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지배와 종교적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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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머리말
2. 문화적 지배와 민속
1) 문화정책
2) 문화적 지배의 실천 양상
3) 지배문화전략
3. 종교적 저항과 민속
4. 문화적 지배와 종교적 저항

본문내용

공연하면서도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대중 속에서는 여전히 종교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현대 도시문화의세속성과 지역문화의 종교성 사이의 경계선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문화적 지배에서 세속성이 부각되는 더 뿌리깊은 문제는 한국사회가 근대사회로 이행하던 개항기에 이미 초자연적인 영역을 기성 제도종교에 할당하고 제도화되지 못한 민간신앙을 미신으로 낙인찍었던 것과 관련된다. 이미 종교성이란 것은 제도종교의 헤게모니 블록 속에 장악된 것이기 때문에 종교라는 어휘를 발음하는 순간에 가지게 되는 인상은 서구 기독교나 불교에서 표방하는 종교적 이상과 동일한 것이 된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70년대에 들어와서 정부측이 전통 무속의 가치를 재평가한다고 하더라도 종교성의 차원에서 무속을 인정하고 이들의 종교성을 공인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전통문화 보존의 차원에서 문화적 형식을 보존하고 세속성을 잘 가미하여 공연예술로 재등장시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우리는 제도화되지 않아 일탈하기 쉬운 민간신앙, 무속 등을 연극, 음악, 무용과 같은 근대적 문화예술범주로 분류하고 그 원형 훼손의 방지를 위해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을 군주적 권력을 대체하는 근대적 규율 권력의 작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통사회를 특징짓는 군주적 권력은 귀족들의 뱃속과 그들의 창고를 가득 채워주기만 하면 나머지는 무엇이든 광범위하게 허락하는 데 비해 규율적 권력은 일상생활의 한 순간, 한 동작마다 모두 감시의 눈길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각종 춤과 놀이에 대해 몸동작, 손짓, 발짓까지 기록하고 원형화하는 것에서 우리는 규율적 권력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다.
이에 반해 저항문화운동은 전통 무속의례를 정치적 저항의례로 재활용함으로써 무속의례가 지닌 종교적 상징장치를 특정한 목적 하에 부활시킨다. 그러므로 이 종교적 상징들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내용과 접목되어 하나의 저항상징으로 활성화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되는 저항상징은 하나의 응집된 정서적 일체감을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특정한 가치체계에 입각한 방향성을 제공하여 그러한 저항의례에 참여한 사람들을 구체적인 행동에로 이끈다는 점에서 종교성을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정치적 저항운동에서 종교성이 강하게 스며들어 있는 의례를 활용하는가? 종교적인 의례는 사람들에게 합의를 전제하지 않고서도, 그리고 특정의 필요성에 가장 효과적으로 부합되지 않으면서도 그 자체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제를 제공하고 조직의 필요성을 충족시키며 행동의 정당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종교적 의례는 흔히 하나의 정치적 전략으로 채택된다. 더 나아가서 의례는 특정의 인지적인 세계관을 조작함으로써 사람들의 정치적인 행동을 불러 일으킨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종교운동이 기존의 세계관에 대한 도전적인 시각을 제공해 준 경우가 많다. 특히 제3세계에서 근대화를 추진하면서 발생한 여러 사회 문화적 현상은 사회구조와 문화, 그리고 개인의식 면에서 서구사회와 같은 세속화가 진행되는 한편, 반서구적 의식에서 전통종교문화를 재활성화하는 재성화(resacralization) 과정을 밟기도 한다. 이 양자는 중층적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재성화 과정은 모든 세속적인 성격이 배제된 종교운동적인 차원에서부터 정치운동적 차원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정치운동과 종교운동을 구분함으로써 명료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다양한 양상을 제3세계 저항문화운동의 특수성으로 드러나는 종교성으로 설명해야 해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이런 점에서 60년대 이후 반정부 진영의 저항의례 실천은 제3세계 반정부 저항운동이 자신들의 정치적 프로그램과 연관하여 재생산시키는 특수한 종교의례적 실천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5. 맺음말
이상의 검토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을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전통이란 것은 과거에 있었던 그대로 현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현재적 수준에서 재구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이러한 재구성은 당위적으로 현실에 맞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문화적 현실 속에서 특정한 문화전략 하에 수행되는 것이다.
둘째, 정부측의 전통문화 보존운동은 전통사회의 공동체적 생활방식이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해체된 뒤에 등장한 산업사회의 계급적 계층적 지역적 분열상을 봉합하고 산업화의 추진력이 될 국민적 동의기반과 나아가 남북간의 통일 이후 민족적 동질성을 확보하려는 문화전략으로 추진된 것이었다.
셋째, 탈춤부흥운동이나 마당극운동, 대동놀이 등의 민중문화운동은 저항세력으로서의 민중이라는 집단 아이덴티티를 문화적인 수준에서 구성해내고 지배세력에 대한 폭력적 저항을 상징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저항을 담론적 현실로 재생산하는 문화전략이다.
넷째, 지배담론은 전통 민속과 무속을 무대화, 공연예술화함으로써 종교성을 탈각시키고 세속적인 형식만을 유지시킨다. 이에 반해, 저항담론은 전통 무속의 종교의례를 정치적 저항의례로 재구성함으로써 기성 종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종교성을 유지하고 있다.
양 담론의 향방에 관해 전망을 예상해 봄으로써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일단 저항담론의 첨예한 정치성과 전투성은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90년대의 사회 정치적 변동과정에서 지배와 저항이라는 대립구도가 약화되면서 정치적 저항의례 실천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최근 급성장한 대중문화가 대학문화도 잠식하여 기성문화와 대학문화 사이의 차별성이 현저하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배담론 역시 대사회적 통합기제로서의 성격은 약화될 것이다. 이것은 민속의 무대화, 공연예술화가 하나의 문화상품 개발의 차원에서 확산되어 가면서 기존의 지배문화전략의 효용성이 점차 상실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산업화의 진동이 진정국면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한국 사회의 문화적 연속성과 정체성의 문제는 여전히 불확정적인 상태로 남아있고, 또 북한에 대해 민족적 정통성과 문화적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노력이 민속을 전략적 대상으로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에 민속을 둘러싼 담론 투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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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0.06.08
  • 저작시기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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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617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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