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의 북학의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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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적이 없었고, 아래로는 번화하고 사치한 풍속이 없었는데도 나라는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 이는 무슨 까닭인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남들은 곡식을 세 줄 심는데 우리는 두 줄밖에 못 심는다. 우리는 사방 1,000리의 땅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제 이용하는 것은 600여 리밖에 안 된다. 또 남들이 하루에 50~60섬의 곡식을 수확할 때 우리는 20섬밖에 못 거둬들인다.
형편이 이런데도 배와 수레, 목축과 가옥, 그리고 기계의 사용법을 폐기시킨 채 다시 마련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전국적으로 100배의 이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공간상으로 토지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이와 같은데, 시간상으로 100년 동안을 계산한다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잃는 셈인가?
이렇게 한다면 십 년 안에 중국의 기술을 모조리 배워올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앞서 말한 사방 천 리의 땅도 사방 만 리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며, 3~4년 걸려야 수확할 수 있는 곡식도 1년이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고도 국가의 재정이 부족하고 물자가 넉넉하지 못한 경우는 없다.
중국과의 무역
우리나라는 땅이 작고 백성들이 가난하다. 그래서 열심히 농사를 짓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쓰며, 상공업을 발전시키는 등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힘을 다 쏟아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역 간의 생산물 교환이 활발히 이루어지면 여러 가지 생활용품들이 풍족해질 수 있다. 화물도 100대의 수레보다 1척에 싣는 것이 훨씬 많은 양을 수송할 수 있다. 육지로 천 리를 가는 것보다 만 리를 가도 뱃길로 가는 것이 더 편하다. 그래서 상공업의 유통에 있어서는 물길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서쪽으로는 중국 산동지방까지 직선으로 600여 리이고 남해는 중국 남부 해안지방과 서로 마주보고 있다. 옛날 송나라의 배가 고려에 올 때, 중국 남부의 명주로부터 7일이면 황해도의 예성강에 도착했다. 매우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남해에 표류해 온 배 한 척에 노란 차가 가득 실려 있는 것을 보았다. 온 백성들이 10여 년 동안 이를 마셨으나 아직도 남아 있다. 다른 물건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무명옷을 입고 백지에 글을 쓰더라도 물건이 부족하지만, 무역선이 한번 들어오기만 하면 비단옷을 입고 고급 종이에 글을 쓰더라도 물건이 남아 돌 것이다.
옛날에 일본이 아직 중국과 교역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우리나라를 통하여 북경에서 생산되는 면실을 사들였다. 따라서 우리가 그 중간 이익을 취할 수가 있었다. 이제 일본은 그것이 매우 불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중국과 직접 교역하고 있다.
일본은 30여 개의 나라와 무역을 하고 있다. 일본인 중에는 중국어를 잘하는 자가 많다. 천태산 천태산 : 절강성 차태현 북쪽에 있는 산.
이나 안탕산 안탕산 : 천태산 남쪽에 있는 산.
같은 중국의 명산과 그 기이함에 대해서도 능숙하게 설명한다. 그래서 중국의 진귀한 물건과 골동품, 서화들이 일본의 장기도 장기도 : 큐슈
항구에 몰려들고 있다. 당연히 우리에게 중간 거래를 요청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나라가 부강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또한 그 방법을 누가 남에게 양보하려 하겠는가? 이제 우리가 배를 이용해 무역을 하고자 한다면 그 대상은 중국밖에 없다. 왜인들은 간사하여 늘 이웃 나라를 엿보고 있고, 월남, 오키나와, 대만 등은 길이 험하고 멀어서 교통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100여 년 동안 평화가 지속되었다. 그들은 우리가 예의를 잘 지키며 다른 뜻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게 “이미 일본, 오키나와, 월남 및 서양 나라들도 모두 민, 절, 교, 광 등 중국의 동남 해안지방과 무역하고 있으니, 우리도 그들처럼 교역하기를 원한다.”고 청하면, 저들은 반드시 허락할 것이며 특별히 다른 걱정은 하지 않을 것이다.
배에 올라가 거래할 때는 시끄럽게 떠들어대거나, 밀고 당기지 말아야 한다. 멀리서 온 남의 나라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고려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선주를 후히 대접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가지 않더라도 그들 스스로 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발달된 기술과 풍속을 배워 견문을 넓혀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넓다는 것과 우물 안 개구리의 부끄러움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교역을 통해 얻는 이익뿐 아니라 세상의 법도를 밝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일찍이 토정 이지함은 다른 나라의 상선 여러 척과 교역하여 전라도의 가난을 구하고자 하였다. 실로 탁월한 식견이었다.
만약 지금 당장은 중국 동남 지역과 교역할 수 없다면, 먼저 압록강 건너의 요양 지방의 배들과 교역하면 된다. 요동과 압록강 사이에는 철산 한 모퉁이가 있을 뿐이다. 거리상으로는 전라도에서 경상도까지 가는 정도이다.
다만 중국 배하고만 교역하고 그 밖의 다른 나라와는 통상하지 않는다면, 이는 일시적인 것이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국력이 점점 강해지고 사람들의 생업이 안정되면 점차 그들과도 교역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존대
요즘은 내가 현재의 중국 법 중에서도 배울 만한 것이 있다고 말하면, 모두들 들고일어나 비웃는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원수를 갚고자 할 때, 그 원수가 예리한 칼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빼앗으려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당당한 왕국으로서 큰 뜻을 세상에 펼치려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법을 조금도 배우려 하지 않으며 중국의 선비를 한 사람도 사귀려 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우리 백성들은 노력하고 애쓰는데 비해 이루는 것이 없고, 가난하고 배고파서 자포자기하게 된다. 중국을 본받으면 100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중국의 오랑캐를 내쫓기는커녕 우리가 갖고 있는 오랑캐 같은 풍속조차도 문명화시키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그러므로 오랑캐를 몰아내고자 한다면 먼저 오랑캐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하며, 중국을 존대하고자 한다면 그 나라의 법이 훨씬 훌륭하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만약 옛 명나라를 위하여 원수를 갚고 치욕을 씻고자 한다면, 20년 동안 중국을 힘써 배운 후에 그 일을 논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 가격4,000
  • 페이지수55페이지
  • 등록일2011.08.19
  • 저작시기2011.8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696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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