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Tonio Kro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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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예술에 길을 잘못 든 바로 이 세속인입니다. 안락했던 소년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은 보헤미안, 거짓된 양심을 갖고 있는 예술가입니다. 저는 시민적인 양심 덕분에 예술성, 비상함, 그릭 천재성에서 무언가 심각하게 애매하고, 불명예스럽고,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합니다. 또 그 양심 덕분에 단순하고 소박한 사람, 편안할 정도로 정상적인 사람, 평범하고 점잖은 사람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으로 저의 마음은 가득 차 있습니다.
저는 두 세계 사이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쪽에서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살기가 좀 힘듭니다. 당신들 예술가는 저를 세속인이라고 부르고 또 세속인ㅇ느 세속인대로 저를 체포하려고 합니다. 그중에 어느 쪽이 더 마음 상하게 하는 지는 저도 모릅니다. 세속인들은 우매합니다. 그러나 제가 냉담하고 동경심이 없다고 말하는 당신 같은 미의 숭배자들은, 예술가의 깆리 가운데에는 너무 뿌리 깊고 애당초부터 운명적으로 지작되어, 평범한 것의 즐거움에 대한 동경보다 더 달콤하고 더 할 만한 가치있는 동경은 없닥 생각할 정도의 예술가 기질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위대하고악마적인 미의좁은 길에서 모험을 하고 '인간'을 멸시하는, 저 교만하고 냉정한 예술가들에게 감탄합니다. 그러나 그들을 부러워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문학 애호가를 진정한 시인으로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다름아닌 인간적인 것, 생명있는 것, 그리고 평범한 것에 대한 저의 시민적 애정, 바로 그것이니까요. 이 애정으로부터 모든 온정, 선의, 유머가 나오는 것이고, 이애정은 성경에서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애정이 없으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와 같으니라'고 할 때의 그런 애정과 동익ㄹ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아니, 하나도 없다는 편이 맞을 겁니다. 리자베타씨, 지금부터는 좀더 나은 일을 하겠습니다.-이것은 약속입니다. 지금 제가 편지를 쓰고 있는 중에도 바다는 제게 속삭이고 저는 눈을 감솝니다. 제 마음 속에는 정리되고 형성될 것을 고대하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뭉혀의 것들이 보입니다. 또 잡다한 군상의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그것들은 제게 손짓하여 제가 자기네들에게 마술을 걸어 구원시켜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것, 희극적인 것, 그리고 양자를 합친듯한 것 등 수많은 영상들이 있는데 저는 이것들에 끌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의 가장 깊고 은밀한 애정은 금발과 파란 눈, 아름답고 활발한 사람, 행복하고 사랑스럽고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리자베타씨, 이 애정을 책망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선량한 것이고 결실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그 속에는 동경과 우울한 선망, 그리고 약간의경멸과 아주 순수한 행복감이 섞여 있습니다.
작품해설
길을 잘못 든 속인의 자기성찰 성장소설 중에는 예술적인 인격의 형성과정 혹은 예술가의자기인식을 다룬 것들이 있다. 분류하는 이에 따라서는 그런 소설을 특히 예술가 소설이라 부르기도 한다. 성장소설이면서 예술가 소걸에 속하는 대표적인 것은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가 아닌가 한다. 거기다. 거기다가 '큰바귀 얼굴'이나 '조니 파이와 바보귀신'이 다분히 고전적인 정형성을 가진데 비해 '토니오 크뢰거'는 인물의 근대성이 반영되어 있어 성장소설의발전된 전범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이 '토니오 크뢰거'는 내가 누구인지를 인식하게 해준 소중한 소설이다. 스무 살을 전후해 자신도 무엇인지 모를 몽롱한 길을 걷고 있다가 나는 그 주인공 토니오 크뢰거를 만났다. 당시 흔하던 세계문학전집에서였는데 만남의 경위는 좀 특이하다. 그는 '선택된 인간'이라는 토마스 만의 또 다른 거작 뒤에 부록처럼 숨어있다가 불쑥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날 나는 그 앞에 산악처럼 버티어선 '선택된 인간'이 주는 괴이쩍고 불길하면서도 장중한 감동에 압도되어 꼬박 밤을 새우고 새벽을 맞았다. 중세의오이디푸스가 축가속에 교황으로 등극하는 말미로 이야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성가신 부록처럼 표지에도 없는 제목과 함께 중편 한 편이 붙어 있지 않은가.
처음 나는 그 대단찮아 보이는 군더더기를 무시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미 책읽기로 밤을 새워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선택된 인간'이 준 감동에서 금세 깨어나는 것도 싫었다. 그런데 책을 빌려보고 돌려 줘야 하는 당시으 내 사정과 한창 승하던 싸구려 교양취미가 싫은 일을 하게 했다. 대충이라도 읽어 이 작품이 무엇에 관한 얘기라는 것만이라도 알아둬야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두 ㅉ도 읽기 전에 나는 또 다른 종류의 관심과 흥므로 '토니오 크뢰거'에 빠져들었다. 이 사람이 지금 내 얘기를 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 이런 인간은 어떻게 자라 무엇이 되는가-그런 기분데다 뵤한 불안까지 느끼며 나는 긴장해 읽어나갔다. 세셰와 인생에 대한 애착 때문에 결쿄 예술지상주의에는 이를 수 없는, 그러나 예술지향적으로 태어난 영혼, 이 영혼이 이르는 길은 어딘가.
그러다가 '길을 잘못 든 속인(이 번역에서는 세속인)'이란 구절이 나오자 그뒤의 장황한 부연을 듣지 않고도 나는 그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를 단박 알 수 있었다. 그는 참으로 가슴 아프게 나와 나의 동족들을 보여주고 정의하였다. 나는 지금도 자주 자신을 돌아보며 '길을 잘못 든 속인'이란 말을 중얼거린다.
삶의 본질을 '희극과 비참'으로 압축한 것도 내게는 충격적인 경구로 들렸다. 그는 인생이 말로 처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했지만 어쨌든 우리는 말로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지금도 단 두 마디로 인생을 표현하라면 그가 말한 '희그과 비참' 이상의 더 정확하고 절실한 단어를 찾아내지 못할 듯싶다.
작가인 토마스 만은 독일 현채문학의 큰 봉우리다. '마의 산' '부텐부르그 일가' '선택된 인간'등 위대한 작품을 남겼으며 정치 사회적으로도 그의 시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한정된 지면에서 그의생이나 업적을 함부로 건드는 일은 우러러온 선배에 대한 결례일 수도 있어 길게 쓰지 않는다.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따로이 시간을 내라고 권하고 싶다.

키워드

  • 가격3,000
  • 페이지수35페이지
  • 등록일2007.11.01
  • 저작시기2007.10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34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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