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과 해외문학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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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본론

3. 결론

본문내용

사회와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천착을 통해서 어떠한 적극적인 삶의 형태의 발견과 단단한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뜻에서 남의 땅 정원에서 어떤 꽃을 피워야 할지 를 고민하는, 한국의 정원에서 한 자리 차지했던 꽃피는 풀도 아닌 잎과 씨의 (「들깨의 노래」) 들깨에 대한 시인의 관심에 주목하고 싶다.
이세방 씨의 시 역시 조국에 대한 아픔과 또 조국을 뒤틀어 놓은 자들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는데 매우 효과를 얻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시의 대부분은 희망, 그리움, 아쉬움, 양심, 죄책감을 얘기하는데서 끝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그의 시에서 구체적인 생활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떠문에 그의 시는 관념성에 머물면서 구체적인 전망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이 시인의 시는 이런 이유로 몇줄을 제외하고 나면 국내에서 쓰여진 민족시와 구분되기 어렵다. 조국에 대한 뼈저린 지향이 있지만 조국과 해외의 관계에 대한 인식, 해외라는 나름대로의 구체적 현장이 빠져있기 때문에 이시인의 생활현장에 굳건히 토대한, 변화하는 현실에 변증법적으로 대응하며 발전되어 가는 전망'이 부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의 결말은 분노와 죄채감의 고백이며 가장 적극적으로 끝내 일어나고야 말 조선 도깨비 들에 대한 완전한 희망의 노래로 끝난다. 그런 주제가 해외의 이민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우러져 변주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며 그렇기 때문에 『조국의 달』은 시인 개인과 조국과의 일대 일 만남에 대한 내면적 고백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시집에서 제 3자에 대한 언급이 드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복엽 채송화」나 「흐린 밤하늘을 보며」가 시인의 주변, 일상생활과 결합된다면
북미주의 우리동포문학은 한걸음 또 나아가며 우리민족문학의 미학적, 역사적 전망의 구체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보여진다.
이렇게 볼 때 우리 민족문학의 일부로서 해외문학의 발전은 해외 동포사회의 일상적, 구체적 삶에 뿌리박으며 해외사회의 특수성과 전체 우리민족이 지향하는 문학적 보편성과의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포괄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오로지 문인들의 뿌리 박기과 해외 독자들의 참을 성 있는 독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외문학은 항상 제자리에 머물며 신세타령을 하게되거나 이민 예술인들의 독점적 몰취미로 전락하게 될 것이고 몇몇 뛰어난 해외문인의 개별적 국내문단 진입으로만 끝나버리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조국의 민족문학은 개인과 공동체의 해방을 포괄하며 아픔과 좌절과 기쁨과 소망, 그리고 치열한 싸움을 노래하며 저 산 너머에 가 있게 될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우일 따름이고 두 시인의 몇편 시들이 보여주는 것은 민족문학의 역동적 일부로서의 해외문학의 가능성이다. 두 시인은 이미 시와 분리되지 않는 실천적 작업을 통하여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으며 또한 그것은 몇몇 시에서도 어김없이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다음의 두편 시들은 좁은 평론이 담지 못하는 많은 것을 얘기하며 우리 해외문학의 밝은 앞날을 예고 한다.
복엽 채송화
- 오월 광주의거를 기념하는 시
해마다 이맘 때면 꽃이여 오는구나.
와서는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웃는구나.
내 시름시름 아파하기 무척 오래 전부터
꽃이여, 너흰 그렇게 오고 있었구나.
여린 잎들이었지만 흙에 흐느끼던 뿌리로
하늘의 푸른 내력 우러르다 자지러지듯
붉은 꽃이 되곤 하던 너희.
온 강산에 낭자하던 피, 서러움, 진분홍꽃.
이제 내 누추한 뜨락에도 서러움은 되살아,
하지만 지난날의 통곡도
내 강산 구릉구릉에 쓰러진 수많은 상여도
이젠 꽃술에 묻은 분가루인 양
차마 울음 대신 웃음으로 피어나는 너희.
해마다 이맘 때면 꽃이여 오는구나.
와서는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웃는구나.
내 시름시름 아파하기 무척 오래 전부터
꽃이여, 너흰 그렇게 오고 있었구나.
와서는 다시 해를 보는구나.
그래, 보아라,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보아라 해를.
해 속엔 늦은 봄 서러움도
정말로 눈물겨운 너희 꽃상여도
너희 어머니의 진분홍 가슴도
내 쓸모없는 시혼도 모두 모두 함께 있구나.
<이세방>
들깨의 노래
남의 땅 정원에서 어떻게 살아 나갈지 나는 걱정입니다.
한국에서도 나는 정원에서 자라지 않았읍니다.
잡풀이 우거진 논 두렁길이나 십 리가 넘는 산골의
학교 가는 길 그 길섶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풀이었읍니다.
눈이 푸른 이 집 주인 할머니는 심지도 않은 나의 출현을
의아해 했읍니다.
늦가을 어느날 지나가는 새의 부리에 물려가다가
나는 이곳에 떨어졌읍니다. 나의 강한 향기에 의심이 들어 새는 나를 삼키
지 않은 모양입니다.
해가 길어지면서 곧 나의 이웃들은 무성해지기 시작했읍니다.
얼마되지 않아 토마토들이 억센 어깨로
나를 밀어 붙이기 시작했읍니다.
크랜베리 잎사귀들이 아침 햇볕을 막고 이태리 박꽃들이
밤 이슬을 빼앗아 갔읍니다.
나는 여위어 갈수 밖에 없었읍니다.
그런데도 주인 할머니는 나를 뽑아 버리지 않고 있읍니다.
나는 무슨 꽃을 피어야 할 지 걱정입니다.
온 산에 단풍이 붉었을 때도 나는 푸른 잎을 치켜 들었고
온 들의 벼 이삭들이 휘늘어질 때도
나는 씨앗들을 터뜨리지 않았읍니다.
늦가을 땡볕에 젖을 늘어 뜨리고 볏단을 묶다가
우리 새끼 울어 쌓겄네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가는 아낙네들은
간장에 묻히기 위해 나의 생 잎들을 거둬 갔읍니다.
짠 고등어 토막 하나 기다리지 않는 하학길의 시골애들이
허기진 빈 배를 채우기 위해 나의 씨앗들을 훑어 갔읍니다.
그들에게는 나의 꽃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읍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내가 어떻게 꽃을 피울 수 있겠읍니까.
더군다나 나는 한국의 정원에서 한 자리 차지했던
꽃피는 풀도 아니지 않습니까.
남의 땅 정원에서 어떤 꽃을 피워야할 지
나는 잎과 씨의 오직 들깨 일뿐입니다.
<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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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권민지씨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됨으로써 등단했으며 이문구, 조세희등에 대한 몇편의 평론을 썼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다.

키워드

민족문학,   해외문학,   ,   이세방,   이상묵,   문학,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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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0.05.17
  • 저작시기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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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61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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