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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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 지났을까? 동료와 뒤늦게 합류하려는 사람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가뭄에 한 줄기 단비가 내리듯 엄청나게 기뻤다. 가슴 한구석에는 또 다른 근심이 있었다. 원래 암벽에서는 남의 줄을 타고 내려가는 것은 거의 '금기사항'이었기 때문에 부탁하기도 좀 그랬다. 하지만 나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했다. 그러니 선뜻 내려가라고 자일을 내려주는 것이었다.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다. 내 프로필(?)을 말하고는 다음에 산에서 만나면 꼭 은혜를 갚겠다는 말을 하면서 내려왔다.
사람들은 왜 암벽을 하는 것일까? 요즈음 게임 매니아들을 보면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리니지 등에 몰입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이의 해석에 따르면, 이러한 것들에 의해 의문들을 조금 풀 수 있을 것이다. 대단히 위험한 것 자체를 즐기는 것, 극도의 긴장감을 즐기는 것,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일을 해낼을 때의 말할 수 없는 희열이나 성취감 등등.. 그런 감정 때문에 암벽을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어딜가든 그러한 압박감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대인의 수많은 질병의 많은 원인은 심적인 불균형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여가를 통해 그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은 대단히 현명하고도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그것의 하나의 방법으로 암벽등반은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옛날 사람들에게 높은 산이 숭배의 대상이었다. 우뚝 솟은 산의 모습은 사람들이 범접하기 쉽지 않은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 그곳을 오르려는 행위가 시도되었고, 산에 오르다 맞닥드리는 절벽을 오르려는 욕망을 실현하게 되었다. 그 난관을 극복했을 때 사람들은 많은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죽을지도 모르는 '난관'이지만 그 것을 해냈을 때를 생각하며 '인생역정'이라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끝없이 오르는 것이 아닐까...
한편 이런 것들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람들을 등한시하고 욕을 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나도 몇 번 욕을 먹어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자기와는 다른 삶을 산다고 해서 비관하고 욕하고 하는 것을 보니 한심한 생각과 정말 못 배운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역으로 생각해서 나와 다른 의미있는 삶을 산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암벽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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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스릴 스포츠,   인간은 왜 스릴을 즐길까?,   바위쟁이,   특별한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