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을 읽고 - 그들의 몰락원인

본문내용

그래서 그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일단 정서적인 면이 너무 강해서 상인이 되는 것도 불가능했지만, 그렇다고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음악가가 되는 것도 불가능했다. 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이 꼭 예술적 재능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한 육체와, 창조에 대한 강한 의지가 필요한데 하노에게는 이것이 부족했다. 그와 비슷한 상태에 놓여있는 크리스챤은 비록 예술적으로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신의 어릿광대 기질로 이럭저럭 사회성을 발휘해가며 살아나간다. 그러나 하노의 경우에는 그러한 사회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누구보다 고독하게 묘사된 그는 삶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고, 오직 죽음에 대한 몽상만 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티푸스에 걸려, 삶에 대한 의지없이 십대의 나이에 요절하고 만다.
# 나가며
앞서 언급했던 건강한 시민의 상은 후대에 갈수록 그 자취를 감추고 만다. 몰락의 실마리가 되는 삶에 대한 의심, 애착의 상실, 죽음에 대한 친근감과 상업정신의 상실 등은 대를 거듭할수록 뚜렷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지막 후계자인 하노에게 있어서 삶은 무의미했고, 죽음보다 더 괴로운 것이었다. 하노가 요절하지 않았더라도 회사의 행로는 아마 비슷했을 것이다. 하노의 모습을 볼 때, 그가 회사를 꾸려나가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은 후계자들의 변화로 인해 집안의 영화와 부귀를 잃어야만 했다. 이는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내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붕괴로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작가가 의도했던 진정한 부덴브로크가의 몰락사가 아닐까 싶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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