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혈의 누(1906년)
Ⅱ. 은세계
Ⅲ. 결론
Ⅱ. 은세계
Ⅲ. 결론
본문내용
스르고 흉기를 가지고 산야로 출몰하며 인민의 재산을 강탈하다가 수비대 일병 사오십 명만 만나면 수십명 의병이 더 당치 못하고 패하여 달아나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사망 무수하니 동포의 하는 일은 국민의 생명만 없애고 국가행정상에 해만 끼치는 일이라.
<은세계>(동문사판), 138쪽
이른바 이념형을 표방하는 정치소설적 요소를 가장 선명히 드러낸 작품이어서 일찍부터 많은 연구가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또한, 단성사 중심의 신극운동과도 관련된 것이어서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거니와, 요컨대 <은세계>는 이념형 일변도의 작품이라 평가된다. 이렇듯 이념성 일변도의 소설이 <은세계>이다. 다음에서 <은세계>의 작품에 대해서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5. 정치소설로서의 은세계
신연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신소설 <은세계>는 갑오경장 후의 시대성을 반영하여 가장 혁신적이요, 현실적인 주제를 취급한 작품으로, 한말 양반관료의 전제와 부패성을 척결하고, 이에 대한 강인한 반항과 투쟁을 실천하는 동시에 신학문의 토대 위에 근대적인 정치 개혁의 실현을 절규한 일종의 정치소설 계열에 속하는 소설이다.
6. 등장인물의 유형
등장인물의 성격 중에서 주인공 최병도의 성격을 작품 속에서 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최병도의 인간성이나 개화사상에 대한 주관이나 또는 재물을 구두쇠같이 악을 쓰며 모으려는 욕망, 신학문에 대한 갈구, 더욱이 권세의 압력에 대한 반항의식 등이 거의 다 나타나 있어, 이러한 그의 성격과 확고 부동한 신념은 평소 그가 불타는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관료에 대하여서는 여하히 가혹한 문초에 접할지라도 자기의 초지를 굽히지 않고 끝까지 항거를 지속하였다.
무죄한 백성을 죽이려고 드는 순사또의 잘못을 비난하고 국법에 의한 범죄가 아닌 자를 사형으로 처형하는 불법을 규탄하는 동시에, 백성에게 대한 포학한 정사는 망국의 전조라는 것을 세계 각국의 실계를 들어서 항의하면서 끝까지 굴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로 최병도는 결국 물고령을 받아 입을 찢기고 매가 떨어지는 대로 고개만 끄덕거리는 정도가 되어 생명이 경각에 붙었을 때에야 반송장으로 물고령이 해제되어 집으로 돌려 보내게 되었으나 대관령 마루턱에서 절명하는 지경에까지 다달아도 그의 초지는 꺽이지 않았으며, 이러한 철저한 반항의식은 그가 감영으로 떠나올 때 부인에게 한 말 속에도 나타나 있다.
(최) 우리 나라에서난 녹피에 가로왈자같이 법을 써서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없난 죄를 맨들어 뒤집어 씨우고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있난 죄도 베껴주난 세상이라. 이러한 세상에 재물을 가진 백성이 있으면 그 백성 다스리난 관원에 그 재산을 뺏어 먹으려고 없난 죄를 만들어서 남을 망해놓고 재물을 뺏어 먹는 세상이니 그런 줄이나 알고 지내오. …요새 세상에 돈만 많이 쓰면 놓여나오난 줄은 아지마난 나라를 망하려고 지랄 버럭 버럭 쓰난놈의 턱 밑에 돈표를 써서 드리밀고 살려달라 놓아달라 그 따위 청하고 싶은 마음을 없는 걸 죽이거나 살리거나 제할대로 하라지.
백성들의 반발심은 최병도의 동지로 역시 정치 개혁에 뜻을 두고 있는 김정수의 소리 한마디로 마을 사람들이 최병도 집 사람 마당에 모여 왔을 때 김정수의 말에 의하여 행동으로 점화될 수 있었으니
(김) 이애 이동내 백성들 보아라, 나난 오날 민요 장두로 나서서 원주 감영 장차 몇 놈을 때려 죽일 터이니 너이들이 내말을 들을터이냐.
경금 백성들이 신이나서 대답을 하난대 마당이 와글와글 한다.
(백성) 네 소인들이 내일 감영에 다 잡혀가서 죽더래도 서방님 분부 한마디만 있으면 무슨 일이던지 하라시난대로 거행하겠읍니다.
(김) 응 민요를 꾸미난 놈이 살 생각을 하여서는 못쓰는 법이다. 누구던지 죽기를 겁내난 사람이 있거든 여기 있지말고 나가고 나와같이 강원 감영에 잡혀가서 죽을 작정 하는 사람만 나서서 몽둥이 하나식 가지고 장차들을 막 패 죽여라.
그 소리 뚝 떨어지며 동내 백성들이 몽둥이난 들었던지 아니 들었던지 아우성 소리를 지르며 장차에게로 달려드난대 장차의 목숨은 당장 뭇 발길에 떠러질 모양이라.
이와 같이 백성들은 어떠한 계기만 있으면 지방관료에 대한 평소의 고조되었던 반감이 폭발되어 행동으로 옮겨져 자기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싸울 수 있는 단계에까지 달하였다는 것은 한편에서 관리의 학정이 얼마나 가혹했는가 하는 것을 실증하는 것이다.
7. <은세계>의 문학사적 의의
작품 내용에 있어서 종래의 일반적인 유형인 가정소설의 테두리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인 배경 속에서 최병도 일가를 객관화하였다는 점은 <은세계>를 천편일률적인 가정소설의 유형에서 벗어나서 객관소설의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였다.
또한 이 작품 속에 흐르는 탐관오리나 매관매직에 얽힌 사회상이 오늘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니 <은세계>의 시대성에 대한 첨예한 관점은 높이 사야 할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그러나 이 작품은 전반부의 강렬한 저항정신과는 달리 후반부의 외세 영합적 순응 태도가 괴리를 보임으로써, 저항과 순응이라는 당시 상반된 현실 인식의 동시적 투영이거나 전반 · 후반이 서로 다른 소설이라고 보는 견해들을 가능하게 한다.
Ⅲ. 결론
정치소설의 본질을 혼신의 힘으로 파악한 문제적 개인 이인직은 귀국하여 한국현실을 정확히 포착한 결과로 정치소설의 '결여 형식'인 신소설 <혈의 누>라는 걸작을 썼다. 그것은 이념성과 흥미성의 절묘한 균형감각 위에 설정된 것이고, 그 때문에 그것은 새로운 소설 형식의 창출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그가 놓인 정치적 상황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해갔다. 러일전쟁, 통감부 설치, 한일합방 등의 숨가쁜 변화에 이인직은 재빨리 대응하였다. <귀의 성> <치악산>으로 대표되는 흥미 위주의 작품과 이념 일변도의 <은세계>가 동시에 씌어졌다. 끝내 <모란봉>에까지 나아갔지만 그러나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국면에 부딪쳤다. 이인직 그는 <혈의 누> 한 편만을 썼다. 처음도 그것이고 끝도 그것이다. 1906년에서 1913년까지 십여년이 흘렀다. 그는 누구도 무시 못할 정치가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정치소설은 마침내 정치현실 자체였다. 이 순간 우리 개화기소설은 종말을 고한다.
<은세계>(동문사판), 138쪽
이른바 이념형을 표방하는 정치소설적 요소를 가장 선명히 드러낸 작품이어서 일찍부터 많은 연구가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또한, 단성사 중심의 신극운동과도 관련된 것이어서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거니와, 요컨대 <은세계>는 이념형 일변도의 작품이라 평가된다. 이렇듯 이념성 일변도의 소설이 <은세계>이다. 다음에서 <은세계>의 작품에 대해서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5. 정치소설로서의 은세계
신연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신소설 <은세계>는 갑오경장 후의 시대성을 반영하여 가장 혁신적이요, 현실적인 주제를 취급한 작품으로, 한말 양반관료의 전제와 부패성을 척결하고, 이에 대한 강인한 반항과 투쟁을 실천하는 동시에 신학문의 토대 위에 근대적인 정치 개혁의 실현을 절규한 일종의 정치소설 계열에 속하는 소설이다.
6. 등장인물의 유형
등장인물의 성격 중에서 주인공 최병도의 성격을 작품 속에서 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최병도의 인간성이나 개화사상에 대한 주관이나 또는 재물을 구두쇠같이 악을 쓰며 모으려는 욕망, 신학문에 대한 갈구, 더욱이 권세의 압력에 대한 반항의식 등이 거의 다 나타나 있어, 이러한 그의 성격과 확고 부동한 신념은 평소 그가 불타는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관료에 대하여서는 여하히 가혹한 문초에 접할지라도 자기의 초지를 굽히지 않고 끝까지 항거를 지속하였다.
무죄한 백성을 죽이려고 드는 순사또의 잘못을 비난하고 국법에 의한 범죄가 아닌 자를 사형으로 처형하는 불법을 규탄하는 동시에, 백성에게 대한 포학한 정사는 망국의 전조라는 것을 세계 각국의 실계를 들어서 항의하면서 끝까지 굴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로 최병도는 결국 물고령을 받아 입을 찢기고 매가 떨어지는 대로 고개만 끄덕거리는 정도가 되어 생명이 경각에 붙었을 때에야 반송장으로 물고령이 해제되어 집으로 돌려 보내게 되었으나 대관령 마루턱에서 절명하는 지경에까지 다달아도 그의 초지는 꺽이지 않았으며, 이러한 철저한 반항의식은 그가 감영으로 떠나올 때 부인에게 한 말 속에도 나타나 있다.
(최) 우리 나라에서난 녹피에 가로왈자같이 법을 써서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없난 죄를 맨들어 뒤집어 씨우고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있난 죄도 베껴주난 세상이라. 이러한 세상에 재물을 가진 백성이 있으면 그 백성 다스리난 관원에 그 재산을 뺏어 먹으려고 없난 죄를 만들어서 남을 망해놓고 재물을 뺏어 먹는 세상이니 그런 줄이나 알고 지내오. …요새 세상에 돈만 많이 쓰면 놓여나오난 줄은 아지마난 나라를 망하려고 지랄 버럭 버럭 쓰난놈의 턱 밑에 돈표를 써서 드리밀고 살려달라 놓아달라 그 따위 청하고 싶은 마음을 없는 걸 죽이거나 살리거나 제할대로 하라지.
백성들의 반발심은 최병도의 동지로 역시 정치 개혁에 뜻을 두고 있는 김정수의 소리 한마디로 마을 사람들이 최병도 집 사람 마당에 모여 왔을 때 김정수의 말에 의하여 행동으로 점화될 수 있었으니
(김) 이애 이동내 백성들 보아라, 나난 오날 민요 장두로 나서서 원주 감영 장차 몇 놈을 때려 죽일 터이니 너이들이 내말을 들을터이냐.
경금 백성들이 신이나서 대답을 하난대 마당이 와글와글 한다.
(백성) 네 소인들이 내일 감영에 다 잡혀가서 죽더래도 서방님 분부 한마디만 있으면 무슨 일이던지 하라시난대로 거행하겠읍니다.
(김) 응 민요를 꾸미난 놈이 살 생각을 하여서는 못쓰는 법이다. 누구던지 죽기를 겁내난 사람이 있거든 여기 있지말고 나가고 나와같이 강원 감영에 잡혀가서 죽을 작정 하는 사람만 나서서 몽둥이 하나식 가지고 장차들을 막 패 죽여라.
그 소리 뚝 떨어지며 동내 백성들이 몽둥이난 들었던지 아니 들었던지 아우성 소리를 지르며 장차에게로 달려드난대 장차의 목숨은 당장 뭇 발길에 떠러질 모양이라.
이와 같이 백성들은 어떠한 계기만 있으면 지방관료에 대한 평소의 고조되었던 반감이 폭발되어 행동으로 옮겨져 자기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싸울 수 있는 단계에까지 달하였다는 것은 한편에서 관리의 학정이 얼마나 가혹했는가 하는 것을 실증하는 것이다.
7. <은세계>의 문학사적 의의
작품 내용에 있어서 종래의 일반적인 유형인 가정소설의 테두리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인 배경 속에서 최병도 일가를 객관화하였다는 점은 <은세계>를 천편일률적인 가정소설의 유형에서 벗어나서 객관소설의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였다.
또한 이 작품 속에 흐르는 탐관오리나 매관매직에 얽힌 사회상이 오늘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니 <은세계>의 시대성에 대한 첨예한 관점은 높이 사야 할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그러나 이 작품은 전반부의 강렬한 저항정신과는 달리 후반부의 외세 영합적 순응 태도가 괴리를 보임으로써, 저항과 순응이라는 당시 상반된 현실 인식의 동시적 투영이거나 전반 · 후반이 서로 다른 소설이라고 보는 견해들을 가능하게 한다.
Ⅲ. 결론
정치소설의 본질을 혼신의 힘으로 파악한 문제적 개인 이인직은 귀국하여 한국현실을 정확히 포착한 결과로 정치소설의 '결여 형식'인 신소설 <혈의 누>라는 걸작을 썼다. 그것은 이념성과 흥미성의 절묘한 균형감각 위에 설정된 것이고, 그 때문에 그것은 새로운 소설 형식의 창출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그가 놓인 정치적 상황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해갔다. 러일전쟁, 통감부 설치, 한일합방 등의 숨가쁜 변화에 이인직은 재빨리 대응하였다. <귀의 성> <치악산>으로 대표되는 흥미 위주의 작품과 이념 일변도의 <은세계>가 동시에 씌어졌다. 끝내 <모란봉>에까지 나아갔지만 그러나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국면에 부딪쳤다. 이인직 그는 <혈의 누> 한 편만을 썼다. 처음도 그것이고 끝도 그것이다. 1906년에서 1913년까지 십여년이 흘렀다. 그는 누구도 무시 못할 정치가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정치소설은 마침내 정치현실 자체였다. 이 순간 우리 개화기소설은 종말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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