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홍길동전』을 비롯한 한국의 의적소설
Ⅱ. ‘프리드리히 실러’의 「군도」
Ⅲ. 의적소설로서의 『군도』와 『홍길동전』 비교
Ⅳ. 정리
Ⅱ. ‘프리드리히 실러’의 「군도」
Ⅲ. 의적소설로서의 『군도』와 『홍길동전』 비교
Ⅳ. 정리
본문내용
한 능력과 세계의 모순을 인식하고 그 세계에 저항하며 자신의 이상적 세계를 향하여 탐색해 나가는 것으로 주요 패턴을 이룬다. 역사에 기록된 인물들 가운데 당대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도적의 우두머리는 정사에 기록된 대로라면 민심을 교란시키고 국정을 어지럽힌 포악한 화적때이며 때로는 백성들과 합류하여 반역의 주모자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적의 우두머리가 정치적 혼란기의 서민들에게는 나쁜 화적패가 아니라 서민들의 욕구불만을 대변하여 해소해 주는 의로운 도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의적의 이야기는 당대 뿐만 아니라 후세에도 전해져 서민층에서는 영웅으로 우상화되고 집단적 카타르시스를 가져온다. 특히 역사적 위기나 격동기에 있어서 의적은 대단히 미화되어 초월적 능력을 가진 탁월한 영웅으로까지 부각되며 이러한 의적의 스토리가 소설의 주요 모티프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소설구조가 성행하거나 독자들의 압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그 사회의 분위기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문제적 개인은 반드시 문제되는 시대가 선행하여 그러한 인물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정에 달해 있을 경우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군도』에 등장하는 주인공 카를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인물인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일단 카를은 신분적 특성에서 보았을 때, 사회적으로 천한 신분이 아닌 백작집안의 장남이다. 또한 그는 사회에 대해 불만,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실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슈피겔베르크라는 인물의 설득에 마음이 움직여 도적단을 조직하게 된다. 카를은 사회 변혁의 의지를 갖고 도적단을 조직했다기 보다는 단순히 ‘보복’의 목적으로 도적 활동을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처럼, 『군도』에서는 상대적으로 의적소설의 특징이 덜 부각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 글이 쓰여질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의적’이라는 것을 간절히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던 시기라 보기 힘들다. 한편 작품 전체 5막 가운데에서도 의적단으로서의 카를 일당의 활동에 대한 묘사보다는 기성사회로 대변할 수 있는 아버지와 프란츠와의 갈등, 아버지와 카를과의 갈등, 등장인물 내부에서의 갈등 등에 대한 묘사가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웅으로서의 카를의 모습이라든지 하층민들의 애환을 대변하는 모습도 그다지 드러나 있지 않다. 카를 일당의 행태는, 보통의 도적과는 달리 악하고 부유한 사람들의 물건을 빼앗아 돈없는 고아나 청년들을 위해 베푸는 점에 있어서 홍길동과 같은 의적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악한 일을 행하는 적대적 위치에 놓인 도적이 아니라, 서민층을 도와주는, 그들에게 영웅으로 인식되는 도적, 곧 ‘의적’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군도』 역시 『홍길동전』과 더불어 의적소설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적소설이며 그 연구도 활발하게 행해져 있는『홍길동전』에서는, 본격 의적의 모습을 한 홍길동이 등장하여 설화 속 주인공들이 보여 주었던 나약함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조정에서 내려보낸 우포장을 희롱하고 악덕 관리를 징치하고 있다. 또한 왕까지도 농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특기할 만하다. 그는 스스로 붙들려 주어 왕 앞에 나가서는 변신술로 간단히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보인다.
『홍길동전』의 경우에는 앞 절에서 살펴본 것처럼 강한 사회 개혁의 의지를 보이며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데 일조한 점에서 실러의『군도』와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다.
Ⅳ. 정리
독일의 ‘슈트름 운트 드랑’의 정신을 반영한 실러의 『군도』는 자유와 사회 비판, 젊은 나이의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 등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홍길동전』과 같은 많은 의적소설들에 비해 그 특징은 상당히 미약하다고 생각된다. 나름대로의 사회비판적인 성격은 많이 지니고 있으나 본격적인 의적소설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다.
또한 법을 비롯한 사회제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가 싶었으나, 결국 작품의 마지막에서는 주인공이 법의 심판에 자신을 내맡긴다는 설정을 통해 무법과 무질서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비록 의적소설로서 자리매김 하지는 못했지만, 문학사적 위치에 있어서나 작품 자체가 지니는 특성으로 미루어 보거나 실러의 『군도』는 상당히 매력있고, 마력을 지닌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군도』에 등장하는 주인공 카를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인물인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일단 카를은 신분적 특성에서 보았을 때, 사회적으로 천한 신분이 아닌 백작집안의 장남이다. 또한 그는 사회에 대해 불만,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실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슈피겔베르크라는 인물의 설득에 마음이 움직여 도적단을 조직하게 된다. 카를은 사회 변혁의 의지를 갖고 도적단을 조직했다기 보다는 단순히 ‘보복’의 목적으로 도적 활동을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처럼, 『군도』에서는 상대적으로 의적소설의 특징이 덜 부각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 글이 쓰여질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의적’이라는 것을 간절히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던 시기라 보기 힘들다. 한편 작품 전체 5막 가운데에서도 의적단으로서의 카를 일당의 활동에 대한 묘사보다는 기성사회로 대변할 수 있는 아버지와 프란츠와의 갈등, 아버지와 카를과의 갈등, 등장인물 내부에서의 갈등 등에 대한 묘사가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웅으로서의 카를의 모습이라든지 하층민들의 애환을 대변하는 모습도 그다지 드러나 있지 않다. 카를 일당의 행태는, 보통의 도적과는 달리 악하고 부유한 사람들의 물건을 빼앗아 돈없는 고아나 청년들을 위해 베푸는 점에 있어서 홍길동과 같은 의적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악한 일을 행하는 적대적 위치에 놓인 도적이 아니라, 서민층을 도와주는, 그들에게 영웅으로 인식되는 도적, 곧 ‘의적’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군도』 역시 『홍길동전』과 더불어 의적소설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적소설이며 그 연구도 활발하게 행해져 있는『홍길동전』에서는, 본격 의적의 모습을 한 홍길동이 등장하여 설화 속 주인공들이 보여 주었던 나약함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조정에서 내려보낸 우포장을 희롱하고 악덕 관리를 징치하고 있다. 또한 왕까지도 농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특기할 만하다. 그는 스스로 붙들려 주어 왕 앞에 나가서는 변신술로 간단히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보인다.
『홍길동전』의 경우에는 앞 절에서 살펴본 것처럼 강한 사회 개혁의 의지를 보이며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데 일조한 점에서 실러의『군도』와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다.
Ⅳ. 정리
독일의 ‘슈트름 운트 드랑’의 정신을 반영한 실러의 『군도』는 자유와 사회 비판, 젊은 나이의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 등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홍길동전』과 같은 많은 의적소설들에 비해 그 특징은 상당히 미약하다고 생각된다. 나름대로의 사회비판적인 성격은 많이 지니고 있으나 본격적인 의적소설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다.
또한 법을 비롯한 사회제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가 싶었으나, 결국 작품의 마지막에서는 주인공이 법의 심판에 자신을 내맡긴다는 설정을 통해 무법과 무질서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비록 의적소설로서 자리매김 하지는 못했지만, 문학사적 위치에 있어서나 작품 자체가 지니는 특성으로 미루어 보거나 실러의 『군도』는 상당히 매력있고, 마력을 지닌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