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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까지나 담담하게 그려진다. 이런 담담함은 인물들의 삶에 실감나게 몰입할 수 없도록 만드는 연출가의 개입이 더해져 배가되는데, 등장인물들이 환상의 존재일 뿐이며 관객은 그들의 삶을 말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슬픔을 자아내게 했다. 연극의 마지막 부분이 되자 입장할 때 들려오던 배경음이 다시 연주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효과를 통해 낯선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선 관객을 연극이 시작하기 전에 그로버스 코너즈라는 작은 세계로 끌어들이고, 마지막에 여운을 남김으로써 한층 진한 감동을 선사한 것 같기도 하다. 시문학 용어에 빗대어 생각한다면 일종의 청각적 수미상관 방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살면서 몇 편 안 되는 연극만을 보아온 나에게 <우리읍내>는 무대 위에 사실을 펼쳐 보여주던 연극과는 달리 관객이 무대 속 세계와 일정한 거리를 두도록 끊임없이 인위적 작용을 가한다는 점에서 참신하기 그지없는 작품이었다. 연극에는 극적인 구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오던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리는 이 작품은 내용 면에서도 훌륭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존재 자체로 이미 독특한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몇 편 안 되는 연극만을 보아온 나에게 <우리읍내>는 무대 위에 사실을 펼쳐 보여주던 연극과는 달리 관객이 무대 속 세계와 일정한 거리를 두도록 끊임없이 인위적 작용을 가한다는 점에서 참신하기 그지없는 작품이었다. 연극에는 극적인 구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오던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리는 이 작품은 내용 면에서도 훌륭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존재 자체로 이미 독특한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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