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슈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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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 내가 있는 현실이 가장 힘든 것 같으며 이 이상 큰일이 있을까 싶은 그런 마음. 그리고 그와 나란히 바로 내 앞에 있는 것들이 전부인냥 온 힘을 다해 쫓아가고, 바라보고, 좋아할 수 있는, 맹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바라보는 강한 감정 등. 10대란 것은 그런 시절이 아닐까, 다른 것들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내 앞에 있는 것만 생각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은 생각하지 않고 한 가지만 보고 달릴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 때.
릴리슈슈의 모든 것을 보면 그런 감정이 든다.
이 영화 속의 주인공들에게 가장 힘든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10대를 지나 20대가 된 내가 다시 이 영화를 보니 왠지 지금까지 이 영화를 좋아했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불안정하고 충동적이었지만 가장 열정적이고 서툴렀던 나의 10대 시절이 떠오르기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이 영화를 보면 어딘가 껄끄러운 감정, 기억이 들게 된 게 아닐까. 영화의 대사 속에서 ‘릴리슈슈만이 리얼.’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데 그 대사처럼 현실에서 도망치고 열광할 수 있는 존재가 현실이 되었으면 했던 10대 시절과, 이젠 눈앞에 있는 현실을 보게 되었기 때문에 나란 사람의 시선이 바뀌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내가 가지는 영상미에 관한 틀을 만들어주고 감정의 공감을 느끼게 해줬던 영화가 지금은 현실과 내 자신이 얼마만큼 변화했는지를 깨닫게 만들어주는 척도가 되었다.
지금 와서 다시 느끼는 ‘릴리슈슈의 모든 것’은 이제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라 10여년에 걸쳐 나란 사람의 변화를 일깨워주는 영화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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