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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끝마쳐 가는 지금 나는 과연 내가 찾아낸 이유들이 적절한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사실 이건 내가 말장난이라고 생각하는 건축평론가들의 글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양동마을의 향단에 가서 내성적인 안마당이 어떻구, 철저하게 위계적인 공간 질서가 어떻구 하지만, 실제로 건축가가 어떤 의도에서 그 건물을 지었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실제로 거기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그 건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알 길이 없다. 단지 건물의 평면도와 입면도, 몇 번의 답사 경험을 가지고 멋들어진 말로 건물을 규정짓고 고개를 끄덕이는 건축가처럼,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의견도 아전인수식 해석일지 모른다. 어쩌면 내가 과연 뜻을 이해하는지 미심쩍어하던 옆의 아이들이 오히려 나보다 영화를 더 정확하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영화를 즐기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생각한다. 영화평론가는 아주 안 좋은 직업이라고. 그리고 다시는 글을 쓰기 위해 영화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이번 주말에는 친구와 영화나 한편 봐야겠다. 물론 머리를 깨끗이 지우고 제작자가 의도한 그대로의 반응을 보이는 단순한 관람객이 되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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