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철학 세번째 이야기-신화(神話)의 탄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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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때문이다. 남근중심주의는 단순한 남근 숭배가 아니다. 남근중심주의는 원시 인류의 혼란스럽고 모순에 가득 찬 성 관념, 더 나아가 세계관을 쓸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채워 넣었다. 남근 숭배 속에는 남근에 대한 원시적 공포, 즉 신성함 앞에서 전율하고 때로는 황홀해 하는 정서가 없다. 공포가 있다면 거세(去勢)의 공포가 있을 뿐이고, 오히려 파시즘을 연상시키는 전일적(全一的)인 지배와 복종의 체계, 논리와 이성으로 무장된 남성 쇼비니즘만이 있을 뿐이다. 세계는 남근적 질서에 따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세계로 재창조된다. 인류의 원시적인 신화 속에는 우주 발생 과정이 하느님의 세계 창조와 같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주체의 제작 과정이 아니라 자연의 소박한 자기 재생산 과정으로서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이제 질서와 혼돈(빛과 어둠), 주체와 객체, 말씀(logos)과 물질, 신과 세계, 인간과 자연, 정신과 육체, 이성과 감성, 형상(形相)과 질료, 지배와 복종, 남자와 여자, 도덕과 욕망이 날카롭게 구분되고 대립되는, 그러면서도 언제나 전자가 승리하는 새로운 이원론(二元論)의 왕국이 열린다. 태초에 말씀 하나로 세계를 창조하신 남자 하나님(He-God)은 과연 누구의 후예인가? 질서, 광명, 남자를 창조한 선의 원리 대 혼돈, 어둠, 여자를 창조한 악의 원리를 대비시킨 피타고라스는? 플라톤의 관념론은? 또 아버지는 아이의 형상인 또는 목적인이며 반면에 어머니는 태아에게 피를 공급하는 질료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육체를 부정하게 보는 금욕주의
) 육체를 부정하게 보는 사고는 사실 오르페우스교에 기원을 둔 것이다. 그러
나 오르페우스교에서는 신비스러운 비교(秘敎) 의식을 통해 혼의 정화를 꾀했
는데, 이것은 사실 원시 사회의 종교적 제의 및 광란의 축제와 맥을 같이 하
는 것이므로 엄밀히 말하면 금욕주의와는 정반대다.
와 서구 세계를 오랫동안 지배했던 기독교는? 이 낡은 체계의 최후의 계승자이자 최초의 전복자인 프로이트와 라깡은? 너무 어려운 이야기는 그만두자. 여기서 남근중심주의와 로고스중심주의가 동일한 구조를 갖는 것으로 파악하여 데리다(Derrida)를 끌어들이거나, 현대의 심오한 페미니스트들, 예컨대 이리가라이(L. Irigaray)나 크리스테바(J. Kristeva)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입문적 소개에 불과한 이 글에서 그런 논의를 지리하게 계속하는 것은 호기심 많은 독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신화라는 것은 과거의 골동품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곁에 놓여 있는 일상용품이다. 끊임없이 수리되고 재창조되는 일상용품! 우리가 신화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비추는 거울, 상상적 허구 속에서 작동하는 반사경(speculum)이기 때문이다. 거울을 닦으면서 다시 생각해 보자. 어차피 우리는 신화라는 거울을 통해서만 오래 전에 잊혀져 버린 태고적 인류의 자화상, 이제는 은폐되고 위장되어 무의식 속으로 깊이 깊이 숨어 버린 자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낡은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실천적 전략은 무엇일까? 어차피 우리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내고, 우리가 만든 신화 속에 갇혀서 산다. 신화에 대한 비판과 분석까지도 그러한 순환의 고리를 완전히 잘라 버리지는 못할 것이다. "We are all just prisoners here of our own device(우린 모두 다 우리 자신이 고안한 것에 갇혀 사는 죄수들일 뿐)"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하지만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인간의 성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먼길을 가야 하니까......

키워드

,   철학,   신화
  • 가격1,300
  • 페이지수8페이지
  • 등록일2005.03.27
  • 저작시기2005.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90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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