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들어가며
1. 저자의 죽음, 그리고 독자의 탄생
2. 과연 저자는 죽었나? 독자는 태어났는가? 텍스트는 순수한가?
3. 영화 작가주의의 출현과 그 의미
4. <하하하> 비평을 통해 살펴 본 영화 작가주의의 신비평적 특징
5. 영화 작가주의의 한계
나오며
* 참고문헌 목록
1. 저자의 죽음, 그리고 독자의 탄생
2. 과연 저자는 죽었나? 독자는 태어났는가? 텍스트는 순수한가?
3. 영화 작가주의의 출현과 그 의미
4. <하하하> 비평을 통해 살펴 본 영화 작가주의의 신비평적 특징
5. 영화 작가주의의 한계
나오며
* 참고문헌 목록
본문내용
겁니다. 아라공, 뒤샹 같은. 말하자면 다다 쉬르 레알리스트들에게 느끼는 어떤 미학적 공감. 그들의 작품 계보 다음에 자신의 작품을 넣고 싶어 하는 것. 혹은 영화에서 의도적으로 창작의 고통 속에서 불려나오는 꿈에 대한 준비.
씨네 21 752호(100511) <홍상수 에디션> 中 ‘홍상수-정성일 대담’ 발췌
정:친구들영화제에서 영화를 선택했을 때, 에릭 로메르의 <녹색광선>을 선택한 적이 있습니다. 또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인터뷰하면서 영향 받은 영화를 다섯 편 고르면서 <녹색광선>을 얘기했습니다. <녹색광선>이란 영화에 대해서 특별하게 자신의 영화와 친화성을 느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많은 비평가들이 감독님의 영화와 에릭 로메르 영화 사이의 친척 같은 느낌을 얘기했습니다.
낭만주의 비평에서 작품은 오로지 작가 개인의 천재성과 독창성으로 환원되었다. 영화 작가주의는 이와는 달리, 텍스트 간의 대화성과 상호 텍스트성을 인정한다. 위에 발췌한 정과 홍의 대담 이외에도 인터뷰 내내 홍이 영향을 받았을 만한 감독이나 작품, 사조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있다. 이는 창작물을 한 개인의 순수한 창조성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저자 내부에서 여러 텍스트들은 끊임없이 만나고 충돌하며 합쳐지고 변신한다. 저자는 그 중, 미학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부분들을 선택하고 취합하며 편집해냄으로써 하나의 텍스트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영화 작가주의는 결코 작품을 감독 한 사람의 독창성으로 환원시키지 않는다.
5. 영화 작가주의의 한계
지금까지 영화 작가주의의 의미와 신비평적인 특징을 중심으로 작가주의 비평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살펴보았다. 허나 작가주의 역시 어느 정도의 모순점과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a. 왜 하필 감독인가?
위에서 분석한 홍상수의 영화는 작가주의에 최적화된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감독이 많은 부분을 혼자 작업하는 편이고, 또한 작업의 방식 역시 여느 영화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미리 쓰인 시나리오 없이 트리트먼트만으로 영화를 찍으며, 그만큼 감독의 임기응변과 독창성, 배우나 스텝을 대하는 태도가 영화 전반을 좌지우지 한다.
하지만 일반 영화의 경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작가주의 비평’을 뚜렷이 적용시킬 수 있을까. 기획자나 제작자의 입김이 큰 작품이 있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시나리오 작가나 카메라 감독의 창조성이 커질 수도 있다. 물론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감독이 이런 모든 부분을 총괄한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텍스트 분석에 있어서 다른 창작자가 아닌 유독 ‘감독’만의 의도나 ‘감독’만의 필모그래피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b. 단조로운 비평 도구
위에서도 언급했듯, 작가주의 비평은 기호학이나 정신분석 등과 맞물리면서 발전해 왔다. 상대적으로 사회문화적인 도구나 경제 사회학적인 도구 등과의 연계는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비평의 흐름을 보면 한 곳에 머물러 있고, 매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정신분석학과 기호학이라는 토대 이외에 조금 더 다양한 도구들이 이용된다면 작가주의 비평의 토양은 조금 더 비옥해질 수 있을 것이다.
c. 배타적인 태도
영화 작가주의는 일반적으로 작가주의에서 벗어난 작품이나 일반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과 비평에 대해 배타적인 경향이 있다. 물론 권위를 지켜내려는 태도일 수 있지만, 자칫 지나치게 엘리트적으로 비춰져 그곳에 접근하려는 장벽을 높일 수도 있다. 텍스트의 다원성 및 다양성을 제고하고 능동적인 독자를 생산해내기 위해, 지나치게 배타적인 태도는 위험하다. 영화 생태 속의 다양한 흐름과 해석을 껴안을 수 있는 유연한 태도가 요구된다.
나오며
언뜻 봐서는, ‘저자의 죽음’ 이후 문예 비평에 나타난 ‘신비평주의적 경향’과 ‘영화 작가주의’ 비평은 대조되는 점이 많아 보인다. 확실히 저자는 죽었다는 선언과 저자로서의 감독이 전면으로 부상하는 광경 사이에는 큰 괴리가 느껴진다. 그리고 바로 이와 같은 의문점이 처음 이 비평문을 쓰게 된 계기였다. 하지만 ‘저자의 죽음’이라는 담론이 가지고 있는 비현실성과 한계점들을 살펴보고 나니, 현실 세계에서 두 가지의 담론이 묘하게 만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두 담론 모두 그 생태를 지배하는 초월적인 주체로부터의 탈주의 흐름으로서 공통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회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 ‘저자의 죽음’이라는 담론에 내포된 - 무한 상대주의적 접근은 외려 텍스트의 획일화와 의미의 빈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비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텍스트의 다원성과 다양성을 증대시킴으로서 그것을 풍부하고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저자의 죽음’을 선언하는 것으로는 텍스트가 풍부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그렇게 되길 기대하는 태도는 오히려 다양한 의미 작용을 지우고 텍스트를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 영화 작가주의에는 분명 텍스트의 다원성과 의미의 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지점들이 보인다. 능동적인 독자의 출현 역시 기존의 대중지향적인 영화 산업 중심의 영화 지형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영화를 예술로써 규정짓고, 영화 자체의 미학을 언급하며, 그것을 만든 작가의 창조성을 인정하고 위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위에서 제기한 한계점들만 보완할 수 있다면, ‘영화 작가주의’는 ‘저자의 죽음’이라는 담론이 기대한 이상적인 문화 생태를 이룩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도구들을 통해 텍스트와 대화하고, 여러 흐름이나 해석들과 교류하며 소통함으로써 영화라는 텍스트가 조금 더 풍부해지고 두터워지며 비옥해질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영화 작가주의’를 비롯한 모든 비평이 추구해야 될 바람직한 방향성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참고문헌 목록
박인기 편역, <작가란 무엇인가>, 지식산업사, 1997 중
롤랑바르트 <저자의 죽음> / 롤랑바르트 <작품에서 텍스트로> / 콜린 맥케이브 <저자의 보복>
이용관, <영화작가주의의 역사와 실천>, 집문당, 1997
씨네 21 752호(100511)
씨네 21 752호(100511) <홍상수 에디션> 中 ‘홍상수-정성일 대담’ 발췌
정:친구들영화제에서 영화를 선택했을 때, 에릭 로메르의 <녹색광선>을 선택한 적이 있습니다. 또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인터뷰하면서 영향 받은 영화를 다섯 편 고르면서 <녹색광선>을 얘기했습니다. <녹색광선>이란 영화에 대해서 특별하게 자신의 영화와 친화성을 느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많은 비평가들이 감독님의 영화와 에릭 로메르 영화 사이의 친척 같은 느낌을 얘기했습니다.
낭만주의 비평에서 작품은 오로지 작가 개인의 천재성과 독창성으로 환원되었다. 영화 작가주의는 이와는 달리, 텍스트 간의 대화성과 상호 텍스트성을 인정한다. 위에 발췌한 정과 홍의 대담 이외에도 인터뷰 내내 홍이 영향을 받았을 만한 감독이나 작품, 사조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있다. 이는 창작물을 한 개인의 순수한 창조성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저자 내부에서 여러 텍스트들은 끊임없이 만나고 충돌하며 합쳐지고 변신한다. 저자는 그 중, 미학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부분들을 선택하고 취합하며 편집해냄으로써 하나의 텍스트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영화 작가주의는 결코 작품을 감독 한 사람의 독창성으로 환원시키지 않는다.
5. 영화 작가주의의 한계
지금까지 영화 작가주의의 의미와 신비평적인 특징을 중심으로 작가주의 비평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살펴보았다. 허나 작가주의 역시 어느 정도의 모순점과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a. 왜 하필 감독인가?
위에서 분석한 홍상수의 영화는 작가주의에 최적화된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감독이 많은 부분을 혼자 작업하는 편이고, 또한 작업의 방식 역시 여느 영화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미리 쓰인 시나리오 없이 트리트먼트만으로 영화를 찍으며, 그만큼 감독의 임기응변과 독창성, 배우나 스텝을 대하는 태도가 영화 전반을 좌지우지 한다.
하지만 일반 영화의 경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작가주의 비평’을 뚜렷이 적용시킬 수 있을까. 기획자나 제작자의 입김이 큰 작품이 있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시나리오 작가나 카메라 감독의 창조성이 커질 수도 있다. 물론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감독이 이런 모든 부분을 총괄한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텍스트 분석에 있어서 다른 창작자가 아닌 유독 ‘감독’만의 의도나 ‘감독’만의 필모그래피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b. 단조로운 비평 도구
위에서도 언급했듯, 작가주의 비평은 기호학이나 정신분석 등과 맞물리면서 발전해 왔다. 상대적으로 사회문화적인 도구나 경제 사회학적인 도구 등과의 연계는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비평의 흐름을 보면 한 곳에 머물러 있고, 매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정신분석학과 기호학이라는 토대 이외에 조금 더 다양한 도구들이 이용된다면 작가주의 비평의 토양은 조금 더 비옥해질 수 있을 것이다.
c. 배타적인 태도
영화 작가주의는 일반적으로 작가주의에서 벗어난 작품이나 일반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과 비평에 대해 배타적인 경향이 있다. 물론 권위를 지켜내려는 태도일 수 있지만, 자칫 지나치게 엘리트적으로 비춰져 그곳에 접근하려는 장벽을 높일 수도 있다. 텍스트의 다원성 및 다양성을 제고하고 능동적인 독자를 생산해내기 위해, 지나치게 배타적인 태도는 위험하다. 영화 생태 속의 다양한 흐름과 해석을 껴안을 수 있는 유연한 태도가 요구된다.
나오며
언뜻 봐서는, ‘저자의 죽음’ 이후 문예 비평에 나타난 ‘신비평주의적 경향’과 ‘영화 작가주의’ 비평은 대조되는 점이 많아 보인다. 확실히 저자는 죽었다는 선언과 저자로서의 감독이 전면으로 부상하는 광경 사이에는 큰 괴리가 느껴진다. 그리고 바로 이와 같은 의문점이 처음 이 비평문을 쓰게 된 계기였다. 하지만 ‘저자의 죽음’이라는 담론이 가지고 있는 비현실성과 한계점들을 살펴보고 나니, 현실 세계에서 두 가지의 담론이 묘하게 만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두 담론 모두 그 생태를 지배하는 초월적인 주체로부터의 탈주의 흐름으로서 공통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회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 ‘저자의 죽음’이라는 담론에 내포된 - 무한 상대주의적 접근은 외려 텍스트의 획일화와 의미의 빈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비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텍스트의 다원성과 다양성을 증대시킴으로서 그것을 풍부하고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저자의 죽음’을 선언하는 것으로는 텍스트가 풍부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그렇게 되길 기대하는 태도는 오히려 다양한 의미 작용을 지우고 텍스트를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 영화 작가주의에는 분명 텍스트의 다원성과 의미의 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지점들이 보인다. 능동적인 독자의 출현 역시 기존의 대중지향적인 영화 산업 중심의 영화 지형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영화를 예술로써 규정짓고, 영화 자체의 미학을 언급하며, 그것을 만든 작가의 창조성을 인정하고 위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위에서 제기한 한계점들만 보완할 수 있다면, ‘영화 작가주의’는 ‘저자의 죽음’이라는 담론이 기대한 이상적인 문화 생태를 이룩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도구들을 통해 텍스트와 대화하고, 여러 흐름이나 해석들과 교류하며 소통함으로써 영화라는 텍스트가 조금 더 풍부해지고 두터워지며 비옥해질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영화 작가주의’를 비롯한 모든 비평이 추구해야 될 바람직한 방향성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참고문헌 목록
박인기 편역, <작가란 무엇인가>, 지식산업사, 1997 중
롤랑바르트 <저자의 죽음> / 롤랑바르트 <작품에서 텍스트로> / 콜린 맥케이브 <저자의 보복>
이용관, <영화작가주의의 역사와 실천>, 집문당, 1997
씨네 21 752호(1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