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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것 같은, 적막하고 푸근한 어둠은 그녀의 몸에 꼭 들어맞는다. (78p) 미안하긴 했지만, 후배가 나가는 편이 나았다. 그러고는 문득 뭔가를 기억해낸다. 몇 달 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왜 떠올랐는지 모른다. (중략) 그녀는 망설임 없이 껌을 입 안에 털어 넣는다. “세상에” 그녀가 놀란 듯 중얼거린다. “아직 달다.” (80p) 침이 고인다. 달기도하고 씁쓸하기도 한 인삼껌의 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아마 그녀는 후배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고독을 선택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고독을 선택할 것이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 속 현대인은 외롭지만 고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함께해서 외롭지 않은 삶 보다 춥고 우울하고 피곤한 고독의 삶, 자본주의적 삶에 이미 익숙해진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