 설화적 이야기는 박경리의 주된 관심사로 소설 속에 재현된 것이다. 최참판 가문의 내력, 윤씨부인과 김개주의 사건, 최치수의 죽음, 길상과 서희의 마차전복 사건, 구천과 별당아씨의 생활 등등 대부분이 회상이나 소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커다란 역사적 사건도 민중의 삶의 원경으로 나타나며,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다. 《토지》의 등장인물들은 한결같이 애정이나 가족관계를 평탄하게 누리는 사람이 없다. 윤씨부인과 김개주, 별당아씨와 구천, 월선과 이용, 이상현과 최서희, 강포수와 귀녀, 귀녀와 칠성이, 양현과 영광, 최윤국과 양현, 최윤국과 숙이, 이상현과 봉순, 조용하와 명희, 김두만과 막딸네, 김두만과 서울네, 영광과 강혜숙, 오가다 지로와 유인실, 이홍과 염장, 장연학과 봉순, 조찬하와 명희 , 최상길과 금홍, 이들은 모두 사랑의 파탄을 가져오며 사랑에대한 단절의 개념으로 평생을 한으로 살거나, 한쪽만의 일방적 사랑의 희생이 되거나 하여 『토지』의 비극적 상황을 더욱 짙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권영민이 한국사회의 근대화보다는 격변기를 살아가고 있는 전형적인 인물들의 창조에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한 것도 다양한 인물들이 여러 가지 형태의 관계를 가지면서 여러 가지 사건 속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윤씨부인이 수절하다가 절간에서 동학당의 선봉인 김개주에게 강간을 당하고 불의의 씨인 환이를 낳는 것, 별당아씨와 김환의 등장으로 더욱 최치수는 삶의 파탄과 보복으로 불타오르고 귀녀는 신분상승이라는 야심을 품고 최치수의 육욕적인 사랑을 갈구하다 오히려 칠성이와 더불어 육욕적인 사랑 끝에 살인죄로 죽는다. 강포수의 사랑은 귀녀에게 외면당하고 월선이와 용이의 관능적인 사랑도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애절하게 나타난다.
《토지》는 두 개의 플롯으로 되어 외부세계를 이끄는 것은 독립운동이며 내부세계를 이끄는 것은 남녀의 비극적인 연애로 확대된다.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토지》의 주제는 애욕, 원한, 가족, 민족, 사랑, 해한(解恨) 등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을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자유이며, 그 자유를 자유이게 하는 인간 생명에 대한 중시가 《토지》의 인간주의를 제창하고 있다. 기존의 평자들이 얘기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 어느 한 부분의 주제가 아닌 종합적이고도 복합적인 주제로 이해되어야 한다. 민족문화 감수성의 총체적인 집합체로서 다양한 주제를 수용하여야 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박경리문학전집 21) 푸른 운하 (지식산업사. 1988)
토지 (솔 출판사, 1993년)
《성녀와 마녀》(1960, 4∼1961, 3. 여원)
파시(나남, 1993)
시장과 전장(나남, 1993)
이재선, {한국현대소설사}(홍성사, 1979).
김용성, {한국현대문학사 탐방}(현암사, 1984).
백 철, {조선신문학사조사}(백양당, 1949).
이남덕, [한국문학에 나타난 전통적인 여성상], {여성학}(이화여대 출판부, 1979).
백 철,《한국신문학발달사》, 박영사, 1974
구인환,《한국근대소설연구》, 삼영사, 1977
김윤식,《한국근대문학의 이해》 일지사, 1973
김우종,《한국현대소설사》, 성문각, 1892
김정자,《한국여성소설연구》 신지사, 1991
김윤식,《우리소설의 표정》, 문학사상사, 1981
이튿날 져녁때 환이는 제가 입은 저고리를 벗어 시체를 싸고 이름조차 기억하기 싫은 북쪽 끄트머리 어느 깊은 골짜기에 여자를 묻었다. 얼음조각같이 싸늘한 달이 능선 위에 댕그마니 걸려 있었다. 꺼무꺼 무한 능선과 맞붙은 하늘을, 환이는 그 푸른 은빛 나는 하늘을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서 있었다. 환(幻)이 다. 바람개비같이 돌고 있는 지나간 지상의 세월은 지금 없는 것이다. 진실로 없는 것이다. 자취없는 허 무의 아가리였던 것이다. 여자와 더불어 영원히 사라져버린 바람이었던 것이다. 능선을 감싸듯 푸른 은 빛의 밤하늘, 영겁의 세월이 흐르고 있는 저 머나먼 곳에서 다시 여자를 만날 수 있는가고 환이는 자기 자신에게 물어본다.
'여보?'
'……'
'나 명년 봄까지 살 수 있을런지 ……'
'……'
'산에 진달래가 필 텐데 말예요.'
'그 꽃을 따서 화전을 만들어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당신께, 싶어요, 싶어요 싶어요 싶어요……'
여자의 목소리는 진달래 꽃이파리가 되고 꽃송이가 되고 계속하여 울리면서 진달래의 구름이 되고 진 달래의 안개가 되고 숲이 되고 무덤이 되고, 붉은 빗줄기, 붉은 눈송이, 붉은 구름바다, 그 속을 자신이 걷고 있다는 환각 속에 환이는 쓰러졌다. 꿈속에서 가슴을 쳤다. 여자를 부르고 달려가고 울부짖고, 여 자가 죽어 이별한 뒤 환이는 줄곧 꿈속에서만 울었다.
- 《토지》1부 3권, 316 - 317족.
간통의 역겨운 죄책감이 아닌 낭만주의의 지순지고의 사랑이 사랑에 눈 뜬 구천의 절대여성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시동생과 형수의 패륜적인 운리성은 이미 모든 것으로 부터의 단절을 뜻하는 지리산 속의 외로운 그들의 삶에서는 무의미한 것이다.
《토지》는 어떤 사건, 장면묘사에 있어 구체적인 정황이 제시되기보다 당사자의 회상이나 소문, 여론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장면이나 사건을 직접묘사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 한 후 마을의 소문과 사람들의 전언으로 작가의 설명이 대신되고 있다.《토지》의 집필동기도 작가 자신이 외할머니에게 들은 외할머니의 친정 거제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1902년 호열자가 창궐할 당시 말을 타고 전답을 둘러보던 지주와 가족들이 모두 호열자로 죽고 여식하나가 생존하였지만,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었지만 벼를 베고 추수할 사람이 없었다는 죽음과 삶의 선명한 빛깔이 작가 자신의 기억 속에 충격적으로 자리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테마로 하였을 뿐만 아니라, 《김약국의 딸들》도 소문에 그 소재를 구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소문과 전해 내려오는 설화적 이야기는 박경리의 주된 관심사로 소설 속에 재현된 것이다. 최참판 가문의 내력, 윤씨부인과 김개주의 사건, 최치수의 죽음, 길상과 서희의 마차전복 사건, 구천과 별당아씨의 생활 등등 대부분이 회상이나 소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커다란 역사적 사건도 민중의 삶의 원경으로 나타나며,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다. 《토지》의 등장인물들은 한결같이 애정이나 가족관계를 평탄하게 누리는 사람이 없다. 윤씨부인과 김개주, 별당아씨와 구천, 월선과 이용, 이상현과 최서희, 강포수와 귀녀, 귀녀와 칠성이, 양현과 영광, 최윤국과 양현, 최윤국과 숙이, 이상현과 봉순, 조용하와 명희, 김두만과 막딸네, 김두만과 서울네, 영광과 강혜숙, 오가다 지로와 유인실, 이홍과 염장, 장연학과 봉순, 조찬하와 명희 , 최상길과 금홍, 이들은 모두 사랑의 파탄을 가져오며 사랑에대한 단절의 개념으로 평생을 한으로 살거나, 한쪽만의 일방적 사랑의 희생이 되거나 하여 『토지』의 비극적 상황을 더욱 짙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권영민이 한국사회의 근대화보다는 격변기를 살아가고 있는 전형적인 인물들의 창조에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한 것도 다양한 인물들이 여러 가지 형태의 관계를 가지면서 여러 가지 사건 속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윤씨부인이 수절하다가 절간에서 동학당의 선봉인 김개주에게 강간을 당하고 불의의 씨인 환이를 낳는 것, 별당아씨와 김환의 등장으로 더욱 최치수는 삶의 파탄과 보복으로 불타오르고 귀녀는 신분상승이라는 야심을 품고 최치수의 육욕적인 사랑을 갈구하다 오히려 칠성이와 더불어 육욕적인 사랑 끝에 살인죄로 죽는다. 강포수의 사랑은 귀녀에게 외면당하고 월선이와 용이의 관능적인 사랑도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애절하게 나타난다.
《토지》는 두 개의 플롯으로 되어 외부세계를 이끄는 것은 독립운동이며 내부세계를 이끄는 것은 남녀의 비극적인 연애로 확대된다.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토지》의 주제는 애욕, 원한, 가족, 민족, 사랑, 해한(解恨) 등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을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자유이며, 그 자유를 자유이게 하는 인간 생명에 대한 중시가 《토지》의 인간주의를 제창하고 있다. 기존의 평자들이 얘기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 어느 한 부분의 주제가 아닌 종합적이고도 복합적인 주제로 이해되어야 한다. 민족문화 감수성의 총체적인 집합체로서 다양한 주제를 수용하여야 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박경리문학전집 21) 푸른 운하 (지식산업사. 1988)
토지 (솔 출판사, 1993년)
《성녀와 마녀》(1960, 4∼1961, 3. 여원)
파시(나남, 1993)
시장과 전장(나남, 1993)
이재선, {한국현대소설사}(홍성사, 1979).
김용성, {한국현대문학사 탐방}(현암사, 1984).
백 철, {조선신문학사조사}(백양당, 1949).
이남덕, [한국문학에 나타난 전통적인 여성상], {여성학}(이화여대 출판부, 1979).
백 철,《한국신문학발달사》, 박영사, 1974
구인환,《한국근대소설연구》, 삼영사, 1977
김윤식,《한국근대문학의 이해》 일지사, 1973
김우종,《한국현대소설사》, 성문각, 1892
김정자,《한국여성소설연구》 신지사, 1991
김윤식,《우리소설의 표정》, 문학사상사,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