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멀비의 [시각적 쾌락과 서사 영화]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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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정신분석과 여성론이 결합된 영화 비평
2. 가부장제적 시선과 시선의 사회성
3. 대상화와 동일시의 이분법
4. 시선과 대상화
5. 동일시의 중첩성

본문내용

시할 수 있어도 전체적으로 동일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물론 부분적인 동일시가 전체적인 동일시를 유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동일시보다는 부분적인 동일시가 훨씬 용이하다고 말할 수 있다. 적어도 동일시란 멀비가 전제하듯 항상 인물과의 전체적인 동일시의 형태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따라서 관객이 인물과 자신을 일대일로 동일시한다고 쉽사리 전제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동일시에 대한 논의는 그것이 항상 상대화될 여지를 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전체적인 동일시'에 얽매이지 않고 '부분적인 동일시'를 매개로 생각하면, 동일시란 어떤 의미에서 훨씬 다양하고 자유롭고 즐거우며 실천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멀비가 강조하듯 무의식의 차원에서 관객이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다 하더라도, 의식의 차원에서는 이 동일시를 상대화시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부분적인 동일시가 동일시를 상대화시킨다는 사실은 관객이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도 동시에 그에게서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관객이 인물의 어떤 면에 자신을 부분적으로 동일시하지만 다른 면들에 대해서는 동일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분적인 동일시는 손쉽고 유용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객이라면 이를 통해 전체적인 동일시를 통하는 것보다 더욱 다채로운 쾌락을 맛볼 수도 있다. 관객은 쾌락이 보장되는 만큼 쾌락을 주는 곳을 따라 마음껏 움직이며 동일시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인물의 이런 면 저런 면, 혹은 이 인물 저 인물을 그때그때 옮겨다니며 원하는 대로 동일시할 때, 그 행위의 개방적인 자유로움이야말로 쾌락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동일시는 멀비의 설명대로 무의식적인 강제에 이끌려 수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능한 다양한 동일시 가운데 관객이 자기 욕구와 필요에 따라 선택해 나가는 적극적인 행위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이러한 적극적인 동일시를 통해, 관객은 영화를 창조적으로 소비할 수 있고, 영화를 보며 스스로를 실천적으로 구성해나갈 수 있다.
이처럼 관객이 동일시를 통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구성해나가는 실천을 한다고 보면, 실제로 관객이 인물과 전체적으로 동일시하는 경우도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동일시는 멀비가 생각하듯 라캉이 말하는 상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만이 아니라, 관객이 매우 창조적인 상상력의 힘으로 이루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관객이 자신의 현실과는 다른 상황 속에 있는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은, 현실적 차이를 뛰어넘어 인물의 상황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 관객의 적극적인 상상력이 개입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관객이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행위는 자신이 그 인물과 같다고 착각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인물이 처한 상황에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일이다. 영화를 보며 인물과 동일시할 때, 관객은 인물과 수동적으로 또 평면적으로 동일시한다기보다는 타인의 상황을 자신의 상황으로 여기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동일시의 기반은 무의식이 아니라 상상력이다. 이 상상력은 인물의 상황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인식, 그 상황에 대응하는 인물의 행동에 대한 판단, 그 상황 속에서 인물이 체험하는 감정에 대한 공감 등을 포함하는 매우 종합적인 능력이다. 동일시의 아래에 현실인식과 도덕적 판단과 정서적 공감을 포함하는 상상력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동일시의 체험을 통해 관객은 자신의 삶을 실천적으로 구성해나갈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상상력은 관객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영화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역으로 영화 속의 일을 자기 일로 여기고,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동일시란 창조적인 상상력의 힘으로 관객이 이루어내는 실천적 행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일시를 남성 관객이 가부장제 아래에서 주입받은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 수동적인 행위라고 보는 멀비의 관점은 영화를 보는 행위가 지닌 가능성을 극단적으로 제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멀비의 논의가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을 안게 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사회를 보는 결정론적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주체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이다. 멀비의 논의에서 이 둘은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 가부장제는 고정불변의 지배체제로서 사회적 관계와 그 관계 속의 개별 주체를 절대적으로 결정한다고 전제하면, 개별 주체의 무의식은 가부장제의 욕망에 의해 철저하게 구조화된다는 결론에 귀착한다. "가부장제 사회의 무의식"(the unconscious of patriarchal society)을 드러내기 위해 정신분석을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멀비의 의도는 가부장제 사회가 개별 주체의 무의식까지 지배하고 결정하게 되었다는 전제와 결론을 깔고 있다.
물론 이런 멀비의 관점은 가부장제 사회를 비판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뚜렷한 정치적 의식을 가진 여성론의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이해해줄 수 있다. 그러나 멀비의 관점은 오히려 가부장제를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가부장제의 절대적 지배성을 강조하고 비판하려는 의도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부장제를 절대화시키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멀비의 분석대로라면 남자든 여자든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으며, 그녀가 제안하는 대안적 영화를 만들거나 볼 주체가 형성될 이론적 여지도 찾기 힘들다. 개별 주체에게 저항과 실천의 여지를 전혀 주지 않고, 가부장제 체제가 항상 직면하는 도전과 투쟁을 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 체제가 갈등과 저항 속에서 변화를 향해 열려 있다는 관점에서, 개별 주체가 이 변화를 위해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이런 토대 위에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분석하는 일일 것이다. 또한 이런 분석은 관객이 영화를 보는 행위에 실천적인 성격이 포함되고, 관객의 시선이 중첩성과 복합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며, 영화의 서사를 지배적 시선으로 환원해 설명하는 대신 지배적 시선이 영화의 서사 안에서 상대화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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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5페이지
  • 등록일2004.10.02
  • 저작시기2004.10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69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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