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까레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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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까?
위와 같은 어린 소년의 착한 마음씨 이외에도 나에게 감동을 안겨다 주는 부분이 있었다 . 이제껏 지주와 소작농, 귀족과 하인과 같은 관계는 형식적이며 정이 없고 어느 정도-때로는 심하게- 대립적으로 묘사되어 왔다. 그리고 또한 그런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이미 습성화 되어있다.
하지만 '유년시대'에 나타나 있는 나딸리아 사비쉬나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친 가족에게와 같은 헌신적인 사랑을 어머니와 톨스토이 가족에게 바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감명적이었다. 남의 일, 남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의 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은 귀감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치 그녀 자신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는 그녀의 씁쓸한 인생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자신의 사랑을 실현하지도 못하고 결국에는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사랑을 '어쩌다 귀신에 홀려서 한번 실수를 한 것'으로 인정해야만 했던 그녀의 처지는 참으로 가여웠다.
이렇게 보이지 않게 자신을 희생하고 거의 맹목적인 사랑과 충성을 쏟는 그러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러한 귀족 사회가 지탱이 되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동과 같이 외조부의 행동에서는 귀족의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자신의 운명에 순종하며 열심히 살았던 나딸리아 사비쉬나의 삶에 우리는 존경과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멍청하고 우직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여야할까? 나는 그녀의 삶에 최소한 그녀가 나타냈던 사랑에 대해 존경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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