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신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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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핑계 Ⅰ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어
남편을 잘못 만났어
난 지지리도 운이 없어
뭘 하고 싶어도 돈이 있어야 하지
학벌이 안 좋아서 힘들어
난 여자잖아
사람들 앞에 서면 아무 말도 못 하겠어
그때 그 사고만 없었어도…
부모한테 받은 게 아무 것도 없어
도대체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어

핑계 Ⅱ
왜 나한테는 기회가 안 오는거야?
왜 이리 자식복이 없을까?
이 몸으로 뭘 할 수 있겠어?
도무지 집중이 안 되는 걸 어떡해
나 실연당했어
상사를 잘못 만났어
부하직원들이 하나같이 맘에 안 들어
보고 배울 만한 사람이 없어
사내자식이 어떻게 그런 걸 해?
내 얼굴로는 절대 성공 못 해
미안해, 깜빡했어

핑계 Ⅲ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이겨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
난 중학교밖에 못 나왔어
사람들은 내 말을 무시해
사람들은 내 흉터만 봐
가족이 아니라 웬수라니까
이 일은 적성에 안 맞아
난 부양가족이 너무 많아
너무 늦게 철들었어
지금은 너무 바빠, 다음에 할게

본문내용

이 비틀려서 언제나 찡그린 얼굴에 발음이 새었다. 부모는 장애를 가진 그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못했다. 돌봐야 할 아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장의 꿈은 정치가였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스물 아홉의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되었다. 그리고 16년 동안 국민의 편에서 일해 왔다. 그는 마침내 자유당의 당수가 되었다. 총리 선거에 나가게 된 그에게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었다. 선거는 치열하고도 비열한 게임이었다. 신문과 잡지에서 그의 찡그린 얼굴 특징을 묘사한 우스꽝스러운 만화를 실었고, 보수당에서는 그것들을 선거 홍보물로 사용했다. 그는 생전 처음 겪는 치욕과 싸워야 했다. 상대편은 대놓고 그를 비웃었다. 사실 보수당에서 장 크레티앙은 무서운 적이었다. 그는 재무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은 물론, 부총리까지 지낸 경험이 있었다. 그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다 하나였다. 철저히 그를 무시하면서 상처를 입히는 것.
마침내 유세가 시작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유세현장에 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청중 속에는 보수당 사람이 섞여 있었다. 그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장을 노려보았다. 장은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면서 유세를 시작했다. “저...저는 지...질병과 영양부족으로 귀가 안 들리고..., 입 주위 근육이 마비되어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그 때문에 수많은 날들을 고민 속에 지내야 했지만, 지, 지금은 그런 고민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 다, 다만... 저의 어눌한 말솜씨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의지를 제대로 여러분께 전달하지 못할까봐... 그, 그것이 지금의 저에게 고민입니다.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연설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때였다. 보수당 사람이 큰 소리로 외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 한 나라를 대표하는 총리에게 언어장애가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이라고, 말더듬이를 총리로 내세울 셈이오?” 유세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그는 뒤돌아 멀리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도 무시하지 못할 자존심이 있었다. 장은 마이크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더듬거리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유세장에 울려 퍼졌다. “저...저는, 말은 잘 못 하지만...,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합니다.” 그 한 마디에 반대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청중들은 다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캐나다의 스무 번째 총리가 되었다. 자존심에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을 비웃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18 “너무 늦게 철들었어”
티티는 밤이 깊으면 도둑고양이처럼 뒷골목을 누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물건을 훔친다. 소매치기로 돈을 만들어 술과 약을 산다. 친구들은 티티를 두려워했고 멋지다고 치켜세웠다. 때려 부수고 두들겨 팰 때만큼은 살아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골목에 버려진 지저분한 휴지조각과 다를 바 없었다. 고약한 술 냄새와 약에 찌들어 노랗게 변한 눈, 피투성이가 된 옷과 여기저기 멍들고 찢어진 흔적, 열여섯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생을 다 살아버린 것처럼 희망이 없었다. 누구나 그를 티티라고 불렀다. ‘도시의 비행청소년’이라는 뜻으로, 사고뭉치 흑인 불량소년에게 썩 잘 어울리는 별명이었다.
가나 출신의 이민자 티티의 아버지는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실력이 대단치 않아 축구를 그만두고 직업을 가지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가족이 자리 잡은 곳은 파리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고 부랑아, 갱, 매춘부 소굴이 득시글대는 지역이었다. 그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점차 거리를 닮아가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니?” 또 나가려는 티티를 아버지가 붙잡았다. 티티는 건들거리며 팔을 뿌리쳤다.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그날, 이웃 동네 갱들과 싸움이 붙었다. 서로 무기를 가지고 나오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한 녀석의 품에서 번뜩이는 물건이 튀어나왔다. 티티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대신 친구가 칼을 맞아 싸늘하게 식어가는 장면을 똑똑히 목격했다. 티티는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 달렸다. 땀과 피에 젖은 티티는 아버지의 품에 쓰러졌다. 마침내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버지, 나 좀 살려줘요.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무서워요.”
일주일을 호되게 앓고서야 비로소 티티는 정신을 차렸다. 그의 침대 맡에는 새 축구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아는 모든 기술을 가르쳤다. 티티의 운동신경은 수준급이었다.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실력이 늘었다. 어느새 자신이 가르칠 만한 수준을 넘어선 것을 알게 된 아버지는 모든 재산을 정리했다. 그리고 아들을 최고의 축구 명문 아카데미인 클레르 퐁텐(Clair Fontaine)에 입단시켰다. 그곳에서 티티는 비로소 자신의 재능에 눈뜨기 시작했다. 188cm에 가까운 훤칠한 키에 흑인 특유의 탄력으로 상대방 골대를 헤집으면, 그를 막아낼 수 있는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더 이상 상대를 찾지 못한 티티는 명문 프로구단과 계약을 하고 정식 프로선수가 되었다. 그의 시합에는 언제나 아버지도 관중석 한 자리를 지켰다. 티티의 팀은 유럽 청소년 축구대회 우승컵을 차지하게 되었다. 시상식을 마친 아들은 아버지를 꽉 끌어안았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쯤 갱단이 되었거나 감옥에 있었을 거예요. 고마워요, 아버지. 당신은 내가 만난 최고의 축구선수예요.” 아버지는 목멘 소리로 대꾸했다. “나에게도 그렇단다, 아들아.” 티티는 그 후에 2년 연속 프랑스 축구 유망주 상을 휩쓸었다. 98년에는 프랑스 월드컵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조별예선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해 조국 프랑스에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안겼다. 이어진 2000년, 유로 2000대회의 우승컵도 함께 선사했다. 유럽 명문클럽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받고 이적한 그는 득점왕에 오르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제는 아무도 그를 부랑아 티티라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축구의 왕이라 불린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날 팀 최고의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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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07.20
  • 저작시기2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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