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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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쓴 서술 속에서 샹탈의 분노, 안타까움이라도 때때로 드러나는 반면 장-마르크의 서술은 유난히 건조하다. 아마도 그만큼 그는 살아있지 못하고 그저 존재한다.. 는 뜻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에게서 나는 동정심을 느낀다. 그가 아마 정체성을 인식하였다면 지금과는 다른 서술이 나오지 않았을까. 그는 오직 시라노였을 때만 질투하고, 분노하며, 기뻐한다.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변두리에 살기를 바라는 개체는 그러한 책임을 회피한다. 드러내지 않으면 책임질 것도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그는 세계의 변두리에 있기를 원한다. 변두리에 존재하는 구경꾼에게는 그 어떤 책임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살기에 불편하지 않긴 하지만 그 속에 자기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개체는 존재하기는 하되 살아있지는 않는 것이다. 그의 모습은.. 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불과 30여 년을 살았을 뿐이지만, 한 때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낀 적이 있었다. 사람들 중심에 내가 있기보다는 난 구경꾼으로서 변두리에서 관찰만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내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끼고 끝없는 수렁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 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알게 되었고, 밀란 쿤데라를 알게 되었고 ‘정체성’까지도 읽게 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장-마르크라는 인물 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였고, 샹탈의 모습에서 내가 추구해야 할 모습을 발견하였다. 샹탈이 익명의 러브레터에서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 있었다면, 나는 이 책이 내 정체성을 찾는 매개체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 두 달 반의 기나긴 방학이 시작되었고 난 곧 여행을 떠나게 된다.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내 모습을 보다 못한 한 친구가 나에게 ‘니가 누군지 잘 생각해보고 와’ 라는 여행 과제를 제시하였다. 바로 내 ‘정체성’을 찾아보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그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던 나에게 이 책은 조그만 빛이 되어주었다. 시라노의 편지를 받으며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샹탈과 같이 나도 해 나갈 수 있을거라는 조그만 희망을 가져본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나도 기쁨과 슬픔이 담긴 나만의 감정이 드러난 내 언어로 글을 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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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6페이지
  • 등록일2012.03.08
  • 저작시기2012.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73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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