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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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약속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설을 날려버릴 만큼 끝내주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추리소설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진혼곡이다.
작가는 초반부터 내놓고 주제를 설파한다. 경시청 강력반장 출신의 화자는 추리소설가인 또다른 화자에게 몇 페이지에 걸쳐 성토한다.
......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니라 당신네들 소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진행 방식입니다. 이 대목에서의 사기극은 언어 도단에다 파렴치하기까지 합니다. 당신네들은 사건 진행을 논리적으로 설정하지요. 마치 장기를 두듯 진행시킵니다. 여기엔 범죄자, 저기엔 희생자, 또 이곳엔 공모자 저곳엔 부당 이득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수사관은 이 규칙을 알고 반복해서 판을 벌이는 것으로 족하지요. 그럼 어느 틈엔가 범죄자를 체포하게 되고, 정의는 승리를 도와주는 겁니다. 이런 식의 픽션이 나를 참을 수 없이 격분시킨단 말입니다. 현실이란 논리를 가지고서는 극히 일부 밖에 파악되지 않는 것이니까요.
...... 무릇 사건이란 수학 공식처럼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는 결코 필연적 인수를 알지 못하며, 실로 몇 안 되는, 대체로는 부차적인 인수밖에 모릅니다. 다만 이 이유만으로도 그렇습니다. 우연적인 것, 예측할 수 없는 것, 헤아릴 수 없는 것들 역시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수사 법칙은 다만 확률과 통계에 토대를 둘 뿐, 인과율을 무시합니다. 그 법칙들은 보편적으로는 들어맞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맞지를 않아요. 개개인은 저마다 계산 외곽에 서 있단 말입니다.
장담대로 이야기는 완고한 법칙이 작용하는 추리소설의 세계가 아니라 우연이 지배하는 현실의 법칙에 따라 흘러간다. 스위스 베른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차마 여자라고 할 수도 없는 어린이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은 분주히 움직이지만, 사건 발견자이자 용의자였던 행상은 자살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한다. 형사 마태는 천재적인 재능과 외곬수에 가까운 집중력을 가졌다. 그는 어린이를 희롱하는 살인마를 잡기 위해 보장된 미래를 던지고, 양심과 도덕에 흠집을 낸 채 덫을 치고 기다린다. 그의 분석은 정확했고, 인내심은 훌륭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후 그가 폐인이 된 후에야 우연이 얼마나 잔인하게 그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드는지 밝혀진다. 그것조차 우연하게.
인간의 모든 노력은 신의 변덕 앞에 무력하다는 결론, 허탈하다. 너무 허탈하면 화가 나지 않고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웃음에 앞서 소름이 끼친다. 사실, 그게 진실 아닌가.
논리적이고 치밀하지만 비현실적인 추리소설과 달리 이 작품은 상징이자 우화지만 비현실적인 모든 요소를 냉정하게 배척한다. 이것은 거대한 부조리극이다. 이 소설이, 이 기표가 발화하고 있는 하나하나가 모두 부조리하다. 아니, 현실을 건져낸 이 소설이 부조리한 것인가, 아니면 현실 자체가 부조리한 것인가.
뒤렌마트는 "세상에 아직도 작가가 쓸 이야기가 남아있을까?"라고 물었다 한다.
마찬가지로 묻고 싶다. "세상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라도 남아 있습니까?"
  • 가격2,000
  • 페이지수7페이지
  • 등록일2012.03.13
  • 저작시기2009.04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787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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