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공간 연구

목차

1. 서론
2.「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속 공간
1) 주요 공간
(1) 집
(2) 거리
(3) 다방
2) 부수 공간
(1) 화신상회
(2) 경성역
3. 결론

본문내용

된다.
구보는 경성역에서 황금광시대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인물들을 바라보면서 저도 모를 사이에 한숨이 새어나오지만 ‘한 손에 단장과 또 한 손에 공책을 들고, 목적 없이 거리로 나온 자기보다는 좀 더 진실한 인생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한다. 그리곤, ‘그들 중에는 평론가와 시인, 이러한 문인들조차 끼여 있’음을 생각해본다. 세속적인 욕망을 부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정하는 구보의 모습을 통해 그가 이러한 갈등 속에서 아직은 해답을 찾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3. 결론
이상으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나타나는 주요공간과 부수공간을 살펴보았다.
주요 공간 중 첫 번째로 살펴본 것은 집이다. 집은 보호의 울타리 안에서 육체적· 정신적인 휴식,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된다. 그러나 구보에게 집은 안주할 수 있는 평안의 공간이 아니다. 직장과 결혼이라는 사회적인 의무로 부담이 되며 창작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들로 안정감을 찾을 수 없는 공간이다. 그러나 거리로 나가 오랜 시간을 보낸 후 자신의 행복과 어머니의 욕망을 절충시켜 나가고자 하는 희망을 드러내며 집이 이전과 다른 긍정적인 공간으로 변화될 것임을 살펴볼 수 있었다.
거리는 구보가 단장과 노트를 들고 구체적일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창작활동의 공간이면서, 일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구보에게 소외감과 그로 인한 불안감까지 더하는 공간이다. 또한, 행복 찾기의 기준으로 지각되는 모든 사물에 대해서 회의와 반성, 불신과 확신, 부정과 긍정의 반복이 표출되는 공간이 됨을 보았다.
작품 속에서 구보가 들르게 되는 다방은 표면적으로는 창작공간이자, 사교의 공간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다방에서 만난 사람들, 상황들 가운데서 드러난 구보의 의식을 파악하여 종합하여보면 궁극적으로 구보의 행복 찾기에 대한 생각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가는 공간임을 파악할 수 있다. 행복의 조건으로 물질적인 것,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런 생각을 정립하여 공간이 다방인 것이다.
부수공간으로 화신상회와 경성역을 보았다. 화신상회는 ‘행복’이란 단어가 구보의 입을 통해 처음 발설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가정을 통해 자신에게 있어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지 찾기 위해 길을 나섬을 볼 수 있다. 구보의 행복 찾기 여정의 시발점이 되는 공간이다.
경성역에서 구보는 황금광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을 만난다. 이들의 세속적인 욕망을 부정하면서도 자신보다 진실한 인생일지도 모른다고 인정하는 구보의 모습을 통해 그가 행복의 기준으로 물질적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갈등 중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서 소설 작품 속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갖는 의미뿐만 아니라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주인공의 생각, 행동으로 드러나는 내· 외적 세계를 포함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부분으로 작품 속 공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교육현장에서도 공간적 배경을 크게 살펴볼 것이 아니라 주요 공간 각각이 갖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여 학습자들의 이해와 감상에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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