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없어서... 병원갈라 면 매느래랑 같이 가야허는디 늙은이라 몸에 고장도 잘나고 병원 비는 좀 비싼가 이거 미안하더라고. 그래서 이젠 아픈내색 잘 안 하려고하제. 뭐 서러웠을때야 우리 아들이랑 매늘애가 잘혀서 나 정도면 대접 받고 잘 사는 편이제. 서러울땐 없어. 얘기 들어보니 까 저기 저 김씨는 집에서 밥도 잘 안주고 집안일 시킨다고 하더 고만, 나는 서럽진 않아. 그냥 하루가 적적하고 심심한거 빼면 살 만허지. 뭐 기쁠때야 명절날 되면 내 새끼들 다 모여서 세배 받고 같이 모여서 밥먹고 허면 좋제. 내가 자식농사는 잘 지어서 다 효 자거든. 명절날 다모이면 북적북적하니 살맛 나제.이번 추석때도 우리 막내가 사 온 잠바여. 이쁘제? 또 따시긴 얼마나 따시다고? 비싸게 주고 샀을 텐디 아주 맘에 들어. 근디 다들 바쁘게 살어서 또 다 모일려면 할망구 기일이나 설날 일텐디. 벌써 보고싶구먼 내 새끼들. 손주들 재롱은 얼마나 귀엽다구. 다들 언제 올랑가 모 르겄네.
경미 : 아~ 다들 효자분들 이시네요. 저도 좀 부모님께 효도 좀 해야겠어요. 할아버지는 하루종일 뭐하세요?
할아버지 : 노인네들은 아침잠이 없어.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첫째랑 간단히 운동 좀 허고 돌와오면 아침밥 먹고 우리화단에 물 좀 주고 우리 막내 손주 유치원에 대려다 주고 바로 이 공원으로 나와 노인네 들이랑 장기도 두고 얘기도 나누고 허지. 공일이면 우리 둘째네나 셋째네가 자주 놀러 오니께 손주 재롱 좀 구여허고 살제. 뭐 노인 네라서 할 일도 없고 그려. 저기 저 박씨는 하루종일 술만 먹제. 가족이없어. 자식들은 이민이다 뭐다 가서 혼자 저러코롬 살고있 제. 일년 열두달을 저렇게 술독에 빠져서 산다니께. 불쌍혀 죽겄 어. 나도 일을 하고 싶긴 헌디. 어디 나를 받아주는 데가 있어야 제? 늙었다고 일을 안시켜 주잔혀. 나도 손주들 용돈도주고, 매늘 애 용돈도 주고 싶은데 말이제. 일을 안허고 이렇게 보내니께 더 늙는거 같혀.
경미 : 음.. 그래요. 일할데가 없으시군요. 손주들이 참 귀여운가봐요.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본받고 싶은 노인분들이나 추하다고 생각되는 노 인분들 있으세요?
할아버지 : 본받고 싶은 노인네들이야 많제. 내가 아는 최노인은 아직도 일 을 하고 있당께. 아직도 건강해서 아주 보기 좋아. 스스로 번돈 으로 여기 공원 노인네들 밥 못먹고 있는 노인네 많거든. 그 노 인네들 밥사주고 옷도사주고 허제. 참 좋은 양반 이여. 또 저기 있는 김여사는 자식들이 주는 용돈 모아다가 우리보다 못헌 노 인네들 도와주고 헌다니께. 아주 좋으신 분들이여. 나도 좀 넉넉 해지면 다른 노인네들 도와주고 살려고. 근디 그에 반해 추한 노 인네들도 많어. 내가 좀 전에 말한 박씨 있잔여. 그 박씨는 매일 저렇게 술만먹어대니 원... 몸을 생각해서라도 저러면 안돼는디 말여. 저렇고 싶어서 저러는건 아니제만 서도 참 안돼보여. 공원 분위기도 망치고 저러면 안돼는디. 뭐 박씨라고 저러고 싶어서 저렇겄어? 다 괴롭고 허니께...
경미 : 아~~ 좋으신 분들 참 많네요. 저도 이렇게 몸 건강하고 젊은데도 남 들 잘 안돕게 되거든요. 그런데 힘드실텐데 남들 도우시고. 많이 배우 네요; 저기 있는 저 할아버지도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속사정 알고 나 니까 연민도 느껴지고...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사실꺼예요?
할아버지 : 뭐 어떻게 살긴 어떻게 살어? 손주들 재롱보면서 그냥 이렇게 살 다가 죽는거지. 노인네가 뭐 할게 있다구. 뭐 내가 돈이라도 벌 게 되면 나보다 불상한 노인네들이나 도와가면서 살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돼나? 늙은이 일 헐곳도 없고 그냥 이곳 친구들 이랑 하루 보내고 가족들이랑 남은 일생 보내는 거지 뭐. 많이 안 아프고 저세상 갔으면 좋겠어.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말이 여. 우리 집 옆집 노인네는 몇 년을 앓다가 저세상 갔는데 주위 가족들도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말도마. 그냥 편히 안 아프고 오 래 고생 안하고 저세상 가는게 최고지.
경미 : 왜 그런 말씀하세요? 오래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면 되는데. 그동안 열심히 사셨으니까 남은 여생도 행복 하실꺼예요.
할아버지 : 내가 열심히 살긴 살았지. 집하나 없이 남의 집 살이 허면서 온 갖 수모 겪고, 먹을 것 안 먹어가면서 자식들 뒷바라지 하고 논 도 제법 사뒀었제. 후회는 없어. 자식들 다 올바로 자라고 다 성 실히 제일들 잘허고 있으니께. 후회는 없어. 후회는...
경미 :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실 꺼예요. 오늘 저희숙제 도와주셔서 감사 하고 많은거 배워 가요.
할아버지 : 내가 도와준게 뭐가 있다구. 학생이 오늘 내 말벗 되어줘서 내가 고맙제.
경미 : 아니예요. 정말 많은거 배워가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구요. 나중에 또 찾아 뵐께요. 꼭 건강하셔야 돼요. 안녕히 계세요. 주운데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 가시구요.
할아버지 : 그려. 잘가이~
할아버지는 참 인정이 많으신 분이었다. 우리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시면서 잘 들어가라고 당부 하셨다. 그리고 가족이 다 있는데도 그냥 미안하고 적적해서 밖에 나와서 하루를 보낸다는 말이 뭐랄까. 우리 어르신들이 취미활동이나 친구를 만나서 하루를 보낼 곳이 이곳 공원이나 혹은 노인정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처음에 무섭다고만 생각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 알고 보면 다들 좋으신 분들인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분들인데……. 일생을 열심히 사셨지만 말년에 할머니도 없이 외롭게 사신다는 말에 코끝이 찡해졌다.
할아버지와의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마음도, 발걸음도 가볍게 장소를 옮겼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궁동 거리에서 어묵을 사먹기로 하고 노점으로 들어갔다. 평소에는 관심 없이 길거리 지나다니면서 사먹고 또 그 길을 그냥 지나쳐왔지만 오늘 보니까 길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할머니들이 많았다. 어묵을 먹으면서 나는 자연스레 어묵 파는 할머니와 대화를 나눌수 있었다.
경미 : 어머, 어묵 참 맛있겠다.
할머니 : 어여와~! 지금이 제일 맛있을때여. 얼릉들 들어~
경미 : 네~! 진짜 맛 있네요. 이곳에서 장사하신지 오래 돼셨어요?
할머니 : 나? 오래
경미 : 아~ 다들 효자분들 이시네요. 저도 좀 부모님께 효도 좀 해야겠어요. 할아버지는 하루종일 뭐하세요?
할아버지 : 노인네들은 아침잠이 없어.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첫째랑 간단히 운동 좀 허고 돌와오면 아침밥 먹고 우리화단에 물 좀 주고 우리 막내 손주 유치원에 대려다 주고 바로 이 공원으로 나와 노인네 들이랑 장기도 두고 얘기도 나누고 허지. 공일이면 우리 둘째네나 셋째네가 자주 놀러 오니께 손주 재롱 좀 구여허고 살제. 뭐 노인 네라서 할 일도 없고 그려. 저기 저 박씨는 하루종일 술만 먹제. 가족이없어. 자식들은 이민이다 뭐다 가서 혼자 저러코롬 살고있 제. 일년 열두달을 저렇게 술독에 빠져서 산다니께. 불쌍혀 죽겄 어. 나도 일을 하고 싶긴 헌디. 어디 나를 받아주는 데가 있어야 제? 늙었다고 일을 안시켜 주잔혀. 나도 손주들 용돈도주고, 매늘 애 용돈도 주고 싶은데 말이제. 일을 안허고 이렇게 보내니께 더 늙는거 같혀.
경미 : 음.. 그래요. 일할데가 없으시군요. 손주들이 참 귀여운가봐요.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본받고 싶은 노인분들이나 추하다고 생각되는 노 인분들 있으세요?
할아버지 : 본받고 싶은 노인네들이야 많제. 내가 아는 최노인은 아직도 일 을 하고 있당께. 아직도 건강해서 아주 보기 좋아. 스스로 번돈 으로 여기 공원 노인네들 밥 못먹고 있는 노인네 많거든. 그 노 인네들 밥사주고 옷도사주고 허제. 참 좋은 양반 이여. 또 저기 있는 김여사는 자식들이 주는 용돈 모아다가 우리보다 못헌 노 인네들 도와주고 헌다니께. 아주 좋으신 분들이여. 나도 좀 넉넉 해지면 다른 노인네들 도와주고 살려고. 근디 그에 반해 추한 노 인네들도 많어. 내가 좀 전에 말한 박씨 있잔여. 그 박씨는 매일 저렇게 술만먹어대니 원... 몸을 생각해서라도 저러면 안돼는디 말여. 저렇고 싶어서 저러는건 아니제만 서도 참 안돼보여. 공원 분위기도 망치고 저러면 안돼는디. 뭐 박씨라고 저러고 싶어서 저렇겄어? 다 괴롭고 허니께...
경미 : 아~~ 좋으신 분들 참 많네요. 저도 이렇게 몸 건강하고 젊은데도 남 들 잘 안돕게 되거든요. 그런데 힘드실텐데 남들 도우시고. 많이 배우 네요; 저기 있는 저 할아버지도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속사정 알고 나 니까 연민도 느껴지고...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사실꺼예요?
할아버지 : 뭐 어떻게 살긴 어떻게 살어? 손주들 재롱보면서 그냥 이렇게 살 다가 죽는거지. 노인네가 뭐 할게 있다구. 뭐 내가 돈이라도 벌 게 되면 나보다 불상한 노인네들이나 도와가면서 살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돼나? 늙은이 일 헐곳도 없고 그냥 이곳 친구들 이랑 하루 보내고 가족들이랑 남은 일생 보내는 거지 뭐. 많이 안 아프고 저세상 갔으면 좋겠어.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말이 여. 우리 집 옆집 노인네는 몇 년을 앓다가 저세상 갔는데 주위 가족들도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말도마. 그냥 편히 안 아프고 오 래 고생 안하고 저세상 가는게 최고지.
경미 : 왜 그런 말씀하세요? 오래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면 되는데. 그동안 열심히 사셨으니까 남은 여생도 행복 하실꺼예요.
할아버지 : 내가 열심히 살긴 살았지. 집하나 없이 남의 집 살이 허면서 온 갖 수모 겪고, 먹을 것 안 먹어가면서 자식들 뒷바라지 하고 논 도 제법 사뒀었제. 후회는 없어. 자식들 다 올바로 자라고 다 성 실히 제일들 잘허고 있으니께. 후회는 없어. 후회는...
경미 :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실 꺼예요. 오늘 저희숙제 도와주셔서 감사 하고 많은거 배워 가요.
할아버지 : 내가 도와준게 뭐가 있다구. 학생이 오늘 내 말벗 되어줘서 내가 고맙제.
경미 : 아니예요. 정말 많은거 배워가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구요. 나중에 또 찾아 뵐께요. 꼭 건강하셔야 돼요. 안녕히 계세요. 주운데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 가시구요.
할아버지 : 그려. 잘가이~
할아버지는 참 인정이 많으신 분이었다. 우리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시면서 잘 들어가라고 당부 하셨다. 그리고 가족이 다 있는데도 그냥 미안하고 적적해서 밖에 나와서 하루를 보낸다는 말이 뭐랄까. 우리 어르신들이 취미활동이나 친구를 만나서 하루를 보낼 곳이 이곳 공원이나 혹은 노인정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처음에 무섭다고만 생각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 알고 보면 다들 좋으신 분들인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분들인데……. 일생을 열심히 사셨지만 말년에 할머니도 없이 외롭게 사신다는 말에 코끝이 찡해졌다.
할아버지와의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마음도, 발걸음도 가볍게 장소를 옮겼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궁동 거리에서 어묵을 사먹기로 하고 노점으로 들어갔다. 평소에는 관심 없이 길거리 지나다니면서 사먹고 또 그 길을 그냥 지나쳐왔지만 오늘 보니까 길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할머니들이 많았다. 어묵을 먹으면서 나는 자연스레 어묵 파는 할머니와 대화를 나눌수 있었다.
경미 : 어머, 어묵 참 맛있겠다.
할머니 : 어여와~! 지금이 제일 맛있을때여. 얼릉들 들어~
경미 : 네~! 진짜 맛 있네요. 이곳에서 장사하신지 오래 돼셨어요?
할머니 : 나?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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