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종합학교 교육

본문내용

교직과정을 두어 교원자격증을 남발하는 것을 그만두고 국가적 차원에서 질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교원양성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들이 교육자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교육적인 권위와 사명감을 가지고 창조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네 번째, 우수한 학생들만 모아 교육시키는 것은 인격 형성에도 실질적인 학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반교실에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모아서 교육한다고 해서 일부가 걱정하는 ‘둔재양산’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특성과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질 때 자발적이고 자연스런 학습이 활발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교수법의 아무런 변화 없이 그저 한 교실에 일등과 꼴찌를 몰아넣고 중간만을 향해 공허한 외침을 한다면 하향평준화의 위험이 따른다. 머릿속에서 금방 지워질 일시적인 지식을 밀어 넣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윤택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학습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과제와 속도를 선택하여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 번째,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교육학적 이론과 교수법을 요구한다. 교사들은 시대 흐름에 맞게 새로운 교육학적 이론과 실천을 위한 연구와 실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사들의 전문성 증진을 위한 노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PISA 2003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후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가 내 놓은 공식적인 입장에서 마지막 항목인 ‘사회 구성주의적 학습 개념’이라는 표현에서는 학습에는 학생의 적극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행위 자체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담겨있다. 고도의 개념이지만 핀란드에서는 이를 교육계의 공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며 어느 교육자나 이를 숙지하고 있다. 교수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여러 가지 실험을 하기보다 국가가 정해준 교육과정 내에서 내용만을 전달하기에 급급한 우리나라가 주목할 점은 여기에 있다.
여섯 번째, 단일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추진력이 되어줄 범국민적 합의도출과 향후 10년, 20년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핀란드의 교육개혁은 어디까지가 1차 교육개혁이고 어디서부터가 2차 교육개혁인지 구분을 하기 힘들만큼 점진적으로 제도를 보완해왔으며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수정을 거듭하였다. 그 결과, 보다 완성도 있는 교육제도를 이룩할 수 있었다. 한국은 안정적인 제도를 구축하지 못하고 대통령이나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입시제도와 교육정책에 학생들이 시달려왔다. 그에 맞는 교육현장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고 제도만 이리저리 휘두를 경우 학교현장에 큰 혼란만 가중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래지향적 안목을 가지고 한국 교육을 어떻게 발전시켜 가야 할지에 대한 비전을 함께 만들고 그것을 실현시킬 일련의 정책 프로그램이 개발될 때 성공적인 교육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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